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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의 인터뷰 ...[기사 펌]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8-08-27 04:3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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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336

제목

김경문 감독의 인터뷰 ...[기사 펌]

글쓴이

김창욱 [가입일자 : 2000-06-04]
내용
" 제가 분에 넘치게 매스컴으로부터 많이 조명을 받았습니다.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표팀 감독을 계속 맡을지 여부는 아직 말씀드릴 시기가 아니라고 봅니다. 그동안 올림픽을 준비하느라고 팀(소속팀인 두산 베어스)에 너무 많이 못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팀에 충실할 예정입니다. " 2008 베이징올림픽은 김경문 감독에게 '국민감독'이란 명예로운 칭호를 하나 더 붙여주었다. 김 감독은 이번 올림픽에서 예선 풀리그 7경기를 포함해 9연승으로 아무도 예상치 못한 '퍼펙트 골드'를 한국팀에 선사했다.

한국 야구가 수확한 금메달은 한국선수단의 대회 13번째 금메달로 이로써 한국은 1988년 서울과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이상 금12)를 넘어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사상 최초의 올림픽 야구 금메달이라는 업적을 일궈낸 김 감독에게 선수들이 받는 금메달과 똑같은 금메달을 제작해 수여하기로 했다.


24일 선수단 일행과 함께 귀국한 김 감독은 인천공항에서의 환영행사와 귀국 기자회견에 참가한 후 이날 저녁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청앞 서울광장 일대에서 열린 '해단식'과 '환영국민대축제'에 참가하지 않고 곧바로 숙소인 강남의 리베라 호텔로 향했다.

귀국 바로 다음날인 26일 시작되는 후반기 일정을 앞두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다. 김 감독과 선수단은 26일 청와대에서 마련한 오찬에 참가한 후 같은 날 오후에 시작되는 2008 프로야구 정규리그 경기를 치르기 위해 각자 소속팀으로 돌아간다.

두산 사령탑을 맡고 있는 김경문 감독도 마찬가지다. 소속팀에 복귀, 남은 시즌에 포스트시즌 진출과 한국시리즈에 전념하는 것이 그에게 주어진 지상과제다.


그러나 김 감독이 올림픽 기간 내내 보여준 '뚝심야구' '믿음의 야구' 등 특유의 지도력은 팬들의 뇌리속에 깊게 각인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부드러운 외모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그만의 고집과 배짱은 이번 올림픽에서 매 경기 드러났다. 김 감독은 예선 미국전에서 부진했던 한기주(KIA 타이거즈)를 일본전에 또다시 투입, 한때 팬들로부터 빈축을 샀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나름대로 계산이 있었다고 밝혔다. " 정대현(SK와이번스)의 허리가 좋지 않았습니다. 이때문에 어떻게든 한기주를 살려내야 했죠. 그래서 계속 넣어서 자신감을 찾길 바랐던 것입니다. 그런데 한기주로 인해 우리 선수들이 더욱 한덩어리로 뭉칠 수 있었던 계기를 마련해준 것 같습니다.

" 한기주로 인해 김 감독은 '끝까지 우리를 믿어주는 큰 형님'의 이미지를 선수들에게 심어줬다.


또 이제 20대 초반의 김광현(SK와이번스)과 류현진(한화 이글스)을 중용하는 배짱으로 막강한 일본과 쿠바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그리고 예선 내내 부진했던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을 4번타자에서 빼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승엽은 대회 전반 내내 타율이 1할 중반을 밑돌았다.

그러나 결국 김 감독의 믿음에 보답이라도 하듯 일본과의 준결승과, 쿠바와의 결승전에서 홈런포를 가동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선수들에 대한 그의 이같은 배려와 믿음은 야구인으로서의 그의 삶과 무관치 않다. 1994년 삼성에서 코치로 지도자의 길에 접어든 김 감독은 친정팀인 프로야구 두산 감독으로서 지난 4년간 두 차례 한국 시리즈에 올랐지만, 2006년엔 삼성, 2007년엔 SK에 무릎을 꿇었다. '2등'만 한 것이다. 현역 시절에도 비슷했다. 원년 우승팀 OB의 포수였지만 박철순과 신경식, 김유동 같은 스타들에 비해 그의 존재는 미미했다.


" 한국시리즈에서 2차례 준우승을 해봤습니다. 고생해서 2등을 했는 데도 아무 대접을 받지 못하는 선수들을 보고 가슴이 너무 아팠어요. 그런 선수들 마음을 제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억대 연봉자가 잘 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어요. 그래서 2000만원 짜리 선수에게 더 기회를 주고 싶은 심정이 드는 것인지 모르죠. "

김 감독은 대표팀 최종 엔트리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이병규나 박재홍 등 과거 국제대회에서 명성을 날린 톱 스타들보다는 1, 2차 예선에서 함께 고생한 선수들을 선발했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 같이 고생했던 아이들이 보답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 고 수차례 소신을 밝혔었다.


김 감독의 적절한 대타작전과 투수교체 등 용병술도 이번 대회에서 빛을 발했다. 특히 쿠바와의 결승전에서 9회말 1사 만루상황에서 투수 정대현을 기용한 것이 그 대표적 예다.

" 쿠바와의 결승전 때는 진갑용(삼성 라이온즈)의 조언을 받아들인 게 주효했습니다.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포수 강민호(롯데 자이언츠)가퇴장 명령을 받았고, 진갑용은 몸이 좋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분위기는 우리쪽에서 쿠바쪽으로 거의 넘어가는 분위기였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머리가 깜깜했었습니다. 불펜에서 공을 받았던 진갑용에게 정대현과 윤석민 중 누구를 선택하겠느냐고 물었죠. 갑용이가 정대현을 택했습니다. 사실 저는 윤석민(KIA 타이거즈)을 쓰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갑용이의 선택이 맞은 것이죠. "


정대현이 9회말 1사 만루의 위기를 병살로 끝내고 야구 첫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그는 감독으로서 처음으로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 야구를 그만해도 후회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서 그만해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하늘을 날아가는 것 같더군요. " 김경문 감독은 대회 직전 '이상한 꿈' 얘기를 했다. 그러나 " 꾸긴 꿨는데 다음에 말하겠다 " 고 했다.

" 좀 민망한데. 홀딱 벗고 인터뷰하는 꿈이었습니다. 주변에 알아보니 길몽이라고 하더군요. 해몽이 좋은 것인지 몰라도 이길 때마다 하나씩 벗고 9전 전승으로 다 이겼으니 우승했을 때는 홀딱 벗었던 것 같습니다. "


김경문 감독은 이번 올림픽에서 야구가 금메달을 획득한 사실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을까. " 사실 경기 전 선수들과 동메달만 땄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경기가 계속될수록 선수들의 호흡도 잘 맞았고 국민들의 성원도 있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이번 올림픽에서 따낸 금메달이 한국 야구 발전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유소년 선수들이 많아지고 경기장 시설도 개선됐으면 좋겠습니다. "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김 감독이 사상 첫 금메달을 일궈내며 그의 행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야구 대표팀 감독직 '계속 여부'도 그중의 하나다. 7개월 후인 내년 3월에는 미국 샌디에이고와 마이애미에서 WBC가 열린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의 선전은 당연히 국민들로 하여금 김경문 감독에게 또한번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팬들은 김 감독이 WBC에서도 '베이징의 기적'을 재연해주길 바라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하일성 사무총장도 24일 베이징에서 김 감독을 만나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베이징에 가기 전까지만 해도 김 감독은 " 올림픽을 끝으로 대표팀 감독직을 사임하겠다 " 는 뜻을 수차례 밝혔다.



그러나 올림픽 우승 후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일단 김 감독에 대한 국민적인 신뢰도가 높아졌다. 그러나 김 감독에게는 나름대로 고민이 있다. 지난해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SK 와이번스에 통한의 역전패를 당하고, 준우승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 한을 이번 시즌에 풀어야 한다. 이때문에 이번 정규시즌 성적 여부에 따라 그의 WBC 감독직 수락 여부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경택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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