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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아버지의 귀신 이야기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8-08-12 01:38:42
추천수 0
조회수   882

제목

외할아버지의 귀신 이야기

글쓴이

김대윤 [가입일자 : ]
내용
저희 외할아버지께서는 아흔을 바라보고 계십니댜

그런데 연금을 무척 많이 타셔요

아마도 한달에 400넘게 타신다는,,,,

1급이시라,,,



부연설명을 드리자면

지금도 혼자 주무십니다

왜나하면요,,,

주무시다가 벌떡 깨어나서 소리를 지르고

권투자세를 취하며 이 새끼들 다 덤비라고 하면서,,,

전쟁의 상흔이 지워지지가 않는가봐요

옆에서 자다가 보면 섬찟하기도 하고

안스럽기도 하고,,,,



나름 젊은 나이에 6.25를 겪으며

주변 사람들의 죽음과 자신과 가족들이 삶과 죽음에 기로에서는

그런 고비를 겪으며

온몸에 파편자국에,

뇌에도 파편이 있고

평생 그렇게 살아오셨습니다



어쨋거나 늘그막에 연금,

많이 받으시는데다가 아뭏든,

자식들에게 걱정 안끼쳐주는 것만 해도

자손들에게는 좋은 것 같습니다 ^^



(제 아버지도...

네 놈년들이 걱정 안끼쳐줄 수 있게 해주는 것 만해도

고마워 할 날이 있을 것이다 이 3끼야)

라고 언젠가 철들기 전 제게

일갈을 하신 적이 오래전에 있으시지요



서론이 너무 길었습니다

아직 생존해계신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께서 동시에 목격하신

경남 마신시 내서면 중리에서 함안으로 넘어가는 고갯길에서

북한군 청년병사의 발목 아래 없는 군복입은 3명의 병사와 한 밤중

마주하며 손에 돌을 들고 대비했던 할아버지의 식은 땀



저의 남양분유를 사들고 뒤에 메고서 자전거를 끌고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어느 여름밤

폐병 환자들이 많이 죽어갔던 병원의 앞길에서

하얀 소복입은 아가씨와 싸워서

다행히(?) 기절하지 않고 제 분유를 사수해와서

먹였다는 이야기,,,



그 외에도 저 역시 믿기 힘든,

또 남들 역시 믿어주기 힘든,

많은 이야기 들이 있습니다



전적으로 믿고 안믿고의 의지는 아니지만

그 만큼 제 위의 또,

그 위의 세대인 20년 30년대 생들은

무척 고생을 많이 하셨나봐요



두 분 모두 돌아가실 때가 되었습니다

젊고 패기있고 재주많고 건강하시던 할아버지는

이제 기억속에만 있으시고

현실에는 과자를 밝히고 움직이기 싫어하시고

돈 만원에 벌벌떠시는 할아버지가 계십니다



시골에 다녀왔지만

너무 쇠약하셔서 이 뙈약볕에 모시고

구경을 제대로 할 수 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첫 손자라고

아직까지 전쟁과, 죽창과, 정신대와

또 이런 저런...

제가 알지 못하는 그런 말씀만 해주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보며

저 또한 곧,

저 나이가 되겠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제 젊은 세대는,

아무도 귀 귀울이지 않는 이야기

아무도 관심 가지지 않는 이야기

또 아무도 믿지 않는 그런 이야기,,,,



손자인 저 또한 관심을 가지지 않는

그런 지난 과거를 전해주고 싶은 두 분의 마음이

안타까울 뿐 입니다

손자는 1970년이 지나 태어났는데 말이지요



북한산 복분자 한 병과 머루주 한 병 다 마셨습니다

휴가는 끝났고 내일은 출근해야지요

모두들 건강한 여름 되세요....



다만 제 이야기를 만약,

제 딸과,

그 딸이 또 혹시 자식을 낳는다면

그 때 그 후손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었습니다



우리는 죽으면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저는 죽더라도,

제 어머니께 못다한 효도는 꼭 하고 싶습니다



어머니가 보고 싶어 내려간다니까

돈도 없는데 그 돈으로

어린 딸, 동물원이나 데려가라고 하시는 것을 무시하고,

내려가서 옛장터의 소고기국밥도 사드리고

좁은 차에 모시고 여기 저기 구경도 시켜드렸습니다

효자도 아니고

해드린것도 없는데

괜히 화가 납니다



저는 왜 해드릴 것이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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