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은 제게 참 힘든 고난의 한 해였습니다.
94년 5월에 군을 제대한 이후 대학 입시를 또다시 치르겠다는 결심을 하고 서울로 올라와 노량진을 누비던 시절이었죠.
6개월밖에 공부할 시간이 없다는 절박함.
연초부터 시작하지 못해 종합반은 꿈도 못꾸고 오로지 한샘학원의 단과에만 의지해야 하는 아슬아슬한 줄타기 시절...
또 그 해는 왜그리 더웠는지요...
아마 지금도 그 때의 더위를 잊지 못하시는 분이 계실겁니다.
거의 40도를 오르내리던 폭염속에... 늦깎이 대학입시 공부는... 참 힘든 학업의 시기였네요.
그래도 짬을 내서 음악 듣는건 멈출 수 없었던지 그 해에도 질렀던 음반은 꽤 되더군요.
94년도에 구입한 음반중 유달리 기억나는게 바로 이 음반
"GRP 10th Anniversary Collection" 입니다.
Fusion Jazz의 역사에서 빼 놓을 수없는 GRP 레이블의 10년 역사를 고스란히 정리한 아주 멋진 음반입니다.
Dave Grusin, Larry Carlton, Earl Klugh, Lee Ritenour, Pat Metheny,
Mark Egan, John Patitucci, Nathan East, Marcus Miller,
Chick Corea, George Howard, Joe Sample, Don Grusin,
Harvey Mason, Peter Erskine, George Howard, Kenny Washington,
Gary Burton, Diane Schuur, Carl Anderson, Patti Austin, Angela Bofill, Dori Caymmi, Gene Harris... ... ...
정말 열거하기도 힘들만큼 훌륭한 아티스트의 음악을 맛볼 수 있는 3장짜리 앨범입니다.
그 여름의 찌는 더위를 말끔하게 씻어줄 수 있었던 청량제로 영원히 기억될 음반입니다.
더 기억나는 추억 하나.
이 훌륭한 음반을 음반매장 직원의 실수였는지 2장 가격의 가격표로 구입했다는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레코드점 사장님께 죄송하지만,
주머니 가벼운 고학생에게는 엄청난 행운으로 제 기억속에서 흐뭇한 미소를 주네요.
구하실 수 있다면 꼭 필청!을 권해드립니다.
일산. 준형아빠.Fe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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