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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조선)정청래입니다..집에 와서 <보고의 말씀> 글을 씁니다(아고라 펌)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8-08-09 00:5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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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176

제목

(탈세조선)정청래입니다..집에 와서 <보고의 말씀> 글을 씁니다(아고라 펌)

글쓴이

김세명 [가입일자 : 2000-11-01]
내용
안녕하세요. 정청래입니다. 많이들 놀라셨지요? 별것도 아닌 일인데 좀 쑥스럽습니다.







동작경찰서에서 나와 집에 와서 글을 씁니다. 어제 경찰에 불법적으로 연행되어 하룻밤을 보내고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사실 저는 어제 별로 한 일이 없는데 갑작스럽게 연행되어 참으로 항당하고 의아스러웠습니다. 걱정해 주시고 염려해 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어제는 사실 7시 시간에 맞춰 KBS에 나가지 못했습니다. 직장에 다니는 아내가 몸이 아프다며 울면서 전화를 했습니다. 힘이 없어서 퇴근을 못 할 것 같으니 데리러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부랴부랴 도봉구까지 가서 대신 운전석에 앉아 운전을 해서 집에 왔습니다. 아이들하고 돼지갈비 집에서 저녁을 먹고 집에 바래다주고 KBS 앞에 도착한 시간이 10시였습니다.



그때는 이미 문화제가 끝나고 올림픽 축구경기 관람을 막 시작한 때였습니다. 앞자리에 약속한대로 송영길의원이 나와 있었고 최상재 노조위원장, 이수호최고위원, 노회찬대표 등이 앞줄에 앉아 있어 인사를 하고 같이 앉았습니다. 약 1-2분이 지나자 경찰이 우리 일행을 둘러싸고 위협을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축구 경기 좀 봅시다. 월드컵 때도 밖에서 축구를 관람하지 않았느냐? 경찰들 비켜라.”라고 항의를 했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파바박 파바박 경찰의 진압이 시작되었습니다. 맨 먼저 최상재위원장을 경찰이 떼어내려 했습니다. 나는 본능적으로 필사적으로 최상재위원장의 몸을 잡고 버텼습니다. 순식간에 아수라장 아비규한의 지옥으로 변했습니다. 최상재위원장이 “아야 아아아 팔~ 내팔~ 팔이 꺾였다.”라고 외치 길래 제가 “팔을 놔라 팔을~” 그러다가 제 몸이 아스팔트 바닥에 곤두박질쳐지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아스팔트 바닥에서 짓밟히고 깨지고 어는 순간 넘어져 있던 제 몸이 일으켜 세워지고 몇 명이 경찰이 제 몸을 감싸고 질질 끌어냈습니다. 온 힘을 다해 용을 써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소리를 지르고 안간힘을 쓰면서 도달한 곳이 결국 닭장차였습니다. 승차를 한번 거부하고 몸이 튕겨져 나오다가 몸이 짓이겨져 버스 안쪽으로 내팽겨졌습니다.



윗도리가 풀어지고 바지는 흘러내리고 정말 정신을 차릴 수도 없는 야수들의 침탈이었습니다. 흥분한 상태라 누가 끌려왔는지 처음에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최위원장, 성유보 상임운영위원장, MBC 박성제 노조위원장 등이 차안에 있었습니다. “이거 어디로 갑니까?” “동작경찰서로 갑니다.”라며 김아무개 수사관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고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연행 후 다 지난 ‘미란다원칙’을 내뱉고 있었습니다.



차가 출발하여 10분 쯤 지났을까? 갑자기 차가 멈춰서더니 낯익은 얼굴이 등장합니다. KBS 앞에서 자주 보았던 영등포경찰서 정보계장이 저에게 다가오더니 “의원님 내리시지요. 저희가 영등포서로 모시겠습니다.” “왜요? 저만 빼내려구요? 싫습니다. 저를 빼내려거든 여기 있는 모든 분들 연행된 분들 모두 석방시키세요. 저 혼자는 안 갑니다.”



비겁하게 제가 부담스러웠는지 저를 빼돌리려 한 모양입니다. 이들은 늘 이렇습니다. 두들겨 팰 때는 언제이고 비록 ‘전직’의 끈 떨어진 국회의원은 막상 연행해 가서 조사하기는 약간 껄끄러웠나 봅니다. 현직의원과 전직의원이 나란히 앉아 있을 때는 현직은 보호하고 전직은 개 끌듯이 끌어내더니 2차 분류에서는 또다시 치졸하게 나옵니다.



동작경찰서에 도착하자마자 이들은 신원파악부터 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우리 일행은 모두 어떠한 조사와 진술에 응할 수 없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연행과 구금 자체가 불법인데 무슨 조사에 응한다는 말입니까? 저는 제 이름조차 밝히기를 거부했습니다. 경찰이 이미 제 이름을 알고 있지만 문답식 조서에 응하지 않고 제 이름으로 이름을 확인시켜주지 않으면 어떠한 조서도 꾸밀 수가 없습니다.



저는 어제 1-2분 동안 경찰이 집시법을 위반한 현행범의 성립요건인 어떠한 범죄도 저지를지 않았습니다. 만약 제가 2분 동안 범죄를 저질렀다면 그것을 입증할 책임은 경찰에게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해산명령도 한 번도 듣지 못했고 집시법을 위반한 언동을 하지 않았기에 조사에 응ㅎㄹ 아무런 이유가 없었습니다.



“모든 것을 거부하자.” 이렇게 마음먹었습니다. 첫째, 진술거부(이름조차), 둘째, 유치장 입방 거부, 셋째, 식사거부, 넷째, 수면거부(집에 가서 자야 하므로), 다섯째, 불법연행에 대한 사과 없으면 석방거부.



제가 이름을 밝히지 않자 결국 “체크무늬 남방에 검정색 바지를 입은 남자”로 저를 성명 미상으로 분류하더군요. 조사실에서 내려가 유치장에 가라는 것을 거부하자 조사실에서 수사관들도 집에 못 들어가고 새우잠을 자더군요.



저는 의자에 앉아 뜬 눈으로 밥을 샜습니다. 아침 식사도 거부하고 있는데 자꾸 간단하게나마 경찰의 불법연행을 주장하는 내용도 좋으니 조서를 꾸미자고 대여섯 차례 귀찮게 굴어서 아예 조사실을 나와 3층 복도에서 연좌시위에 들어가 버렸습니다.



강제로 유치장에 집어 쳐 넣든 말든 강제로 조사를 하던 내 의지로는 하지 않겠다며 오전 10시부터 낯 설은 경찰서 복도 1인시위에 들어갔습니다. 혼자 앉아 있는데 많은 분들이 면회를 와 주셔서 심심하지는 않았습니다. 걱정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5시쯤에 천정배 이미경 전병헌의원이 면회를 올 즈음 “그냥 나가라.”는 것입니다.



“저는 석방을 거부합니다. 2분 동안 제가 무슨 집시법 위반을 저질렀는지 설명을 하고 아니면 구속을 시키든가 그것도 아니면 경찰의 사과를 받아야 귀가를 하겠습니다. 불법적으로 마구잡이로 연행을 해 놓고 아무런 변명도 없이 나가라면 차라리 여기서 계속 석방거부 투쟁을 하겠습니다. 일단 어청수가 나오든 누가 나와서 사과를 하세요.”



얼마가 지났을까. 동작경찰서 서장이 나와서 “정말 어제는 죄송스럽게 되었습니다. 제가 무어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죄송하게 됐습니다.” “좋습니다. 원래 어청장이나 저를 체포한 영등포서장이 사과를 하는 것이 마땅하나 동작서장께서 정말 진지하게 사과를 하시니 받아드리겠습니다.”



여러분! 저들이 아무리 법을 위반하더라도 저는 법을 다져서 정당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지와 조건이 다르고 상황이 다를 수 있습니다. 제가 결코 잘난 체를 하는 것도 영웅담을 늘어놓는 것도 아닙니다.



비록 사소한 것일지라도 부당한 대우를 따지고 파고들면 이들도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법적으로 보장된 조사 투쟁권을 챙겨서 불이익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취지로 제 경우를 샘플링해 보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희생을 우리는 치루어야 할지 모릅니다.



석방된 후 저는 곧바로 병원에 가서 X-ray 찍고 진단서 발부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온 몸에 시퍼렇게 멍든 자국을 보았습니다. 참을 수도 없고 참아서도 안 됩니다. 영등포서장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제가 법적으로 이길 가능성이 매우 높은 또 하나의 싸움을 준비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용기를 냅시다요.



별로 한 것도 없이 하룻밤 만에 나올 것을 괜시리 시끄럽게만 한 것 같아서 쑥스럽고 미안한 마음도 듭니다. 오늘 뙤약볕아래 밖에서 고생한 분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실내에서 한 일도 없이 있다가 온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뱀발: 공영방송 KBS에 대한 쿠데타가 드디어 시작되었습니다. 방송에 대한 계엄령이 발동된 것입니다. 이사회에서 해임(안)이 의결이 되었어도 시간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우리의 가슴속에 남아 있는 눈물 한방울까지 아스팔트위에 떨구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이길 것입니다.



우리는 계속 KBS로 가야 합니다.



방송을 지켜야 민주주의가 삽니다.(방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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