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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어느 형님께서 하신 말씀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8-07-31 02:4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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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832

제목

지난 달 어느 형님께서 하신 말씀

글쓴이

장준영 [가입일자 : 2004-02-07]
내용
(※ 특정 종교에 관련한 말을 하기에 좀 생뚱맞은 때일수도 있으나,)



저는, 진보적인 개신교 분들, 또는,

보수적인 주류 개신교에 몸담고 계시면서 갈등과 회의를 하시는 분들과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제 종교는 천주교지만, 교파에 상관 않고, 격의 없이 생각을 주고받습니다.



지난 달, 그 분들과 촛불 시위에 참여하고 나서,

강원도에서 올라오신 한 형님께서, 시간이 늦어,

제 원룸에서 밤을 새고 가신 적이 있습니다.



그 형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지난 대선부터 느끼는 바, 우리나라를 보면,

마치, 구약성서의 판관 사무엘 시대를 보는 것 같댑니다.



이스라엘은, 야훼 신앙의 동질성 아래,

열두 지파의 동맹체로서 평등하게 살아왔습니다.

단지, 모세, 판관(개신교에서는 '사사'라 하지요) 등,

율법을 맡아 사법권을 행사하는 지도자는 있었지만, 왕 같은 존재는 아니었지요.

그런데, 판관 사무엘 시대에 와서는, 백성들이,

이제는, 우리도, 다른 나라들처럼 왕이 있어야겠다고 요구하게 된 겁니다.

왕이 있어야 나라가 부강하게 되고, 타국과 맞설 위용과 국력도 생기지 않겠냐,



이에, 사무엘은, 백성들에게 경고합니다.

너희들에게 왕이 생겨, 너희를 지배하면,

강제로 전쟁에 징집하고, 무거운 세금을 물릴 것이며,

가혹한 노역으로 부려먹고, 폭정으로 너희를 내리누를 것이다,

그래도, 왕을 세워주랴?



그러나, 백성들은, 막무가내였지요.

그래도 좋다, 왕이 있는 게 더 좋겠으니,

왕을 세워달라,



결국, 야훼께서도, 사무엘에게,

그래, 좋다, 백성들 저들 소원대로 해 줘라,

백성들이 너(사무엘)를 버린 것이 아니라, 나를 버린 것이다,



이 신탁을 받은 사무엘은, 결국,

백성들에게 왕을 세워주게 됩니다.



이후 시작된 이스라엘의 왕정은, 사무엘의 경고대로,

이웃 나라와의 쉼 없는 전쟁, 막대한 왕실의 지출 등을 위해,

백성들을 쥐어짜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 것입니다.

(다윗과 솔로몬이 그렇게 훌륭한 임금이 아니었지요.

구약성서의 왕조실록은 다윗과 솔로몬을 이상적인 왕으로 평가하지만,

그 행간을 읽어보면, 백성들 위에 군림하고 그들을 착취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형님의 말씀이,

우리나라는, 아직도,

우리는 왕이 필요하니 왕을 세워주시오 - 라고 요구하던,

그 옛날 이스라엘 백성들과 같다는 것입니다.



민주주의는 형식이요 허울일 뿐,

사람들은, 그 민주주의를, 번거롭고, 더 나아가 불온하게 생각하며,

과거의, 군림하고 지배하며 착취하던 권력을 당연시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형님은 말씀을 더 이어나가셨습니다.

그러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바라는 그 왕은 어떤 왕이냐?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의 압제에서 탈출하여,

집도 절도 없는 광야 여정에 놓이게 되었을 때,

우리를 지배하고 이끌 신이 있어야겠다, 야훼는 보이지도 않는 신 아니냐,

그래서, 금송아지를 만들었습니다.

금송아지를 만들어놓고, 이것이, 자신들을 이집트에서 탈출시켜 준 구세주다,

그렇게 선포하며, 먹고 마시고 음란하게 놀았던 것입니다.

그 금송아지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작금에 바라고 있는,

'왕'이 아니냐,

민주적 권력이 아닌 지배하고 군림하는 제왕,

그것도, 물질이 구세주라고 믿는,



그 형님은, 저보다 열 살 많으신,

한 학생운동 하셨던 분이십니다.

그런데도, 이 사회, 절망적이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시더이다.



정말이지, 다시 대선을 치르고 총선을 치뤄도,

한나라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이제는, 기존의 지역주의, 레드 컴플렉스보다도 더 강력한,

(이것이 완전히 사라지지도 않았거니와)

물질주의에 기반한 이기주의가 팽배한 실정입니다.

정신적 차원의 민주주의는 뿌리조차 내리지 못한채,

과거의 반민주적 유형의 권력과 그 가치가,

발전한 물질적 환경과 맞물려,

중우정치로 타락해 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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