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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놈놈놈....리뷰중에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다.....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8-07-26 14:43:39
추천수 0
조회수   1,385

제목

[펌] 놈놈놈....리뷰중에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다.....

글쓴이

장순영 [가입일자 : 2004-09-23]
내용
들어가 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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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및 배우들의 이름에서 느껴지는 신뢰감, 홍보 중 칸느에서 날아온 반가운 소식들, 거침없고 경쾌한 예고편의 폭발적 인기 등,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은 여러 가지 면에서 영화 관객들 사이에서 기대치가 한껏 높아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오늘 기자 배급 시사가 있었던 용산 CGV 는 이른 시간부터 찾아온 여러 매체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었으며 일부는 표가 없어 되돌아가는 상황까지 벌어졌었다.





이런 소동끝에 무대인사가 치루어졌고, 스크린에서 처음 선보인 영화 '놈놈놈' 은, 하지만 많은 부분에 있어 기대치에 못미치는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김지운 감독의 무대인사로 미루어 짐작해 보건데, 이 영화 제작의 가장 큰 목적은 명확한 캐릭터 구축을 바탕으로 한 신나고 재미나는 액션활극의 구현이었다. 그래서인지 액션 블록버스터의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서사를 단순하게 하였고, 대규모 세트와 시네마스코프 사이즈를 적절히 활용해 볼거리와 속도감을 주어 관객들에게 쾌감을 선사하려 노력하였다.







꽤나 영리하게 전통적인 공식들을 잘 적용해 나가는 듯 했던 '놈놈놈'은, 그러나 기초공사 부실한 시나리오라는 결정적 단점을 노출시키며 스스로의 한계에 부딪히고 만다. 지도 하나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추격전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여러 집단의 얽히고 설킨 관계를 명확히 보여주고, 각각의 입장과 목적들이 충돌함으로써 빚어지는 상황들을 통해 긴장감과 집중도를 부여해야 하는데, 허술한 이야기 구조와 개연성 떨어지는 설정 덕에 관객의 몰입을 유도하지 못한 채, 2시간 15분에 이르는 긴 러닝타임 내내 그저 무의미하고 긴 소동으로만 보여지는 안타까운 상황이 되었다.







제목을 통해 대략적으로 기대했던 메인 캐릭터들의 모습들도 명확한 특성을 부여받지 못해 박제되거나 전형적인 모습으로 겉돌고 만다. 이는 다양한 원인이 있을텐데, 시나리오의 한계를 떠나서 배우들의 한계도 어느 정도는 책임이 있지 않나 싶다. 좋은 놈인 정우성은 멋진 모습으로 총을 쏘지만 박제된 이미지 안에 갇혀있고, 나쁜 놈으로서의 이병헌은 그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형적인 싸이코의 모습을 반복함에 다름아니며, 이상한 놈인 송강호는 예의 자연스럽고 매끄러운 연기를 보여주지만 늘 봐왔던 연기의 단순 연장이었다. 그 외 많은 수를 차지하는 각 집단의 구성원들은 아예 이놈이 저놈 같고 그놈이 이놈 같은 묘사 안에서 그저 말 달리며 스크린을 가로지르다 주인공의 멋진 사격 솜씨에 낙마하여 나뒹구는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마치 유원지의 사격장 표적같은 모습이다.







이야기를 이끌어가기 위해 설정한 상황들도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다. 불필요하게 디테일한 칼부림을 선보이는 살인장면이라던가, 위트가 필요한 지점에서 지나치게 설명적인 대사, 아이를 활용한 전형적 상황설정에 덧붙은 개그수준의 단순하고 표피적인 해결방식 등도 한 번쯤은 지적할 만 하다 하겠다.







전반적으로 규모나 기술적인 완성도 면에서는 칭찬할 만한 곳이 많이 있다. 쉽지 않았을 대규모 실제 셋트들은 과감한 액션을 구현하는데 일조를 하였으며, 물량을 통해 구현된 시장의 묘사라던가 작은 것까지 챙겨서 배치한 소품들은 스텝들의 노력을 엿보게 한다. 아쉬운 부분은 편집이다.







2.35 대 1 의 시네마스코프를 활용한 시원하고 통 큰 액션 씨퀀스들은 몇몇 지점에서 초점 잃은 편집으로 인해 그 방대한 분량과 많은 컷에도 불구하고 밀도있게 구현되지 못하였으며, 전체적인 리듬감도 여러 부분에서 느슨하게 놓쳐지고 있다. 윌리엄 와일러의 1959년 대작 '벤허'의 전차경주 시퀀스는 편집역사에서 가장 손꼽히는 장면 중 하나이다. 그 이유중 가장 큰 하나는, 편집자도 직접 밝혔듯이, 대규모 장면에 잘 녹아있는 캐릭터들간의 이야기와 충돌이고 그것이 관객들에게 제대로 된 긴장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놈놈놈' 의 추격씬에는 그러한 제대로 된 '이야기의 긴장' 이 없다. 캐릭터간의 갈등구조가 명쾌하게 설정되지 않은 채 최종적인 대결에 이르게 되어 툭 던져지듯 드러나는 전개방식은, 러닝타임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다양한 액션시퀀스들에 힘을 부여하지 못하고 관객의 몰입을 방해하고 만다. 스크린은 열심히 바쁜데 관객은 심드렁히 하품을 하며 팔짱만 끼고 있는 격이다.







'공공의 적 1-1 강철중' 이 많은 약점에도 불구하고 관객들 사이에서 일정 정도 이상의 호응을 고르게 이끌어낼 수 있었던 데는, 단순하지만 뚜렷하고 리듬감있는 이야기와 명확하게 규정된 캐릭터들간의 힘있는 부딪힘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의 부재가,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놈놈놈' 이 아쉬운 이유이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이것은 가장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P.S 이 영화가 힘든 한국영화계에 또 하나의 무거운 짐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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