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 공부하다 말고 모는지에 미래의 제 방에 대해 상상도를 그렸습니다.
제 방에 침대도 갖다놓고, 당시 인기있던 아남 화왕인가 하는 브라운관 t.v에
비디오, 그리고 컴퓨터 등등 당시 가지고 싶던걸 모눈지에 도면으로 그렸죠...
가격도 조사해서 적어놓고... 그 종이가 얼마전까지 있었는데 어느 순간 안보이네요.
그때로부터 한 20년 지났네요.
그렇게 가지고 싶어 하던 것들이 지금은 갖다줘도 안쓸 그런 물건들이 되었네요.
볼록 브라운관 T.V라니... --;;;
시간이 많이 지나서, 돈도 벌고, 제가 그동안 사고 싶은 것들을 샀습니다.
노트북, 캠코더, 단파라디오...
그런데 얼마전 중고로 팔았던 캠코더만 해도 10년전에 200만원을 주고 샀지만...
사실 거의 찍지도 않았었습니다. --;;;
노트북도 그렇고 단파라디오도... 어찌보면 오디오도 똑같은 것 같습니다.
음악을 듣기위해서가 아니라 기계를 갖고 싶어서 샀던것 같아요.
그래도 후회는 안합니다.
내가 갖고 싶었던걸 소유한 기억이 있으니 없어도 아쉽지가 않거든요.
그런데 기술문명의 발전은 함으로 경의롭습니다.
당시 너무 너무 빨랐던 펜티엄3 700Mhz의 노트북에서, 당시 캠코더로 찍은 화면을
컴퓨터용 파일로 바로 옮길 수 있는 캠코더까지 당시엔 정말 혁신적인 기술이었는데...
이젠 hd캠코더에, 당시 노트북보다 4~5배는 빠른 제품이 나오니까요.
94년쯤으로 기억됩니다. 컴퓨터 메모리 1기가 라는것도 나온다고 기사를 봤는데,
전 그거면 컴퓨터 업그레이드는 더 이상 필요없는줄 알았습니다.
그때 제 컴퓨터 메모리가 64메가인가 그랬거든요.
그런데 지금 제 컴엔 램이 4기가입니다.
그런데 어느날인가 회사 동기 집에 놀러갔는데, 그집은 25인치 브라운관,
낡은 밥솥, 정말 물건이 별로 없더군요.
그러면서 집은 자기집이었습니다.
전 전세살면서 온갖 잡동사니는 다 있는데... ^^
그때만큼 제 자신이 부끄러웠던적이 없었습니다.
그 다음부터 제가 가진 잡동사니들을 상당히 많이 팔아치웠습니다.
이젠 팔아먹을 것도 별로 없군요. ^^
오늘도 집에가면 필요없는 것들은 좀 팔아치우든가 버려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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