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류현진과 밸런스피처 맷 랜들의 대결로 펼쳐진
이글스와 베어스의 대전경기가 방금 끝났습니다.
최근 4경기 전승에 0점대 방어율, 미친 탈삼진 페이스를 보여주던 괴물의 우세를 예상했으나 랜들의 아리랑 컨트롤에 물먹은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선풍기질을 계속하고 욜라뽕따이를 필두로 정신 사나운 발야구가 작렬하면서 예상 외의 팽팽한 승부가 펼쳐지더군요.
7회까지 3:3으로 접전을 벌이던 두 팀의 균형은
이글스 불펜의 난조와 그를 틈탄 예의 개짜증 발야구로 인해 깨지고 맙니다.
필승조 핵심요원에서 대형 방화범으로 갈아탄 윤규진의 막장투구에
약삭빠른 곰경문 감독의 페이크 번트+더블 스틸이 겹쳐지면서 순식간에 무사 2,3루;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몸쪽 붙여 범타 유도한답시고 사구 작렬... 무사 만루
역시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삼진 멋지게 잡는답시고 붙이다 사구 작렬... 밀어내기
이쯤 되니 김치냉장고에 쌔벼둔 소주를 찾게 되더만요. 쓰불;
근데 그 다음부터가 정말 드라마틱합니다.
클러치의 화신 안샘이 대타로 나왔길래 아 zot됐구나 했더니만 폭풍 삼진
김재호보다 수비도 못하질 않나 요즘 오나전 후달리는 이대수 투수앞 뜬공
규진아 이놈아 형을 말려죽일 셈이냐;
2사에서 어업야구의 본좌, 희망고문의 원조 구대성 先生께서 올라오시더니만
가볍게 이닝 마무리.
이쯤하면 원래 야구 속설상 흐름이 이글스쪽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흐름을 타긴 나발;
윤섹민을 제낀 국대의 실력자 임태훈에게 철저히 발리면서 8회말 종료.
소주잔을 챙기고 있었습니다.
아 또 이리 그지같이 발리고 마는가.
이런 개나리 십장생 선풍기 색히들아!
근디
대성불패 썩소를 실실 날리며 9회초를 가볍게 틀어막으시자
공주고 훌리건은 오늘도 쓰잘데기없는 희망에 몸을 맡기기로 결심,
소주병은 원위치시키고 주황모자를 뒤집어 썼습니다.
그 타이밍에 정재훈 작가님께서 올라오시기까지 했으니...
가심이 두근반세근반 목구녕 밖으로 튀어나오려고 하더만요.
신경질 우익선상 안타에 민재주장 희생번트, 추승우 야수선택 올세잎에
양아들 윤재국 우중간 적시 2루타 작렬!
순식간에 4:4 동점으로 대전구장 1루석은 열광의 도가니탕!
집구석에서 테레비로 야구 보다가 눈물 찔끔하기도 오랜만이더이다.
양아들 그래도 넌 아직 싫엇;
시계선생 경원4구로 1사만루.
몸 풀던 김별명 상대포수 인나서 공 빼는 거 보면서 진한 썩소 한 방 날려주더만요.
나오더니만 1구 버리고 2구 잡아당겨 우전 끝내기 안타!
추승우 펄쩍펄쩍 뛰고 완전 난리 북새통으로 경기 종료되었습니다.
현장에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실은 클락 거르고 1사 만루 채울 때
이미 스릴, 서스펜스, 텐션 따위는 1g도 안 느껴지더만요.
다음 타석에 크보 최고의 타자가 들어설 차례였으니까요.
최악이면 희플, 끝내기 안타쯤이야 기본, 쫌만 신경쓰면 그랜드슬램 아니겠습니까.
오늘도 너의 날이다.
김환호, 김만세, 김해결, 김끝냄 그리고 김왕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