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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간의 방황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8-07-19 12:30:32
추천수 2
조회수   828

제목

3개월간의 방황

글쓴이

김재진 [가입일자 : 2006-12-20]
내용
눈팅회원 컴백 신고 합니다.



으미~ 3개월만인거 같은데...

간만에 들어왔더니

와싸다의 대문과 벽지까지 다 바뀌어

게시판 출입구 찾는데 쬐금 헤메었습니다.



이전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회사로 옮기느라

와싸다에 한번도 방문을 못했네요.





그동안 못온 사연이야 길지만 대충 줄거리를 말하자면



현재 중국에 상주해 있는 저는

전회사 사장님에게 혐오감을 느낀후 회사를 박차고 나왔습니다.



제가 ERP프로그램 개발해서 공정도 단축시키고 발주서등 서류작업과 설계서등

자동계산하게 만들고 그러는 바람에

영업부 인원도 50명중에 20명가량 감축시켜버리더군요.



중국 오기 3년전 처음 입사할땐 ERP프로그램 완성되면

'인센티브고 어쩌고... 뒷걱정은 하지마라' 했는지라

그 전회사보다 연봉이 작았어도 신경쓰지 않았고

3년간 연봉동결 해도 아무소리 안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더만 올해는 영업부 직원들에겐 회사가 얼마를 적자를 봤다고

뻥치고선 동결시켜버리더니

ERP 프로그램 때문에 회사 사정과 비자금까지 알고 있는 저에겐

차마 그런 핑계를 못대고 주거래 은행이 아닌 엉뚱한 은행을 들먹이면서

그곳에도 빛이 있었다는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더군요.



그러면서 창고 더 짓고, 비싼 설비기계 더 늘이고

공장의 계단까지 새로 깔았으면서 뻔히 속보이는 핑계를 대는지라 빈정 상했죠.





나간다고 하니깐

"앞으로 갈길이 먼데 너 왜그러냐?"

"서울에 총무부 김부장한테 시켜서 네 연봉 올려놨는데 못 들었냐?" 하더군요.

그 말에 더 정내미가 떨어지는 지라 결심을 굳혔습니다.



차라리 그냥 '회사가 어려우니 우리 조금만 참자' 라든가

'중국에서 현재가 고비다. 설비 하나만 더 늘리자.' 요런 식으로

나왔다면 전 충분히 인내했을텐데...





이전 회사까지 총 6년의 직장생활, 아직은 얼마안되는 경력이지만

이젠 확실히 느꼈습니다.

그동안 돈에 상관없이 회사의 비젼과 사장의 마인드를 보려 했지만

어짜피 비젼이 있는 회사와 사장의 마인드가 갖춰진 회사는

그만큼의 보수와 복지를 제시 한다는것을...





그래서 새로 찾는 구직활동에서는

보수를 많이 받기위한 목적이 아닌

제대로된 회사를 찾기위해 연봉도 신경써서 올려놨습니다.



뭐 허접하고 실력없는 저이지만

일본도 다녀왔고 이것저것 대기업 큰 공장들 프로젝트만 골라서 했는지라

이력서 상으로는 화려했습니다.(이력서 상으로만...^^;;;)



여기저기서 연락이 오는데

어처구니 없는 보수를 제시하는 회사는 길게 말 듣지도 않았습니다.

면접보고 사장이 쫌생이 같은곳은 아무리 돈 많이 준다고 해도

거들떠도 안봤고요.





구직활동 하면서 핑계낌에 3년동안 한번도 못가본 여행도 다녔습니다.

청도쪽에서 면접이 들어오면 청도에 한 1주일 다녀오고

위해에서 들어오면 위해에 한 1주일...

그러다가 멀리 난징에도 다녀왔고요.



북경과 상해는 IT관련업체만 연락이 오는지라 못가봤습니다.

(이젠 컴퓨터 더이상 만지기 싫었거든요.)





그러다가 한 회사에서 이메일 한통이 왔는데

'이력서가 인상적이다.' 이번에 중국 출장가니 꼭 만나자는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좀 공격적으로 건방지게 썼거든요.

'저의 큰 꿈을 담아두실수 있는 큰 그릇을 지니신 오너분만 연락하시라고.'

요런식으로 썼었기에...





낚싯대 회사였고 재미교포 출신의 사장님이셨는데

나이드신분 답지않으신 깨인 마인드...

다른 사람처럼 연봉 얼마를 더줄수있고 자기가 얼마나 잘났고

중국에서 인맥이 넓고 어쩌고저쩌고 하는말은 안하시고

단순히 그분과 비젼 얘기를 하면서 4시간을 보냈습니다.



마음이 잘 맞아서 일까요? 대화하면서도 유난히 말도 술술 잘나왔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꽤 재치있는 답변도 평소답지 않게 잘 나오고...

겨우 중국 3년 지냈으면서 어찌 젊은 사람이

중국 현 상황을 그리 냉철하게 보냐며 저에 대해 꽤 호감을 드러내셨고

또한 상당히 특이하게 보셨습니다.





채용공고에는 자재관리 담당자를 뽑는거였지만

김재진씨는 뭘 하고 싶냐고 묻더군요.

낚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정하는건 말이 안되고

사장님께선 무엇을 시키고 싶으시냐고 반대로 묻자

본인 욕심엔 낚시대 개발을 시키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밤이 어두워져 가는지라 어쩔수 없이 헤어지게 되었고

며칠후

20일간 여러가지 정리도 하고 여행도 좀 다녀오겠다고 연락하자

천천히 정리할거 다하고 오라고 허락을 하시더군요.





쬐그만 중소기업이 다 거기서 거기지만

전 회사랑 차이가 확연이 보였습니다.



한국인 직원식당부터 달랐습니다.

전회사는 반찬 4가지에(그것도 김치, 깍두기, 이상한 나물빼면 실제론 한가지)

고기구경하기 힘들고 두어달에 한번 삼겹살을 구울까 말까 였고

어르신들 좋아하는 국수는 시도 때고 없이 나오는지라

젊은 애들은 항상 배고파 했었습니다.



여기선 반찬 총 12가지에 삼겹살, 치킨, 오삼불고기, 국으로는 갈비탕이

한꺼번에 포함되서 나오는데 상당히 놀랬습니다.

(튀김 같은것은 메인급에도 못드는...)



이건 뭐 지금까지 중국에서 가본 어느 한식당보다도

훨씬 나았습니다.

식당하나만 봐도 회사의 마인드가 느껴지더군요.





사장님께 제안하여 보름간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가지 않고

공장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실제로 중국공인들이 하는

생산 업무도 직접 해보고나서



드디어 며칠전에 설계해서 생산작업까지 본인이 스스로 해서 만들어 봤습니다.





처음 하는 초짜놈이라 일부러 기를 살려줄려고 하시는건지

공장장님도 상당히 극찬을 해주시고

연세 70 가까우신 기술고문님이 계신데

그분도 '역시 컴퓨터 하던사람이라 그런지 치수가 정확하구만' 하면서

칭찬을 해주시는데





안그래도 귀 얇은 저는



아~ 이것이 나의 천직이 아닌가란 생각이 살짝,

아니 마구마구 드는겁니다.



제가 독립하지 않는이상 이곳이 마지막 회사가 될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 바빠서 와싸다엔 눈팅 시간도 빠듯할듯 싶습니다.

간만에 와싸다 들렀지만 그래도 어르신을 비롯한 여러회원님들

여전하신거 같아서 미소짓고 갑니다.

회원님들도 좋은일만 있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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