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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미치거나 주저앉거나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8-07-16 01:30:16
추천수 0
조회수   604

제목

[기사] 미치거나 주저앉거나

글쓴이

한은경 [가입일자 : 2004-05-26]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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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바람과 햇볕과 풀, 내가 원한 건 오직 그것뿐인데, 그게 그토록 지나친 욕심이었던 것일까? 나는 태어나서 한번도 초원을 밟아보지 못했다. 아주 좁고 더러운 우리가 내가 본 세상의 전부였다. 그 우리에 갇혀서 나는 주기적으로 항생제를 주입 당했다. 몸집을 더 크게 불리기 위해서라고 했다. 몸집이 커질수록 우리는 좁아졌다. 나와 나의 친구들은 그 좁은 우리에서 먹고 싸고, 다시 그 위에서 뒹굴다가 그대로 잠들었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아니, 견딜만 했다. 나는 원래 참을성이 많은 종족이니까. 그런데 마침내 그 '순간'이 오고야 말았다. 오직 풀만을 먹어야 하는 나에게 살과 뼈로 된 먹거리가 주어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내 친구들의 몸에서 나온 것이라는 걸 아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어떻게 아느냐고? 그렇게 물으면 안된다. 어떻게 모를 거라고 생각한단 말인가? 인간이라면 그럴 수 있는가? 끔찍했다. 하지만 나는 먹을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그것밖엔 먹을 게 없었으니까. 그리고 나는 더 이상 바람과 햇볕과 풀을 꿈꾸지 않게 되었다. 내 존재의 본성을 망각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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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진정, 궁금하다. 사람들이 우리의 살코기를 탐하는 건 행복하기 위함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우리의 살과 뼈가 온통 두려움과 저주로 가득하다면, 그게 고스란히 인간의 몸 속으로 들어갈 텐데, 사람들은 정녕 그걸 모른단 말인가? 아니면, 그런 것을 먹고도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단 말인가? 그토록 지혜롭고, 영특한 존재인 사람들이 말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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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로 잠못이루고 PD수첩을 보고 다시 새롭게 우울해지는 밤입니다.

어제 경향신문에서 인상깊게 본 글을 가져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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