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로그에 촛불 집회 사진 몇 장 정리해서 올렸습니다. 글 하나 당 이미지 파일 크기 제한이 있어서 사진 일부만 골라서 올리거나 글을 나누어야 합니다. 여기 게시판과 비교해도 그렇고, 개인 서버 공간이 있어서 100MB가 넘는 윈도우 서비스팩 파일쯤은 우습게 올려두던 때와 비교하면 답답하기도 하지만, 웹 갤러리가 아니니까 그냥 그런대로 쓸만합니다.
한 일본분이 코멘트를 남겨주셨는데, 사진에 담긴 역사 현장 기록과 그것이 지니는 뜻을 벗어나 사진 풍경만 놓고 말씀하실 수 있다는 게 가벼운 충격이었습니다.
이분은 한국말을 어느 정도 하시고, 한국 생활 몇 년 하시면서 웬만큼 한국을 아시는 분입니다. 한국말은 독특한 리듬이 있고, 자음과 모음이 많아서 아름답게 들린다고 하셨던 게 기억납니다. 로모 카메라로 사진도 즐겨 찍는 분입니다.
도쿄에서 느끼지 못한 에너지를 서울 촛불 집회에서 느꼈다던 분이 비가 와서 그런지 사진 색깔이 아름답고, 아스팔트에서 빛나는 것도 예쁘다 정도로 말씀하시는 게 조금은 의외였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비에 젖은 아스팔트에 거리 불빛이 반사된 풍경은 사진을 찍은 저 자신도 인지하지 못했던 부분입니다.
물론 이분 말씀이 옳다 그르다 따지는 것은 당연히 아니고, 한편으로는 사진에 관심 많으신 분이니까 비 내리는 서울 밤거리 사진 정도로 일단 눈에 들어올 수도 있다고 얼마든지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런 가벼운 충격은 박노자 교수 책을 처음 봤을 때도 느꼈던 듯합니다. "당신들의 대한민국", "하얀 가면의 제국", "나를 배반한 역사" 등등 볼만한 책 많지요.
다른 시선, 다른 생각을 접할 수 있는 건 이렇듯 무척 흥미롭습니다. 물론 틀린 생각을 다양성이라는 이름으로 생각이 다르다고 우기는 걸 봐야 하는 건 짜증 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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