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비는 나를 섬나라에서 낳았다 했다. 그래도 고향은 포항이라 했다.
파뿌리 같이 늙은 어매와 사쿠라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관을 두고 "정직하게 꼭 정직하게 살아라." 하였으나...
공구리로 사방 두른 인공또랑 옆 무덤가에
지지리도 말 안 듣는 청개구리 아들.
을사년(乙巳年)이라든가 공사판에 나가서는 떼돈 벌어 빌딩 여럿 올렸다던 아무개의 파렴치와
그 쭉 째진 눈이 나는 닮았다 한다.
예순 어느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십할(十割)이 구라다.
설립은 했어도 주어만 살짝 빼면 무효였다.
세상은 가도가도 부끄러운 줄 모르겠더라.
세상을 막 살아도 '누가 나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罪人)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天癡)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 것도 뉘우치진 않을란다.
촛불의 바다가 산성 너머를 환히 밝히던 어느 저녁나절
뒷산에 올라 안 들려도 들었다 했던 아침이슬에는
소통하는 몇 마디 말 속에도 온통 구라가 섞여 있어
볕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낼름거리는
미친병든 쥐새끼마냥 찍찍거리며 나는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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