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지인을 만났습니다.
요즘 정국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더군요.이명박 정권 탄생에 기여했던
세력 내부에서 이 정권이 앞으로 식물정권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고
대안을 모색 중이라고 합니다.
현정권이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무능한 정권이고, 한나라당과 조중동은 양심이라고는
없는 반민주적 집단이며, 우리나라를 수십년 뒤로 되돌리려는 집단이라는 제 말에도
반박을 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그런다고 그 사람이 한나라당 지지를 포기할 리는 없습니다만...^^
어쨌든 이명박한테는 사실상 심복이 없고(즉 심복을 만들 능력이 없는 사람이고..)
주변인물들은 앞으로 상황이 어려워지면 모두 제 살길 찾아 떠날 것으로 보고 있더군요.
노무현이나 김대중 정권과는 차원이 다른 약체정권이므로 정권으로서의 기능수행이
불가능해지는 상황이 올 가능성이 크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었습니다.
수구세력들은 지금을 단지 이명박 정권의 위기가 아니라 수구세력 전반의 심각한
위기상황으로 보고있다는 것입니다.
이건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가 있기 전 일입니다. 제가 이 말씀을 굳이 드리는
이유는 정치인들이 상황을 보는 눈은 일반 시민들이 보는 것과 꽤 다르다는 사실,
촛불집회가 사그러드는 것처럼 보이던 그 시점에서도 사실은 우리 국민이 승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사제단의 역할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실제로 핵펀치와 같은 위력을
발휘하고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지금 형성된 대치국면에서 우리 국민의 힘을
과소평가하고 한나라당과 조중동을 중심으로 한 수구세력의 힘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봅니다.
물론 수구세력은 오랜 세월 권력을 잡고 행사해온 노하우를 가지고 있고
각계에 광범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결코 얕잡아봐서는 안된
다는 데 동의합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책략을 쓸 것이고 그 중 일부는 잠시
국민을 속이는데 성공하겠지요.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비관적 시각에 빠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어떤 상황에서고 상황을 헤쳐나와 세계 12위의 경제대국, 아시아에서
일본 못지 않은 민주주의를 이룩한 국민입니다.
우리가 쟁취한 민주주의를 다시 과거로 되돌리려는 시도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우려가 되는 것은 개헌문제입니다.
향후 개헌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권력분산을 통해 기득권 세력 내부의 권력투쟁과
반대세력의 형성을 예방하며, 이명박 같은 무능한 대통령 때문에 수구세력
전체가 위기에 처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만들려 들 것입니다.
개헌논의의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이유입니다.
수구세력은 학계를 앞세워, 비단 권력구조뿐만 아니라 헌법의 경제조항이나
국민의 권리와 같은 주요 내용에서 지금보다 훨씬 후퇴한 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매우 큽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이걸 알았기 때문에 개헌논의를 제안하면서 권력구조 문제에만
손을 대는 원포인트 개헌을 추진하자고 했던 겁니다.
쇠고기 정국이 한정 없이 오래갈 수는 없으므로 일정 시점에 가면
논점이 바뀌게 될 텐데 개헌문제는 쇠고기 이상가는
중요한 정치적 이슈가 되겠지요. 그 때를 대비해서 경계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대부분의 회원님들도 잘 아시듯이 쇠고기가 아무리 우리 일상생활에
밀접한 이슈라도 국민의 생활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칠 이슈들이
첩첩이 쌓여있습니다. 촛불집회를 계속해나가면서 동시에 쇠고기 이후의
정국에 대해서도 대비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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