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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기억안남]어느 교사가 학부모에게 올린글..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8-07-01 11:14:43
추천수 0
조회수   739

제목

[출처기억안남]어느 교사가 학부모에게 올린글..

글쓴이

엄광섭 [가입일자 : 2002-01-04]
내용
보낸 메일함 정리하다가 2002년에 처에게 보낸 메일중 이런 내용이 있네요..



아마 와싸다에서 퍼서 보낸것 같은데..



다시 읽어봤는데.. 우찌 .. 6년이 흘렀는데..



아직 교육계는 삽질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뭐 그때는 신혼초였는데.. 애기도 없었는데..



지금은 한넘 밖에서 난리치고 있고



한넘 뱃속에서 난리치고 있는 상황에 읽어보니까 좀 색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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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은행나무 가로수의 이파리 색깔이 파아란 하늘과 참 잘 어울리는 날입니다. 1학기 총회때 인사드리고 너무 오랜만입니다. 우리 반 아이들은 모두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고 너무 사랑스럽고 귀여워서 마치 제 아이 같은 생각이 듭니다. '호랑이 없는 곳에서는 여우가 호랑이 노릇 한다고.....' 몇몇 남자아이들이 여자아이들의 관심을 끌어보려고 짖꿎은 장난을 거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염려 안 하셔도 됩니다. 다 자라면서 겪는 일입니다.





담임이기에 앞서 이 시대의 선생으로서 학부모님께 감히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제발 사랑하는 자녀들을 제발 학원으로 내몰지 마시기 바랍니다. 아이들도 생각할 시간과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이는 아이들의 인권에 관련된 문제입니다.

짜여진 시간표대로 학교에서 속셈학원으로, 다시 컴퓨터학원으로 또 태권도 학원에 들렀다오니, 가정 방문 영어 선생님이 기다리는 생활 속에서 아이들이 행복하겠습니까?



21세기가 바라는 인간상은 고도 정보화사회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창의적 인간'입니다.

창의력이란 짜여진 틀에서는 생길 수 없습니다. 창의력이란 시간의 여유 속에서 그 싹이 자라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놀다가 더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면서...... 창의력이 생기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놀다가 지치면 책을 잡아야한다고 공자님이 3000 여년 전에 말씀하셨습니다. 도올 김용옥 선생의 논어 강의는 즐겨보시면서 왜 공자님 말씀 한 구절 지켜보려고 노력하지 않으십니까?



20년 후에 행복하기 위해서, 30년 후에 아이들이 판검사가 되고, 의사 변호사가 되어 행복하게 살도록 하기 위하여.... 오늘의 행복을 포기하시렵니까?



오늘 이 순간 행복해야합니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행복하기 위한, 행복을 느끼기 위한 학습(행복공부)이 필요한 겁니다. 전라도 말로 '괴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고.......' 사랑과 행복에도 경험과 학습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작은 배품에 감동할 줄 알고, 작은 고마움에 행복을 느낄 줄 아는 아이들만이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행복할 수 있고 이웃을 사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학원에 가서 공부하라고, 공부만 하라고 다그치는 엄마를 바라보고 자란 아이들이 언제 '행복공부'를 하겠습니까? 이런 엄마를 둔 아이들이 행복할까요? 부모님 사랑하는 마음이 생길까요? 제발 아이들을 학원으로 내 몰지 마시고(이는 부모로서 직무유기와 아동학대에 해당됩니다.) 차라리 학원비 만큼의 책을 사주세요.

그런 다음 기다리십시오.

부모님이나 교사가 하는 역할 중 제일 중요한 것은 '기다리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생각만큼 빨리 자라지 않습니다. 괜히 부모님들이나 교사들이 마음이 성급한 것입니다. 아이들이 놀다가 지쳐서 책을 잡을 때까지 기다리셔야 합니다. 빨리 책을 잡게 만들려면 부모님께서 책을 읽은 모습을 보여주시면 좋습니다. 오늘을 아이들과 행복하게 사십시오.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공부하라고 짜증 그만 부리시고 가족끼리라도 서로 사랑하십시오.



아이들이 제일 바라는 부모님은 자녀들을 학원으로 내모는 부모가 아니라 같이 '놀아주는 부모' 랍니다. 아이들과 같이 노십시오. 놀아주지 마시고 같이 노시기 바랍니다. 인터넷에 '좋은 부모가 되어보자'는 작은 모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곳 회원들은 아이들과 놀아준다는 표현을 안 씁니다. 그냥 같이 노는 거죠. 또 한가지 장남감이나 물건으로 재미있게 노는 방법을 두 가지 이상 아이들과 같이 연구합디다. 이게 바로 토론과 상호작용이 있는 협동학습이고 창의성 교육입니다. 그리고 아이들과 같이 놀면 나름대로 아주 재미있고 행복합니다. 이 귀중한 행복을 돈까지 들여가며 포기하시렵니까?



올해 대입 수능시험에서 언어영역이 폭 넓은 독서와 토론을 해온 학생들만이 답할 수 있는 문제가 나와서 학원이나 족집게 과외가 별로 효과가 없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광주일보 11월 8일자)

말많은 대입 수능시험이 제대로 방향을 잡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려 하지 마십시오. 무엇인가 머리에 집어넣으려고 하지 마시고 아이들에게 숨어있는 능력을 끌어내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숨어있는 잠재능력(latent ability) 은 아이들이 스트레스 받고 긴장하면 움츠려 들어버립니다. 아이들이 마음 편하고 즐겁게 노는 도중에 놀라운 능력(amazing ability)이 나올 수 있는 것이지요. 사람들은 밤에 자면서 꿈속에서 잠재의식 속에 숨어있는 능력을 가끔 보여줍니다. 그런데 아이들과 즐겁게 놀아보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가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흥미와 소질이고 잘 발전시키면 특기가 됩니다.



아이들은 참 맑고 순수한 눈을 가지고 사물을 바라보고 해석합니다. 아이들과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어른들이 부끄러울 때가 많습니다. 행복이 멀리 있지 않습니다. 아이들과 같이 놀면 행복해지십니다.



다 아는데 한국적 현실에서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하시는 학부모님들을 많이 뵈었습니다. 다른 집 아이들은 다 보내는데 우리 아이만 학원에 안보내면 괜히 우리 아이만 뒤떨어지는 것 아니냐? 하시면서.........



우리 나라 학부모 대부분이 자신의 자녀들이 조금 먼저 알게된 것(선수학습)을 대단한 능력으로 착각하고 있고 남보다 일 이년 먼저 공부한 것을 자기 아이가 천재나 영재쯤으로 오해하고 대견해 합니다. 그런데 영재 교육을 전공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단지 선수학습은 선수학습일 뿐이고 영재와는 관계가 없는 사실이고 보통사람의 경우 선수학습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는 부분이랍니다. 그런데 여기에 투자하고 만족해하신다고 안타까워하십디다.



요즈음은 영재로 만들어 준다는 학원도 나왔고, 백년 대계에 대한 비전이나 철학이 없는 교육당국은 시내 몇 개 학교에 영재학급을 설치하여 영재 교육을 실시한 답니다. 그런데 영재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태어나는 것입니다. 또 영재라고 보통 사람보다 더 행복한 것은 아니죠? 영재도 일종의 문제아입니다. 가정의 행복을 위해서 저는 제 아이들이 영재가 아닌 것을 천만 다행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가적으로 볼 때 영재는 필요하고 영재교육도 필요합니다. 일부 선진국에서는 영재교육에 대하여 엄청나게 연구하고 있고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광주에는 영재교육을 하는 곳으로 과학고, 교육과학연구원, 전남대 영재교실이 있습니다. 그런데 전남대 영재교실은 교수님들이 더 이상 지도 능력이 없다고 포기하여 문을 닫았습니다. 박사급 교수님들이 포기한 영재교육을 초등교사에게 60시간 연수 시켜 실시한다는 발상, 그 자체가 좀 우습지요? 초등교사에게 120시간 연수 시켜서 영어를 가르치게 하니 못 미더우셔서 아이들을 학원으로 보내셨죠? 광주과학고의 3개 학년 4개과(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에서 사용하는 일년 실험 실습비가 얼마나 되는지 아십니까?

놀라지 마십시오. 1년에 200 만원이랍니다. 한 개과에 50만원? 한 개과의 한 달 실습비가 5만원이 안됩니다. 거기다 실험 장비나 도구들은 70년대 IBRD 차관으로 들여온 것을 지금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광주 영재 교육의 현실입니다. 과학고 재학생들은 자타가 공인하는 아주 우수한 영재급 학생들입니다. 그런데 이 총명하고 연구심에 불타는 아이들에게 교육청은 1년에 실험 실습비로 200만원 투자합니다. 그리고 나서 초등학교 영재학급에 1년에 1000만원 씩 투자할 계획이랍니다. 한 달에 90 만원 정도 주고, 박사급 교수님들이 포기한 프로젝트를 초등학교 교사에게 제시하여 영재로 만들어내라는 것은 좀 무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왕에 뽑아 놓은 영재(과학고생)들이나 제대로 지원해주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의 현실에서 영재학급이 문을 열면 영재학급 준비학원이 많이 생길 것입니다. 많은 학부모님들이 아이들을 영재학급에 합격시키려고 자녀들을 학원으로 내몰 것입니다. 일어나서는 안 되는 보고 싶지 않는 장면입니다. 영재라고 더 행복한 것은 아니고 더 외로운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디........



학원비에 투자하실 돈으로 아이들에게 책을 사주시고 기회가 되시면 여행을 다니십시오. 학원비를 몇 년 모으시면 가족 해외 여행도 가능합니다. 시간상 여행이 어려우시면 여러 사회교육 단체에서 주관하는 '캠프'에 많이 보내십시오. 돌은 흐르는 물 속에서 구르고 부딪치면서 둥글어집니다. 사람도 사람 속에서 부딪혀 가면서 인성이 둥글둥글한 성격이 원만한 아이로 자랄 것입니다. 캠프는 학교나 동네 친구 아닌 다른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우리는 지금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무슨 사고를 당할지 아무도 모르고 밤새 안녕? 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을 사랑하는 아이들과 함께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사십시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뜹니다.



아이들과 같이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지십시오. 조금 더 자라면 부모가 같이 놀자고 해도 아이들이 안 놀아줍니다. 자라면 친구 따라 애인 따라 아내 따라 남편 따라 어차피 떠날 녀석들입니다. 아이들을 자녀로 보지 마시고 친구나 연인으로 생각하십시오. 연하의 애인(?)으로....... 젊은 연인들은 같이 오래 있고 싶어서 밤새도록 길을 쏘다니면서 데이트하곤 합니다. 같이 있는 것만으로 행복하니까요. 학원에 안보내시면 아이들과 같이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고 거기에 비례해서 행복도 늘어납니다.



지금부터 아이들을 학원에 맡기지 마시고 아이들과 즐겁게 노십시오. 그보다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아이를 꼬옥 안아 보십시오.

행복이 가슴 가득 들어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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