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입니다.
정말 먹고 살기 힘들 때 그나마 아버님께서 근면하셨던 덕분에 큰 걱정없이 살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침이면 집앞에 어김없이 동냥을 바라는 거지들이 왔었습니다.
늘 거지에게 줄 밥을 조금씩 남겨 놓았다가 그들의 깡통에 담아주는 것은 어머님의 몫이였습니다.
그런데, 어느날인가 어머님께서 부엌에 계시고 제게 동냥꺼리를 가져다 주는 심부름을 시키시더군요.
솔직히 싫었습니다.
냄새나는 듯 하고, 조금은 무섭기도 하고.,
쭈삣거리고 대문앞에까지 가서는 밥그릇을 팽게치다시피 놓고 뒤도돌아보지않고 집안으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어머님께서 황급히 대문으로 나가시더니, 밥 떨어진 것 치우시고 밥을 다시 가져다 드리더군요.
그날 제 아침은 없었습니다.
어머님께서 그러시더군요.
너는 먹을 것을 소중히 다루는 마음이 없고, 다른 사람을 생각할 줄도 모르는 못된 녀석이라고 말입니다.
사실 억울 했습니다, 우리 것을 주면서 무슨 받는 사람의 눈치를 보고 왜 내 밥을 빼앗겨야 되는지 말이죠.,
이제는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옥수수 지원을 받지 않겠다는 북한이 당당해 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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