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늬들 마음을 우리가 안다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8-06-27 03:27:45
추천수 0
조회수   709

제목

늬들 마음을 우리가 안다

글쓴이

이상원 [가입일자 : ]
내용


ㅡ어느 스승의 뉘우침에서ㅡ



조지훈(趙芝薰)











그날 너희 오래 참고 참았던 의분이 터져



노도(怒濤)와 같이 거리로 거리로 몰려 가던 그때



나는 그런줄도 모르고 연구실 창턱에 기대 앉아 먼산을 넋 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오후 二(두)시 거리에 나갔다가 비로소 나는 너희들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는 물결이



의사당(議事堂) 앞에 넘치고 있음을 알고



늬들 옆에서 우리는 너희의 불 타는 눈망울을 보고 있었다.



사실을 말하면 나는 그날 비로소 너희들이 갑작이 이뻐져서 죽겠던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쩐 까닭이냐.



밤 늦게 집으로 돌아 오는 나의 발길은 무거웠다.



나의 두뺨을 적시는 아 그것은 뉘우침이었다.



늬들 가슴속에 그렇게 뜨거운 불덩어리를 간직할 줄 알았더라면



우린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요즘 학생들은 기개(氣槪)가 없다고 병든 선배의 썩은 풍습을 배워 불의에 팔린다고



사람이란 늙으면 썩느니라 나도 썩어가고 있는 사람



늬들도 자칫 하면 썩는다고......







그것은 정말 우리가 몰랐던 탓이다



나라를 빼앗긴 땅에 자라 악을 쓰며 지켜 왔어도



우리 머리에는 어쩔 수 없는 병 든 그림자가 어리어 있는 것을



너희 그 청명한 하늘 같은 머리를 나무램했더란 말이다.



나라를 찾고 침략을 막아 내고 그러한 자주(自主)의 피가 흘러서 젖은 땅에서 자란 늬들이 아니냐.



그 우로(雨露)에 잔뼈가 굵고 눈이 트인 늬들이 어찌 민족만대의 맥맥한 바른 핏줄을 모를 리가 있었겠느냐.







사랑하는 학생들아



늬들은 너희 스승을 얼마나 원망했느냐



현실에 눈감은 학문으로 보따리장수나 한다고 너희들이 우리를 민망히 여겼을 것을 생각하면 정말 우린 얼굴이 뜨거워진다 등골에 식은 땀이 흐른다.



사실은 너희 선배가 약했던 것이다. 기개가 없었던 것이다.



매사(每事)에 쉬쉬하며 바로 말 한마디 못한 것 그 늙은 탓 순수(純粹)의 탓 초연(超然)의 탓에 어찌 가책이 없겠느냐.







그러나 우리가 너희를 꾸짖고 욕한 것은 너희를 경계하는 마음이었다. 우리처럼 되지 말라고 너희를 기대함이었다 우리가 못한 일을 할 사람은 늬들 뿐이라고ㅡ



사랑하는 학생들아



가르치기는 옳게 가르치고 행(行)하기는 옳게 행하지 못하게 하는 세상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스승의 따귀를 때리는 것 쯤은 보통인



그 무지한 깡패떼에게 정치를 맡겨 놓고 원통하고 억울한 것은 늬들만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런 줄 알았더면 정말



우리는 너희에게 그렇게 말하진 않았을 것이다.



가르칠 게 없는 훈장이니



선비의 정신이나마 깨우쳐 주겠다던 것이



이제 생각하면 정말 쑥스러운 일이었구나







사랑하는 젊은이들아



붉은 피를 쏟으며 빛을 불러 놓고



어둠속에 먼저 간 수탉의 넋들아



늬들 마음을 우리가 안다 늬들의 공을 온 겨레가 안다.



하늘도 경건히 고개 숙일 너희 빛나는 죽음 앞에



해마다 해마다 더 많은 꽃이 피리라.







아 자유를 정의를 진리를 염원하던



늬들 마음의 고향 여기에



이제 모두 다 모였구나



우리 영원히 늬들과 함께 있으리라.



<高大新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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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생들이 거리로 나가 촛불을 들고 외칠 때 학업이다 생업이다



마음만 거리로 내보냈던 대학생 직장인 기성세대가 동감해야할 글입니다.



민주주의를 일구어 놓으신 분들께 부끄러운 마음 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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