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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의 스트리트 베틀기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8-06-26 18:4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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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887

제목

필사의 스트리트 베틀기

글쓴이

권윤길 [가입일자 : 2003-06-26]
내용
[1인칭 시점이라서 경어가 없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내 바이크는 2,000cc다. 내 허파 크기가 2리터.. 쿨럭~ 투 피스톤 2행정 내 바이크로 출퇴근을 한다.



퇴근길이다. 종합운동장에서 내려간 탄천변 길은 운동하러 나온 사람들 때문에 조심조심 달려야 사고가 없다. 서로 마주보고 오는 바이크 무리, 자전거만 우측통행이고 사람은 그런거 없다. 2열 횡대는 기본이고 3열 횡대에 역주행 산책하는 사람도 많다.



분당-수서간 고가도로 밑으로 달리다 고가도로 밑을 벗어날 무렵 앞에서 마주보고 오는 바이크 한대, 그 앞에서 산책하는 사람 한명. 서행하면서 3인이 교차하려는 무렵. 뒤에서 미니 벨로 한대가 미친듯이 그 사이를 비집고 뛰쳐 나온다.



하마트면 내 헨들 바가 사람을 후려치는 끔찍한 사고가 생길뻔했다. 그게 얼마나 아픈데.. 이런 삭아지 없는..

-_-;;



분노 게이지 급 상승, 나도 모르게 기어 쉬프트 다운, rpm이 급하게 상승하고 있다.



앞서 달려가는 미니 벨로, 반바지를 입은 녀석이다. 그것도 펄렁펄렁한 그냥 반바지에 면티, 쎅 하나 덜렁 맨 녀석이다. 이 스트리트에서 본 헐렁한 반바지는 둘 중 하나다. 아주 잘타는 무폼의 이형택류, 아니면 하오문..



미친듯이 패달을 굴리는 폼을 보나 뭘로 보나 고수.. 참을까, 쫓다 말면 아니 쫓음만 못한 팔림이 쓰나미 쳐 올텐데..



그래도 똥침 한번은 놔주기로 결심을 하고 rpm 계속 상승 시킨다.



앞 3단, 뒤 6단으로 레드존 퓨얼컷이 다가온다. rpm 50만 넘기면 고질적인 허당 토크빨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에 빠른 쉬프트 업을 한다.



앞 3단, 뒤 7단... 아직 가속 기어를 사용하고 있는데도 앞서가는 펄렁거리는 반바지와 50m 거리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이게 다 리바이스 엔지니어드 진 청바지 때문이다. 주말에 꼭 나도 펄렁한 반바지 사야겠다.



앞 3단, 뒤 7단도 슬슬 레드 존이 다가 올 무렵 급격하게 미니 벨로와 거리가 좁혀진다. 왜? 연료 공급에 문제라도 생긴걸까? 아니면 GG?



맞은 편에서 흰 블라우스를 입은 츠자가 MTB를 몰고 오는 모습이 시야에 포착.



미니 벨로, 츠자와 교차 시점에 거의 정지하듯 멈칫. 자식 엉성하긴... -_-;;



본능적으로 왼손 브레이크 절반쯤으로 70% 감속.

연이은 나와의 교차.. 과감하게 오른손 브레이크 풀로 콱~! 잭 나이프..

내 시야각이 더 좋았... *-_-*



지킬건 지켰고.. 다시 도그 파이팅 전개다.



좀 과하게 지켜서 벨로와 간격은 그 사이에 더 멀어져 있다. 다 필요없다.

앞 3단, 뒤 8단.. 서서 뛴다. 흡기 매니폴더는 최대한 확장시키고, 인터쿨러 가동을 위해서 마우스를 최대한 오픈. 흡배기 소음이 요란하게 올라온다.



연발하는 버그 스트라이크. 투과율 80% 전면 썬팅된 고글 아니었으면 데미지가 상당했을듯하다. 하지만 내 흡기에는 필터가 없다. 풍부한 단백질 보충. 옥탄가 상승이 느껴진다.



이제 벨로와 거리는 10M 안쪽. 하수가 나오는 다리 진입은 우코너, 건넘과 동시에 탈출은 좌코너로 하는 복합 코너가 승부를 가를 지점이다.



펄렁한 반바지 녀석.. 미친듯이 패달을 아직도 밟고 있지만, 배기온은 이미 위험 수위까지 상승한게 분명하다. 슬립스트림 중인 내게도 배기온이 고스란히 쏟아지며, 내 흡기 효율을 떨어트리고 있다.



드디어 우코너 진입. 왼쪽으로 치고 나간다. 드디어 8km 만에 나란히 질주다.



반바지, 필사적으로 rpm을 올리지만 녀석은 이미 순항기어 상태로 레드존. 청청하는 패달 하사점에서 울리는 노킹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자식! 난 아직 rpm 여유가 있다. 그리고 좌코너로 바뀌면서 인-아웃 위치도 서로 반대.. 내가 인이다.



CP 찍음과 동시에 죽을 힘을 다해서 밟았



지만 나도 레드존...

여유 토크가 없다. 더이상 rpm이 오르지 않는다. 안돼~!! -_-;;;



다행히 반바지는 증세가 더 심각한듯.. 힐끗 돌아보니 전의 상실모드로 급격히 rpm을 떨어트리고 있는게 보인다.



400m 만 더 가면 오른쪽으로 갈대끼고 돈다.



400m 만 난 원래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란듯 지금 이 rpm을 유지해야 한다. 반바지 녀석에서 청바지의 무서움을 보여주리..



300m.. 하늘이 노랗다..

200m.. 입 안에 침이 점액질 물질로 바뀌면서 기도를 막아 온다..

100m.. 이러다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

0m.. 드디어..



코너 돌고, 갈대 숲 사이 벤치로 들어가 최대한 태연한척 담배 빼 문다.



1/3쯤 태웠을 무렵 반바지 드디어 지나간다.



겸손한 자세로 지나가는 녀석.. 흐뭇하다.

그리고 나도 반바지 사야겠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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