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정치'에 대해 여러 이견이 있으신데요,
일단 촛불집회와 가두행진은 누가봐도 불법 집회로 단순 규정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도로교통법 위반과 집시법 위반이 이렇게 강경진압할 범법 행위도 아닐뿐더러,
진압을 내세워 저지르는 경찰의 폭력과 인권침해는 이미 민주주의 법치주의를 한참 벗어나버렸습니다.
집회의 성격, 방향과 비폭력 문제에 대해 중구난방입니다만,
정당 정치와 대의제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지난달 진보신당 당원으로 가입했고 난생 처음 선거 이외의 정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활동이래봐야 당비 납부하고 칼라TV 후원하는 것 뿐이지만, 왜 진작 정당 정치에 참여하지 못했나 자책하는 마음뿐입니다.
한나라당을 혐오하고, 민주당도 꼴보기싫고, 자유선진당 창조한국당 어중이 떠중이들 마음에 안들어 투표장에 안가셨다면, 기실 현 세태에 대해 비판할 자격이나 있는 것인지요?
촛불이 번져 들불이 되어가고, 하루가 다르게 민심이 흉흉해지지만, 우리 정치의 근간인 대의제와 정당정치를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저는 사실 진보신당의 이념도, 구성원들의 면면도 잘은 모릅니다. 하지만 진보신당의 정책과 방향에 공감하며 현존하는 정당 중 가장 국민들과 가까이 있다고 느낍니다.
특정 정당을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울분을 토하며 거리의 정치에 참여하시는 만큼, 정당 정치에도 관심을 가지고 목소리를 내며 참여해야 하지 않나 하는 걱정입니다.
정치에 무관심했던 지난날이, 불량 언론에 휘둘려 사고했던 지난날이 바로 오늘을 만들었습니다. 논리가 우습지만 거리의 정치가 정당 정치와 만나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날을 위해 오늘 또 거리로 나가야겠지요...
집회에 나가는 길과 돌아오는 길은 왜 그리 먼지 모르겠습니다.
씁쓸함과 분노와 허탈함이 떡이 되어 뭉그러진 미처 다 내뱉지 못한 응어리진 울분...
대통령의 지랄맞은 개소리 한마디에 경찰이 스팀팩먹고 진압군으로 변하는 오늘 대한민국을 보면서 다시 정당 정치를 생각해봅니다.
참으로 지랄같은 시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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