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로 진격하겠다는 생각보다 우리의 분노를 이렇게라도 표현하면 관보게재를 못하지 않을까 싶어서 밤새 물대포 맞으면서 버스도 당기고, 전경들과 몸싸움도 했습니다만, 잠자고 일어나니 관보개재를 했다는 소식에 힘이 다 빠지는군요.
거칠게 욕을 내뱉는 전경을 참지 못하고, 하이바를 당겨 끌어내는 저를 말리시던 어느 여자분처럼 당연히 비폭력을 지향해야 하는데, 언제까지 마냥 비폭력만 고수해야 하는지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새벽에 집에 와서 뜨거운 물에 샤워하면서, 함께 몸싸움했던 전경들은 샤워는 커녕 잠도 제대로 못잘텐데, 그 어린 애들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 그렇게 고생하는 것이 참 불쌍하고 미안하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자고 일어나니 어제 방패에 찍힌 배도 아프고, 언제 다쳤는지 모를 손가락은 부어 있고, 온 몸이 쑤시고, 밝은 대낮에 출근하니 어색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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