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중간 중간에 0.5초도 안되는 화면으로 콜라 광고를 삽입하면 사람들은 영화가 끝나고 콜라를 먹으러 갑니다.
아무 관심이 없는 문제라 할지라도 리모콘으로 채널을 돌리다 자꾸 보이면 그것이 중요한 문제라고 믿게 됩니다.
아무 생각없이 매일 아침 날아오는 신문을 흘끔거리고 TV 리모콘을 쥐면 과연 그것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이겠습니까?
전두환의 3S 정책은 지금도 유효한지 모르겠습니다. 여전히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말들은 무의식에 잠재된 기억을 곧장 환기시킵니다. 빨갱이가, 친북 좌파 주사파가, 운동권이 바로 뇌관이 되는 단어들이겠지요. 여전히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민족지라고 믿으며 조갑제가 바른말하는 논객인줄 아는 분들. 스포츠와 스크린과 섹스가 여전히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것처럼, 뿌리깊은 기억은 언제든 불을 댕길 준비가 되어 있는 폭탄처럼 뇌리에 잠재되어 있습니다.
이승만이 빨갱이로부터 나라를 보전했고 박정희가 굶어죽을 나라를 먹어살렸으며 전두환 때 깡패 때려잡고 물가 안오르고 살기 편안했다는 분들,
촛불집회 때문에 심기가 불편하시죠?
87년에 노태우를 찍고 92년에 김영삼을 찍고 97년에 이회창을 찍고 2002년에 이회창을 찍고 2007년에는 이명박을 찍으셨을 분들,
MBC KBS 때문에 심기가 불편하시죠?
87년 초여름 나라가 망하는 줄 아셨던 분들이 바로 오늘 또 나라가 망할 징조라고 혀를 차고 계시겠습니다.
고엽제 전우회, 자칭HID, 자칭 보수단체, 자칭 뉴라이트 하는 분들은 우리가 굶어죽을 이 나라를 살려냈고 전쟁으로부터 지켜냈으며 미국의 원조를 이끌어 이렇게까지 먹고 살게 해줬다고 하시겠지요.
왜 이 나라에 군대 안갔다온 국민들은 한나라당 청와대 보수단체에 다 모여있는지 생각은 해보셨습니까. 월남전에 젊은이들 목숨팔아 매판자본으로 배불린 분들이 누군지는 아십니까. 친일의 과거를 청산하지 못하고 미군정에 우리의 주권을 넘겨 뒤틀린 이 나라 역사는 생각해보셨습니까?
왜 가진 것 쥐뿔 없이 근근히 입에 풀칠하는 처지에 이건희를 옹호하며 삼성을 건들지 말아라 주장하는 이들이 있을까요?
왜 권력이라고는 초등학교 줄반장 이후로 근처에도 못 가본 분들이 나랏님 공무원님들 옹호하며 이제 100일 밖에 안되었다고 거품을 물까요?
왜 생사를 넘나드는 남의 나라 전장에서 수많은 전우들을 묻고 온 분들이 군대 구경도 안해본 나랏님 의원 나으리들 편에 설까요?
아무래도 80년 봄부터 쌍팔년도 올림픽까지 프로야구와 에로 영화 대망의 올림픽까지 너무 심취해있던 탓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대학생들이 해방전후사의 인식이란 책이 있는지도 모르는 이 엿같은 시절.
조선일보가 친일 고리대금업자 소유라는 사실도 모르고 있는 자칭 애국자님들.
친일의 과거가 매카시즘으로 지워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 잘난 다양성 다원주의 민주주의 사회가 당신들이 빨갱이라고, 친북 좌파 주사파라고 몰아붙이던 운동권 학생들로부터 비롯되었음을 알기나 하는가.
내가 TV에서 말하는 대로, 라디오에서 말하는 대로, 당신이 매일 아침 받아보는 그 하나의 신문에서 떠드는 대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제발 자문해보라.
정말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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