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덕동 철도길에 있던 연탄불 돼지고기 집.
자리가 없어 어물쭈물 밖에 서 있으면, 주인이 끌고와 천연스럽게 합석을 시킨다.
타인 앞에서 뻘쭘하게 있으면, 먼저 구워진 자기들 고기 먹으라고 내준다. 술도 권하고..
그러다 내 고기 나오면 또 같이 나눠먹고.
어느덧 친구가 되어서 같이 얼굴 벌개질때까지 먹고 마시다가는,
헤어질때면 명함 꺼내주면서 올때 연락하라고 한다. 바로 뛰어간다고.
오래된 연탄 연기로 벽이 기름 범벅이지만, 그 세상 어디보다도 인간 냄세가 났던 곳인데.
개발인가 먼가로 다 없어지고, 새로 번듯하게 지어진 곳만 있다.
비롯 온 몸을 연기와 기름으로 뒤집어 써도 마냥 좋았던 기억에, 발이 안 가진다.
오늘같이 비 오는 날이면 더욱 먹고 싶다.
내 돼지고기들과 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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