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설



음반들을 정리하면서 이 음악 저 음악 듣다가 요즘 계속 틀고있는 음반입니다.

97년도에 저보다 젊은 사람들과 어울려 한영애, 윤도현 등의 공연을 바쁜 건설 현장 생활 중 다니면서 화려한 솔로생활을 즐기고 있을 때 구입한 씨디입니다.

개인적으론, 당시 친하게 지내던 모 인사(?)가 추천하여 구매한, 처음 들을때의 감동과 그 당시의 추억에 잠기게 하는 음반입니다.



* 음반 개요



이 음반은 1997년에 제작된 음반입니다. 서울음반에서 제작된 음반이더군요. 당시에 히트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많은 롹 매니아들이 구매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소장하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먼저 이 음반은 씨디 두장으로 구성되어 있읍니다.

1번 씨디의 제목은 -The Heart of the Rock-

2번 씨디의 제목은 -New and Newer-

제목에서 심상치 않음을 느끼게 합니다.

1번 씨디는 주로 락을 계승하는 음악들로 2번 씨디는 새로운 장르로 개척된 모습을 보여준다.



앨범 디자인도 범상치 않음을 보여 줍니다. 세월의 유치함을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의 갈색 묘비명과 같은 디자인입니다.

(사진을 찍어 보여드리고 싶은데 제 게으름에... 수정할때 올리도록 하겠읍니다.)



음반명에서 보여주듯 전 곡이 신중현 작사/작곡의 곡들로 이루어져 있읍니다. 노래는 후배 가수들이 신중현씨에게 헌정하는 노래들로 되어있읍니다.



* 본론



좀 길게 쓰겠읍니다. 지루하신 분들은 결론으로 바로 넘어가셔도 됩니다.



-The Heart of the Rock-



1번 씨디를 씨디피 트레이에 넣고 플레이를 누른뒤 잠시 긴장하고 있으면 나오는 첫 노래가 강산에의 바람....지금보다 생기있고 힘찬 기가 느껴지는 목소리로 바람을 들려줍니다. 신나는 락으로 시원한 보컬 맛을 보여주는 곡입니다.

이 곡을 듣고나면 아, 이 음반이 어설프게 만든 헌정앨범이 아니구나 하는것을 느끼게 되고 묘한 긴장감은 고조되기 시작합니다.

어 그런데 두번째 곡은 꽃잎이네? 더구나 시나위가....이거 장난이 아닙니다. 신대철이 프로듀스, 기타, 보컬을 맡았다면 이거....덩키스란 여성 삼인조인가 했던 그룹에서 부른 원곡을 사이키델릭하게 정말 멋지게 리메이크한 곡을 보여줍니다. 신대철의 멋진 연주도 함께...

세번째 곡은 요즘 뜨고있는 윤도현밴드의 이제 그만 가보자... 역시 지금보다 락커다운 음악을 들려줍니다. 요즘의 윤도현만을 알고 계신분들은 아마 정말 놀라실듯...

네번째는 이중산이 리메이크한 '꽃잎'입니다. 같은 곡을 두 그룹이 리메이크 할때는 보통 각오가 아니었을 듯 합니다. 이중산이 프로듀스, 리드 기타, 베이스, 키보드, 드럼, 컴퓨터 작업을 모조리 혼자해낸 작품입니다. 영화 꽃잎에서 이정현이 부르던 바로 그 노래 입니다. 할말을 잊게 만드는 멋진 연주곡입니다. 이쯤 되면 일번 씨디의 제목이 명불허전임을 알게 됩니다.

다음곡은 미련이란 곡을 봄여름가을겨울이 멋진 발라드로 바꾸어 부릅니다. 가을에 들으면 자살 충동이 일것같은 허무한 분위기로...예의 연주와 함께.

다음은 퀘스쳔스의 즐거워가 장식합니다. 시나위의 신대철은 많이들 아시는데 신윤철을 아시는 분들은 많지 않은듯 합니다. 역시 신중현씨의 아들로 창조적인 기타 주법으로 유명합니다. 헤비한 사운드로 편곡되어 있읍니다.

마지막을 엽전들의 명곡 미인이....봄여름가을겨울이 나중에 리메이크한 곡 보다 훨씬 잘된 리메이크 입니다. 사이키델릭 미인. 그런데 가수 이름이 ? 입니다. 뭔가 숨기고 싶은듯... 혹시 퀘스쳔스의 신윤철이...전 음반중 가장 헤비한 음악을 들려줍니다.





-New and Newer-



1번씨디로 만족감을 느낀 후, 2번 씨디를 넣으면 절로 감탄이 나옵니다.

(개인적으로 2번 씨디를 더 좋아합니다.)

첫번째 곡이 이은미가 부른 봄비입니다. 박인수의 봄비도 덩키스의 봄비도 아닌 이은미의 봄비로...절제되고 잘 푸로듀싱된 명곡입니다. 전율이 흐를 정도의 편곡입니다.

두번째는 뜻밖입니다. 복숭아란 그룹의 햇님입니다. 노찾사 분위기의 노래로 분위기를 반전시킵니다. 가사를 되새기게 하는 곡입니다.

세번째 곡은 제가 이 음반에서 좋아하는 곡중의 하나인 사랑과 평화의 잊어야 한다면...이철호의 보컬과 한국적 기타 연주자 최이철의 리드기타가 절묘한 명곡입니다. 신중현씨와 동 시대에서 음악활동을 해서인지 가장 비슷한 분위기의 음악을 세련된 편곡으로 들려줍니다.

네번째는 김광민의 연주곡 나뭇잎이 떨어져.....뉴에이지로 리메이크된 김광민의 연주를 감상하게 됩니다. 약간은 긴장된 분위기를 가라앉혀 주고나면 이 음반의 저음왕 정원영, 한상원의 연주곡 석양이 다시 놀래키고... 연속된 두 연주곡은 따로 앨범을 내도 될만큼 우수한 연주곡들입니다.

다음은 한영애의 봄. 말도안돼 분위기의 편곡이지만 훨씬 안정되고 갈무리된 곡으로 김광민, 함춘호등의 세션으로 연주된 곡입니다.

다음은 김목경의 빗속의 연인...하나도 버릴 곡들이 없지만 이곡도 정말 리메이크를 잘한 곡입니다. 김목경 특유의 일렉기타와 함께 멋진 빗속에 여인을 떠오르게 하는 명곡입니다.

다음은 서태지풍의 힙합 그룹 넌피그의 너만 보면. 개인적으로 제일 감흥이 없는 곡입니다. 하지만 후렴부의 연주와 편곡은 참 좋더군요.

역시 대미는 아름다운 강산이 차지 합니다. 밴드에이드 류의 곡을 상상하셨다면 지금까지 제 음반소개를 헛 들으신겁니다. 잘 짜여진 오케스트라와 같은 합창과 최이철, 한상원, 이중산, 김광석, 신윤철의 기타 연주만 들어도 이 음반이 아깝지 않을 것 입니다. 마지막 훼이드 아웃되는 후렴구가 왜이리 현재의 한국 현실과 맞아떨어지는지...





* 결론



감상기에 결론이란 건 우습기도 합니다. 그냥 정리나 해볼까 합니다.



우선 이 음반은 헌정앨범이라고 그냥 선배가수의 곡을 유명가수들이 대충 리메이크한 앨범이 절대 아닙니다. 한곡 한곡이 정말 표절과 리메이크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정원영, 한상원의 석양을 누가 신중현 곡이라고 상상이나 할지...마치 봄비가 이은미의 원곡은 아니었는지 의심케 합니다. 녹음도 각기 다른 녹음실에서 이루어졌더군요. 따라서 녹음 상태나 톤 조절이 다 다릅니다. 마치 싱글앨범을 연이어 듣는 듯한 감동을 줍니다. 녹음 음질또한 상당한 수준을 보여줍니다. 각 곡의 프로듀싱, 연주 등 정말 어느하나 나무랄데가 없는 음반입니다. 한곡 한곡이 가수들의 앨범 타이틀곡처럼 정성을 들인 편곡과 연주, 실험정신에 할말을 잊게 합니다.

한 삼일 계속 이 음반만 듣고 있는데 삼일정도 더 들어야 할것 같습니다.

너무 뽐뿌가 심하다구요? 사실 뽐뿌 좀 하려고 합니다. 요즘도 시중에서 살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좋은 앨범을 안들으면 뭘 듣나 싶습니다.

락을 좋아하시거나 싫어하지 않으신다면 강력히 추천합니다.



그런데 이 음반을 들으면서 생각나는 가수 두명이 있읍니다.



하나는 까를로스 산타나,,,,,또 하나는 문희준군.....





* 사족



사실 이런 앨범이 나올 수 있는 것도 한국이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곡에 대한 라이센스와 앨범에 참여한 가수들의 소속이 다 다르기 때문에 미국같으면 상상도 못할 겁니다. 앨범 속지 첫장에 감사의 글에 보면 서울음반, 동아기획, 킹 레코드 등이 언급된걸 보면 아마도 우리나라 음반사 거의 모두가 합의해 만들지 않았나 추측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