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건 아니고, 전반적으로,

기독교 보수주의가 반공 이데올로기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 건 주지의 사실입니다.

개신교, 가톨릭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기독교 보수주의는, 근대 이후 인간 이성과 문명의 발달 가운데서

큰 도전을 맞이합니다.

진화론에서 타격을 입었고,

무신론을 내세운 공산주의 혁명에 또 한 방 먹었지요.



더욱이, 우리나라는,

남북 분단과 한국전쟁이라는 트라우마 때문에,

더더욱 그러합니다.

게다가 한국의 개신교는 미국의 근본주의 개신교를 물려받지 않았나요.



본토인 유럽의 개신교는,

근대화와 시민 혁명의 역사 속에서 생성, 발전되었으므로,

미국과 한국의 개신교와는 대단히 다르구요.



그나마 가톨릭의 경우,

전 세계 교회가 함께 움직이는 체제이므로,

60년대 제2차 바티칸 공의회라는, 현대화와 개방화의 전기를 맞이하고 나서는,

그 면모를 일신하여, 종교의 사회정치적 의식과 책임을 강하게 표방하고 있지만,

(가톨릭 내부에도 보수근본주의는 강하고, 교황청 인사들 중에도 많이 있지만,

교황과 주교의 재치권에 항명할 수 없기에)

개신교 보수 진영은, 아직도,

레드 컴플렉스에 함몰되어, 진보 내지 좌 편향이면,

이교도적이며 악이라 규정짓지요.

가톨릭은 그 신앙과 체제의 특징 때문에, 포용적 속성이 있지만,

개신교 보수주의는 성서 축자주의라는 외골수스러운 면이 강해서,

더더욱 배타성을 띠게 됩니다.

그래서, 성서 밖의 인문사회학, 자연과학,

지성과 비판적 사유 등을

비성서적, 즉, 악으로 치부하고,

공산주의는 물론이고, 진보 성향에 대하여, 악마적인 것으로 몰아세우죠.

우리나라의 특수한 정치사회적 지형 가운데서는, 더합니다.

그러한 반응은, 당연한 회로 작동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