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회사동기 중에 전투경찰 출신이 있습니다.



얼굴이나 몸매가 쿵후팬더처럼 생겼고 성격도 둥글둥글하니 누구한테도 원망듣고 사는 법이 없는 사람입니다. 맨날 웃고 다녀서 얼굴이 그냥 봐도 웃는 얼굴입니다.



군대갔다가 전경으로 차출되었는데 자대 배치 받기 전 제주도 우선 배치할 사람이 필요하니 근무할 사람 손들라고 했답니다.



아무도 손을 드는 사람이 없었는데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만 살았고 제주도에 아무런 연고도 없던 그 넘은 손자서 손을 들어서 제주도로 배치를 받았답니다.



다들 그 먼데를 왜 가려하느냐고 비웃었지만 89년도 한참 시위가 치열했던 시절 서울에 배치받아 맨날 시위대에게 치여살던 동기들과는 달리 제주도에서 낮에는 낚시하고 밤에 초소에 맨날 널부러져 자고 심심하면 휴대용버너에 들통을 준비해서 닭백숙해먹고 매운탕 끓여먹고.... 군대가기전에는 날씬했는데 엄청쪄서 나왔다고 합니다. ㅎㅎ



처음에나 휴가 때 서울로 올라왔지 나중에는 집에서 돈이나 좀 부쳐달래서 부대원들이랑 지겹도록 제주도 관광했다고 하는군요.



순간의 선택이 3년을 좌우한다고 자랑하던게 기억에 남습니다.



오늘도 시위막느라 서있는 의경, 전경 애덜을 보니 갑자기 그넘이 떠올라서 주절주절 썻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