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의 최선생님 같은 분,
생각 밖에 주위에 많으시더군요.
그저께에도, 인사동 어느 가게에서 우연히 만난,
부티가 흐르는 중년 아줌마도 그러시더이다.
익혀 먹으면 괜찮은데 MBC가 선동한다고.
(백장 한 묶음에 2만5천원짜리 화선지를
천원 깎아달라고 떼는 왜 쓰는지.
참고로, 연습용 화선지는 장당 20원도 남지 않음)
저랑 절친한 형님 가게에서 제가 뭐라 할 수 없어서 말았는데요,
한 마디 해 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면, 이미 인간광우병에 걸린 사람들은,
쇠고기 육회를 떠먹어서 걸렸겠네요?"
- 이렇게 반문하면, 어떻게 반응할지,
참 궁금했는데 말입니다.
"익혀 먹으면 괜찮다"
- 이 명제가 오류 없다고 증명되려면,
"익혀 먹지 않으면(날로 먹으면) 괜찮지 않다(인간광우병에 걸린다)"
- 라는 반대 명제 또한 성립해야 함은,
논리학까지 가지 않더라도, 그야말로 유치원생 수준의,
뇌를 달고 있는 인간이라면 당연한 가장 하급 수준의 논리입니다.
"괜찮지 않"은(이미 인간광우병에 걸린) 사람들이,
최소 1회는, 익히지 않은, 30개월령 이상 등,
위험 혐의가 있는 소고기를 먹었다는 것 또한 실례로 증명해야 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익혀 먹으면 괜찮다"라는 명제 성립의
필요조건밖에 되지는 못합니다)
"익혀 먹으면 괜찮다".
- 이 한 문장이 함축하고 있는 사회문화적 의미가 대단히 크다고,
저는 봅니다.
① 왜 우리나라 사람들이 공부 못하는가,
(도매끔으로 싸잡아 묶는 것 또한 비논리적입니다만)
여기서 단적으로 드러나지 않나요.
이 정도로 자위하는 비논리성, 몰사고성을 갖고,
애들한테는 공부하라고 노래들을 부르시지요.
어제오늘 보도에도 나오더만요. 영어에 쏟아붇는 돈과 열정은 세계 최고지만,
영어 실력은 밑바닥을 긴다고.
그래서, 영어 집중 교육이니 떠들 때에도, 저는 코웃음만 쳤습니다.
문리가 안 터진 상태에서 공부해 본들, 헛짓이지요.
돈만 버리고 몸만 고생합니다.
② 그렇다면, 그 사람들은,
왜 이런 어처구니없는 비논리에 경도되는 걸까?
그 비논리의 저변에는,
논리와 이성을 초월한, 정치적인 편중된 지지 성향이 깔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자기 보고 싶은 것만 보려 드는 본성이 있는데,
그나마 이성이 작동하고, 공정한 시각과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은,
자기 객관화를 할 줄 알지만,
고양의 최선생님, 천원 깎던 그 아줌마 같은 사람들은,
그러한 자기 객관화의 냉철함과 개방성이 박약하다는 거죠.
그런데, 무엇인가 객관적인 척, 논리성을 갖춘 척은 해야겠기에,
어떻게든 뭘 들고는 나오는 것이,
"익혀 먹으면 괜찮다"
- 정도의 수준 밖에는 되지 못한다는 겁니다.
소위 양비론도 그래요. 이 놈이나 저 놈이나 똑같다.
그렇기에, 한나라당 찍는다.
- 이런 분들은, 자신에게 솔직할 필요가 있습니다.
순서가 반대로 되었어요.
일편단심 '묻지마' 한나라당인데,
무엇인가 켕기기는 하고 민망하고 부끄러우니,
변명할 명제는 마련해야겠고,
그래서, "이 놈이나 저 놈이나 똑같다"
라고 둘러붙이는 것 아니겠습니까?
한나라당 지지자 분들이 논리성이 떨어지고
수준이 낮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민주 시민 사회에서 요구되는 시민의 수준이란,
그렇게 높은 차원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무슨 논리학을 배우라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상식 수준의 온당한 사고 정도라도 해 달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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