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데도 2만에서 2만5천명의 시민들께서 모여 주셨습니다.
특히, 대학들의 참가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고맙더군요.
하지만, 아직도 몇 학교 안 됩니다.
(서울에 대학교가 몇 갭니까?)
시청광장에서 서대문으로 행진해서, 경찰청 앞에서 규탄 시위를 가지고,
다시 광화문 네거리에 도착했는데,
너무 빨리 흐지부지 끝났어요.
다들 자유롭게, 쉬거나, 구호를 외치거나 하다가,
11시 좀 넘으면서부터, 몇몇 학교, 단대, 단체들이 빠져나가고,
11시 반 좀 넘어서, 뛰어가는 KBS 기자의 통화를 어깨 너머로 들으니,
그 시각에, 광화문 네거리에 500명, 시청 광장에 1000명 쯤 잔류했다 하더군요.
충무공 동상 앞에 닭장차로 빽빽하게 막아놓고,
차 지붕 위에 판넬로 바리케이트를 만들고, 그 뒤에 전경들이 숨어 있고,
이따금 카메라를 잠망경처럼 내밀고 사진을 찍더군요.
충돌은 없었습니다.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그치긴 했습니다만)
많은 시민들이 모여주신 데 너무나 놀랐으며,
생각보다 너무 빨리 흩어져서,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축제적 시위 형태라고 볼 수도 있을텐데요,
시위에 필요한 긴장성, 위기감 등이,
적어도, 겉으로는 불거질 계기조차 생기지 않아, 좀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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