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방송한 KBS 현장르포 동행<제25화 고시원으로 간 삼부자>편입니다....
저는 처음 보는 방송이지만, 보는 내내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아버지라면 다들 공감할만한 내용입니다....이런 종류의 방송 가급적 회피하고 싶은데 어쩌다 보니 다 보게 되었습니다....지난 번 ARS 성금 한 통화 했는데 이 방송에는 전화성금이 없어 난생처음 후원금 송금해 보았습니다....몇 만원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을 수 있는 돈이지만, 모쪼록 재기에 보탬이 된다면 아깝지는 않은 듯 합니다...
(방송내용 : KBS에서 퍼온 글)
* 삼부자의 집은 고시원 27호실 *
한 달 전만해도 지하 월세방에 살던 가족. 7개월 동안 월세를 내지 못해 쫓겨나고 결국 고시원 원룸에 둥지를 틀었다.
키가 1m 80cm의 광원씨 혼자 쓰기도 좁은 방. 고시원 생활 한 달 만에 세 가족은 4.95㎡(1.5평) 좁은 공간을 사용하는 법을 터득했다.
하지만 비좁은 방 말고도 불편한 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방음도 잘 되지 않기에 개구쟁이 두 아들은 어느덧 숨죽여 말하는 게 익숙해져버렸다. TV볼륨은 언제나 10에 고정되어있고 화장실, 부엌, 세탁기는 공용이다.
한창 크는 나이라 먹고 돌아서면 배가 고픈 아이들. 그러나 고시원에서 제공하는 쌀과 김치를 무료라고 해서 양껏 먹일 수도 없다. 고시원은 1인 1실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집을 구할 때까지만 있겠다고 고시원 원장에게 사정해서 겨우 얻은 방이기 때문에 언제까지고 있을 수만도 없는 상황. 가족에겐 새 보금자리가 절실하다.
빚을 갚기 위해 달려온 9년, 훌쩍 커버린 두 아들
광원씨(42)는 9년 전 아내와 이혼했다. 이혼 후, 그에게 남겨진 건 아내가 쓴 1억 8천만 원의 빚과 두 아들, 성환(15) 성식(13)이. 광원씨에겐 좌절하고 있을 여유도 없었다.
여러 식당을 전전하며 허드렛일도 마다않고 일한 광원씨. 하루에 12시간씩 일하며 조금씩 빚을 갚아 이제 남은 빚은 80만원이 전부이다. 그 사이 아이들은 사춘기 소년이 다 됐다.
아침 일찍 나가 밤늦게 돌아오는 생활이 반복되면서 아이들에게 신경 써 줄 여유가 없었던 광원씨. 아빠와 엄마의 빈자리는 PC방이 차지해버렸고 막내아들은 학교를 빼먹는 날이 늘었다. 아이들이 공부는 못해도 건강하게만 자라주기를 바라던 아빠. 그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
평소 자세가 좋지 않던 큰 아들의 병원 검사 결과, 척추측만증 중기 진단을 받은 것.
이 모든 게 자신의 잘못인 것 같은 광원씨. 말썽쟁이 아들들을 혼내려 옥상으로 불러내지만 아빠는 입을 떼기가 쉽지 않다.
“아빠, 63빌딩 사주세요!”
매일 아침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나면 아빠는 중국요리 집으로 향한다. 15년 전부터 시작한 식당 주방 일. 밑바닥부터 이 악물고 시작해 한 달 전에는 어엿한 조리장이 되었다. 그런 자신을 자랑스러워 해주는 게 고맙기 만한 아빠는 쉬는 날이면 아이들이 무료로 공부하는 공부방을 찾아가 중국음식을 만들어주는 봉사도 하고 있다.
아이들의 웃음이 행복이 되는 아빠는 요즘 “아빠, 회사 잘 다녀오세요!”라며 큰 소리로 인사해주던 개구쟁이들의 모습이 그립다. 고시원 생활이 계속되면서 가족 간의 대화도 웃음도 줄었기 때문이다.
고시원에 사는 게 창피한 나머지 친구들을 집에 불러 놀아본지도 오래된 성환, 성식이. 결국 고시원을 떠나자며 아빠에게 눈물 섞인 호소를 한다. 광원씨는 9년의 시간을 묵묵히 견뎌준 아이들에게 다시금 기다려 달라는 말밖에 하지 못하는데...
3개월 후에 고시원을 떠나기로 아이들과 약속한 광원씨. 고시원 생활 한 달 째인 이들 삼부자는 두 달 안에 새 보금자리를 찾아야 한다. 어떤 집에서 살고 싶으냐는 아빠의 물음에 63빌딩을 사달라며 천진스레 대답하는 아이들. 마음만은 63빌딩보다 더 크고 좋은 집을 선물해 주고 싶은 아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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