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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학생이쓴 글이라고 하네요.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8-05-29 13:3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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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721

제목

서울대 학생이쓴 글이라고 하네요.

글쓴이

우홍인 [가입일자 : 2005-03-24]
내용
-서울대 학생이쓴 글입니다.







나는 생각이 꽤나 진보적인 편이다.

그리고 사회과학을 전공하는 사람이다.

친구들과 이야기할 기회도 많았고, 책 읽은 것을 바탕으로 토론할 기회도 많았다.



그런데 친구들은 종종 이런 말을 하기 좋아한다.



"조금 이 생각 저 생각을 모두 들어보는게 좋을 것 같다."

"너무 한 쪽 생각만 하지 말고 이 생각 저 생각을 함께 나누는게 좋을 것 같다"

"그런데 너무 한 쪽 생각만 하는 것 같아 억압적이다"

"다원주의가 중요하다"



오늘과 같은 시위문화를 보게되면, 사람들은 말한다.

비단 광우병뿐만 아니고,

FTA관련 시위 때도 그랬고, 무슨 노조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같은 곳은 빼고) 시위 때도 그렇다.



"아니 평화시위를 해야지, 그렇게 싸우고 점거하고 파업하면 뭐가 되나"

"평화적으로 대화를 해야지, 폭력은 나쁜거다"

"불법 집회를 하다니, 법치국가에서 말이나 되냐"



본질적으로 위의 말과 아래의 말은 다르지 않은 것 같다.







1.



사회과학도로서, 항상 자신의 생각이 반증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당연히 어떤 하나의 입장을 가지고,

그것을 통해 사회를 설명하려하고,

그것을 통해 부당한 현실을 지적할줄도 알아야하며,

때로는 바뀌지 않는 부당함에 냉혹한 비판도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때로, 사회는 "이 생각도 맞고 저 생각도 옳다"는,

어처구니 없는 낭만적 다원주의를 용인하지 못 할 때가 많다.

아니, 그럴 때가 전부다.



예를 들어, FTA에 대해 경제적, 사회적으로 어떤 사회적의견을 밝힐 때,

"찬성"과 "반대"가 모두 있다고 해서, 그 말이 모두 논리적 근거를 갖추고 있다고 해서,

절대로, 모두를 인정할수는 없다.

냉혹하게 싸워야 하고, 냉혹하게 눌러야 하며, 반대의 논리를 철저하게 무력화 시켜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논리를 넘어 이후 삶을 구성하고 미래를 창조할 원리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의 뜻을 관철해야하고, 그렇게 남에게 자신의 말을 설명해야 한다.



그러니까,'누군가가 자신과는 다른 강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누군가가 독단적이라는 이유로 누군가를 증오하는 사람은,

자신은 독단적이지 않은지, 자신은 상대의 논리를 이해하려 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봤으면 한다.





2.



똑같은 논리로,

시위대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시위를 하려면 평화롭게 해야지" 라고 한다.



평화라는 지고지순의 가치를 부정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런데 사회과학의 논쟁 처럼, 사회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번 소고기 파동에서,

언제까지 사람들은 촛불'만'을 들어야 하는가?

진짜 언제까지 사람들은 문화제'만'을 해야 하는가?

언제까지 사람들은 노래'만' 불러야 하고,

조용히 앉아서 집시법이라는 집시법은 다 지켜야'만'하는가?



그렇게 지금껏 한 달 가까이 했다.



그런데 무엇이 바뀌었는가?

형식적인 사과 담화문 하나 달랑 내놓고,

내주 초에는 원래 방침 그대로 고시하겠다고 한다.

변하는 현실은 없고, 현실은 굴러간다.



여기서, "아니 이 말도 맞고 저 말도 맞으니. 일단 한번 들어보자" 는 사회과학의 낭만적 다원주의나,

"아니, 평화롭게 대화로 잘 해야지, 시위가 폭력적이면 안 된다"라는 말은,

물론 그 말을 했던 사람은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말로 하다가 안되면 그냥 내버려 둬야지 뭐". 와 다를 바가 없는 말이 된다.



그래서 무언가를 바꾸고, 막는 것은 어렵다.

막아내려는 사람에게는 더욱 강력한 저항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굴러가던 대로 되기 때문이다.

평화롭게 해라- 라는 말이 저항하는 자들에게 궁극적으로 폭력이 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거도 좋고 저거도 좋다,

혹은 이야기로 하자,

정도를 넘지 않는 선에서 저항하자 -



는 말은, 저항의 '신호'를 보여줄 수는 있어도,

직접적인 힘이되지는 못한다.



그리고 올바른 위정자라면,

그 신호를 읽었을때 적어도 국민들과 제대로된 대화를 했어야 했다.

그런데 이명박이 그렇게 했는가?



자칫하면 反평화주의자가 되고, 평화를 사수하려다가 미래를 빼앗긴다.

그렇다면 여기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정말로 묻고 싶다.



오늘 청와대로 진격한 사람이,

누군가의 말처럼,

청와대로 가서 누군가를 잡아서, 국가를 전복시키려고 했던건가?



아니, 그렇지 않다.

이대로 촛불을 들다가, 막아내기는 커녕 이미 굴러가는 현실에서 짓뭉개질 우리들을 본 거다.





생각만큼 대중은 용기있지 않다.

겁이 많고 발딛기 어려워하는 존재들이다.

그래서 박정희는 19년을 버텼고 전두환도 7년을 버텼다.

옆 사람들이 자신과 연대하고 있음을 알아야 사람들은 비로소 용기를 낸다.

요새 같이 운동하는 사람도 없고, 진보가 씨가 말라가고 있는 시점에,

만 명의 사람들이 주위를 보고 힘을 낸 것이다.

그만큼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고서.



언제까지 우리는 평화로워야 하는가?



현실에 짓눌릴때까지 우리는 평화로워야 하는가?





청와대로의 진격을 한 시민들 중에,

오늘 이명박을 잡겠다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평화로운 의사표현으로 막아보려고 하다가,

좌절에 좌절을 맛봤을 것이다.



우리는 어디서 민주주의를 찾아야 되는가?





오늘 진압하고 가로막는 전경을 욕할 수는 없다.

다만, 이 정도 신호에도 정부가 반성하지 못한다면,

그 때도 평화롭게 해야한다는 말은 집어치우자.

들이닥쳐서 뒤집어 엎자는 말이 아니다.



보다 강력한 저항을 해야 되는 거다.



멀지 않은 과거 프랑스에서, 그렇게 국민들이 자신의 뜻을 관철했다.





언제까지 '법'을 가지고 말할텐가.



히틀러도 합법이었고,

박정희의 유신도 합법이었으며,

이승만의 독재도 합법이었고,

그것을 평화로 쟁취해 온것은 우리 선배들의 불법이었고,



'상아의 진리탑'을 박차고 나오고,

독재와 폭력의 나상을 걷어찬 우리 선배들의 불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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