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점심 시간에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옆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더군요.
"...... 월드컵 때부터 미X X들이 거리로 뛰쳐나오더니......"
돌아 보니 카운터 옆 테이블에서 40대 후반 혹은 50대 초반의 아저씨가
일행 앞에서 거품을 물고 열변을 토하는 중이었습니다.
계속 이어지더군요.
"...... 이제는 빨갱이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나 선동해......"
정말 시끄러웠습니다.
마침내 정점을 찍더군요.
"...... 어린 노무 XX들이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촛불 들고 X랄을 하니......"
그 말씀을 들으니 제 마음속에서 느끼는 바가 커지면서
저절로 무릎을 탁 치게 만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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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무릎은 아니라...
계산을 마친 저는 그 아저씨 옆으로 살짝 쓰러졌습니다.
헛디딘 척하며 그 아저씨의 무릎을 탁 쳤죠.
손을 털고 일어나며
아저씨께 한마디 드렸네요.
"아이쿠, 죄송합니다."
연이어 최대한 온정의 마음을 갖고 무서운 표정을 담아 말을 이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시끄러우신데요. 말씀도 과하시고요."
그 아저씨 표정도 살피지 않고 바로 나왔습니다.
다행히 쫓아 나오지는 않더군요.
오는 길에
저런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이 세상을 한탄하며
지금 길거리로 나와 저와 같은 뜻을 펼치시는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부디
연행되지 마세요.
부디
다치지 마세요. 몸 건강하시고요.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만
오늘도 주변만 맴도는 저는
무한한 지지를 보내며
마음속 촛불을 하나 더 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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