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때 논리 하나로 끝장을 보면 다 되는 줄 알고
그런 스킬들로 무장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럴 때면 항상 논리의 대결만 있고, 덤벼드는 적들을 향해 논리의 칼날로
처단하고 승부를 보는 것만이 옳은 일 같더군요.
하지만 논리의 세계는 가장 큰 전제가 필요하고,
그 전제를 지키지 않으면 과학의 세계가 아니라 짐승의 세계로 떨어져 버린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보여줬죠.
수리/논리/정합성이라는 것이 매혹적인 것은 그것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힘과 도구로써 쓰일 수 있을지언정,
우리가 역사나, 철학과, 문학 같은 인문학의 진리, 즉
인간이란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어떤것이 인간에게 이로운가라는
가장 근본적인 전제를 초월하지 못합니다.
이 전제가 인간의 역사를 그래도 조금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만든
열정의 원동력이죠.
이 전제를 넘어서려고 할때 그 이성의 세계는 결국에 짐승의 세계일 뿐이더군요.
숫자, 통계로 식민지가 축복이었다는 사람.
의학, 생물학으로 우리 종족이 더 우수하다는 증거를 찾은 사람..
다들 그런 사람들이죠.
논리로 남을 지배하려는 목적으로 그 논리가 사용되는 경우에
그 어떤 인간적인 진리를 찾을 수는 없을 겁니다.
그렇게 말빨과 논리로 남을 무시하고 제압하고서 스스로
자랑스럽다면, 참 끔찍한 웃음을 볼것입니다.
논리가 합일하기 위해서는 그 정열이 얼마나 정당한가에 대한 성찰이 먼저 있어야 합니다.
그 정열에 대한 판단 없는 말싸움은 참 서글프더군요.
차라리, 난 네가 싫어, 그냥 싫어, 준거 없이 그냥 싫다고..
이런 생떼가 오히려 인간 대 인간으로 대화하기 더 낫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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