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후 거의 매일 2~4시간씩 음악듣고, 영화보다 가는 제 사무실 책상입니다.
작은 책상조차 왜 그리 정리하기 싫은지..포샵질 좀 했습니다.
집에는 쓸만한 톨보이랑 괘짝이랑 갖춰놨지만 제대로 울려볼 기회가 적더군요. 책상용 스피커의 의미가 제게 각별한 이유입니다. 책상용의 앰프는 온쿄의 50W급 무명 모델인데 왠지 앰프질까진 하기 싫어 그냥 스피커만 조그만 것들로 이것저것 바꿔 보았죠. B&W 600, psb b1, 보스171(121이랑 동일모델)을 거쳐 보스201-5에 1차 정착했습니다.
보스171은 처음엔 음색이 예쁘고 고음도 상당수준 나와주기에 큰 인상을 받았는데 점점 조미료 많이 친 음식처럼 느끼해졌습니다. 방출하기 아까워 한동안 201이랑 포개놓고 비교해 들어보고 내린 결론은 거의 모든 점에서 201이 낫다 였습니다.
자연히 기준이 서더군요.(매일 몇 시간씩 지근거리에서 들어봤어요? 아님 말씀을
하지 마세용 ^^)
1. 스피커와 1미터도 되지 않는 청음환경에서 장시간 매일 들으니 피로감이 적고 고막을 상하지 않게 하는 놈일 것.
2. 오래 들어도 싫증나지 않는 놈일 것.
그런데 2번 조건이 어렵습니다. 보스조차 서서히 싫증이 나기 시작합니다.
해서 몇가지 더 들여봤습니다.
복각 1s. 나름 쎈 놈인 것은 알겠는데 역시 귀가 피로하고 앰프가 부족하다는 걸 느끼게 합니다. 영화 볼 때도 대사가 보스만큼 자연스럽지 않고 너무 강조되는 느낌입니다. 방출!
프로악 진품으로 가보자는 생각에 들인 타블렛50입니다. 북쉘프에서 이보다 뭘 더 바랄까 싶게 똘똘하더군요. 전에 1sc도 집에서 써 봤지만 제 취향에는 이녀석이 더 맞는다 싶습니다. 프로악 다운 고음, 충분히 수긍할 만큼 파고 내려가면서 탄탄하게 때려주는 저음, 섹시한 보컬...게다가 앰프도 복각1s보단 한결 덜 가리더군요. 책상 스피로서의 문제점은 1s랑 비슷하지만 소리가 너무 만족스러워 보스랑 포개놓고 번갈아 들었습니다. 특히 피아노곡이 압권이죠.
ATC scm7. 앰프가 못 바쳐줄 꺼란 걸 알면서도 호기심에 들여봤습니다. 크기는 타블렛50이랑 거의 같고 의외로 50W 온쿄에서도 날 소리는 다 나더군요. 뭐랄까 모니터적인 소리라 해야 하나, 평범한 게 프로악만큼의 매력은 못 느꼈습니다. 앰프 탓이겠지 만 앰프밥 많이 먹는 놈은 충분히 겪은 터라 바로 방출!
한때 줄기차게 갖고 있었던 다인에 대한 그리움에 들여본 꼬맹이. 역시 크기는 타블렛50이랑 같고..아니나 다를까 저가 온쿄로는 택도 없구, 소리는 형님들이랑 대동소이 수준. 헌데 듣는 순간 그리움이 지겨움으로 확 바뀌더군요. 하긴 전에 지겹게 들었던 바로 그 소리니...성능은 대단하다 느끼면서도 즐겨 듣게 되지 않는 다인. 여하튼 저한테 다인은 그랬습니다. 앰프 션찮은데 볼륨 낮추니 소리가 확 죽고, 영화 보니 중음에 인위적인 부풀림이 느껴지는...앰프 탓일껴..그러나 이제는 미련 없이 방출!
레가R1. 참 신기한 스피커입니다. 허약해보이기까지 하는 이놈이 할 짓은 다 합니다. 집에서도 들어봤는데(공간이 좁지는 않습니다) 음의 개방감이라고 할까 울림이라고 할까 여튼 공간을 음으로 가득채우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무대도 넓고 해상력도 좋고 저음도 부족함을 못 느끼겠어요. 음이 어디까지 내려간다 하는 것을 떠나서 교향곡을 들어도 타블렛50보다도 오히려 자연스럽고 듣는 맛이 납니다. 묘한 통울림이 하베스 비슷한 맛까지 난다면 이상할까요?
보스보다는 음이 좀 밝은 점이 하나 맘에 들지 않지만, 듣다 보면 귀가 보정하니 잊게 되고 해상력과 음의 강약이 더 분명해 확실이 낫군요. 이놈이면 보스를 버릴 수 있겠다 싶어 201을 오늘 장터에 올렸더니 입질조차 없네요. 그냥 이대로 가야 겠습니다.
즐음들 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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