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ated Link: http://kstu.nodong.org/maybbs/view.php
정부와 연구원은 연구자율성을 보장하라!
과학기술자의 영혼을 더 이상 팔아먹지 마라!
한반도 물잇기 및 4대강 정비계획의 실체가 사실상 대운하계획이라고 밝힌 김이태 박사의 주장에 대해 국토해양부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김 연구원의 개인적인 주장일 뿐, 어떠한 경로를 통해서도 반대논리에 대한 정답을 내놓으라고 강요한 적이 없다"면서 김이태 박사의 주장을 개인적인 의견으로 치부하고 있다. 이는 거대한 정치적 압력에 견디다 못해 자신의 양심에 따라 의견을 피력한 과학기술자를 두 번 죽이는 일이며 연구자에게 양심을 저버리고 영혼 없는 연구를 계속 하라고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
‘대재앙’이라거나 ‘부끄러운 아빠’ 같은 말은 개인적인 판단의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그 외에 김이태 박사가 제기한 내용은 노동조합이 파악한 바로는 모두 사실(fact)이다. △‘친환경적 친문화적 물길 잇기 기본계획 및 5대강 유역 물관리종합대책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은 대운하를 한다는 전제하에 추진되고 있으며, △14개월의 과업기간을 무시하고, 1개월여만에 결과를 내놓으라고 강요 했으며, △수자원공사 수도권사무실에서 별도의 합동사무소를 비밀리에 운영하며, △일반적으로 보안각서를 쓰지만 이 용역의 참여자들에 대해서는 보안강화 지시를 여러 차례 해 왔으며, △대운하의 국민적 반대를 모면하기 위해 ‘5대강 물관리 종합대책’이란 이름을 써 왔다는 것 등이다.
사실이 이러한데도 이를 개인적인 의견으로 치부하고 명백한 사실을 부정하는 정부와 연구원의 처사에 우리는 분노한다.
이명박 정부와 국토해양부는 출연기관에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연구결과를 제출하도록 끊임없이 압력을 가해왔음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이번사건을 계기로 이명박 정부와 국토해양부는 김이태 박사를 비난할 것이 아니라 이번 사태의 원인인 국토부의 부당한 강요와 압력 등 연구자율성 침해에 대해 겸허하게 사과부터 하기 바란다. 아울러 정부출연기관의 연구원들이 정치적인 논리를 버리고 자신의 양심적 판단과 학자적 양식에 따라 자율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을 마련하도록 노력해 줄 것을 촉구한다.
김이태 박사가 ‘영혼없는 과학자’나 ‘부끄러운 아빠’가 되지 않기 위해 그 어려운 결심을 하고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과학자의 직장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또한 양심 있는 한 직원을 제대로 대변해 주지 못하고 있다. ‘연구팀장’이 김이태 박사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의견을 인터넷에 올리는가 하면, 국토해양부와 함께 김이태 박사의 개인적인 문제로 몰아가고 있다.
또한 최근 이화여대 박석순 교수가 모 방송 인터뷰에서 김이태 박사를 비난하며 무능력자로 매도하였지만, 이에 대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경영진은 한마디 반론이나 반박도 가하지 않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경영진들은 직원의 양심과 과학자로서의 자질은 매도하면서, 엉뚱한 비난을 하고 있는 외부 교수에 대해 한마디 말도 하지 못한다면 경영진으로서의 자격이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연구원 경영진은 양심과 영혼이 살아 있는 연구기관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대운하 관련 연구사업에 있어서 부당한 압력이 있었는지 철저하게 조사하고 진상을 공개해야 한다. 김이태 박사의 문제 제기에 대해 진상조사조차 없이 개인적인 의견으로 치부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우효섭 원장 직무대행과 윤석영 정책연구실장은 직원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하며 김이태 박사에게 향후 연구업무 수행과정이나 인사상 불이익이 없도록 할 것을 공개적으로 밝힐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정부의 입맛에 맞는 정치적인 연구만 하고 있는 기관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국내 최고 건설기술연구기관으로서 국민의 사랑을 받는 연구원이 되도록 우리 노동조합도 함께 힘을 합쳐 나갈 것이다.
2008. 5. 26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