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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봐야겠네요.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8-05-15 17:24:27
추천수 0
조회수   687

제목

경향신문 봐야겠네요.

글쓴이

최경보 [가입일자 : ]
내용
저는 오늘 경향신문 차기 대표 이사 후보로서의 자격을 스스로 버리고자 합니다. 저는 냉정하게 지난 2년을 되돌아보았습니다. 경향신문 경영의 어려움을 타개하는 데 결정적인, 획기적인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는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입니다.



할 말이 전혀 없지는 않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이루어진 '경영판단'의 적정성, 경영호전의 가능성, 미래에 대비한 몇 가지 성과 등은 실로 냉정한 평가의 대상들입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항변의 논리를 펴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믿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사원들의 호주머니 사장을 결정적으로 호전시키지 못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할 따름입니다.



사원 여러분

저는 대표이사 연임을 포기함으로써, 경향의 조직문화, 특히 선거 문화를 한 단계 진전시키고 진정한 독립언론의 기틀을 다지는 데 작은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회사 운영과 관리 책임자로서 대표 이사 경선 과정을 냉철한 시선과 자세로 지켜보고자 합니다. 대표 이사 경선은 회사의 운명을 가름하는 막중한 행사이기 때문입니다. 천박한 정치 놀음의 마당이 아니라 경향 진화의 축제로 가꾸어가기를 소망합니다. '독립언론'의 얼굴, 대한민국 대표언론의 최고 책임자를 뽑는다는 자부심과 경건한 마음을 잊어서야 되겠습니까.



선거제도는 민주주의의 꽃으로 일컬어집니다. 선거는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제도인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선거 제도가 민주주의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뒷전에서의 은밀한 속삭임이나 '끼리끼리 문화'는 마땅히 청산돼야 할 어두운 유산들입니다. 우리는 시골 마을 이장을 뽑는 것이 아닙니다. 지면의 정체성 확보, 경영 모델의 혁신, 미래의 미디어전략, 조직력의 창조적 재편 등 당면 과제에 집중하는 성숙한 문화, 아름다운 '정치'를 기대합니다.



지면의 정체성은 독립 언론 경향의 생명이라고 믿습니다. 경향에 대한 사회적 평가는 높습니다. 기대 어린 눈초리가 경향에 집중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머지않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신문의 자리를 차지하리라는 기대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경향의 홀로서기만으로는 독립 언론이 될 수 없습니다. 새로운 경영 모델도, 앞으로 다양하게 펼쳐질 사업부문도, 미래의 미디어전략도 경향에 대한 신뢰가 성공의 절대적인 전제조건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지면의 완성을 방해하는, 지면의 정체성을 훼손할 수 있는 위험성은 도처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위험한 것은 우리 스스로 지면의 가치에 대해 회의하는 일입니다. "지면이 밥 먹여주는가. 지면을 다소 양보해서라도 '돈줄'이, '빵'이 보장된다면 양보의 미덕을 발휘해도 되는 것 아닌가." 참으로 위험한 발상입니다. 썩은 정신으로 건강한 육신을 가꿀 수 없는 일입니다. 꿩도, 매도 잃는 어리석은 사냥꾼 이야기가 남의 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경영과 지면, 빵과 경향정신은 '한 몸'이라는 사실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은 살 수 있겠지만 결코 내일은 보장할 수 없는 선택을 우리는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새로운 경영모델의 확립은 실로 지난한 일입니다. 디지털 문화의 '무차별 공습', 자본주의 시장원리를 무시한 한국 신문시장의 특수성은 우리를 옥죄고 있습니다. 백마 탄 왕자가 어느 날 홀연히 나타나 일거에 모순을 해결하는 상황은 결코 연출될 수 없습니다. 긴 눈으로 치밀하게 기초를 다지는 인내가 필요한 영역입니다.



미래의 미디어전략은 사막에서 바늘 찾는 작업에 비견되는 어려운 작업입니다. 미디어 융합의 시대를 맞아 많은 투자와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해답은 아직 어디에도 없습니다. 맹목적인 모방은 '백전백패'의 길입니다. 창조적 발상을 매개로, 장르를 초월한 미디어와 미디어의 전략적 제휴, 자본과 미디어의 결합에 답이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저는 미디어 선진국이 반드시 미래의 미디어를 창출할 것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날 필요를 느낍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새로운 미디어 창출의 토양과 분위기를 갖췄다고 판단합니다.



경향의 조직력을 냉정하게 판단할 때, 경향의 잠재력을 십이분 발휘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데 동의하리라 믿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번 선거는 그 미약한 조직력을 더욱 축내느냐, 추스르느냐를 가름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지대한 관심과 주목의 대상입니다.



사원 여러분.

무수한 눈초리가 경향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정치권과 재계, 학계, 사회 시민단체들이 경향의 선택과 행보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경향은 믿음과 희망의 보루이자, 두려움과 경계의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독립언론 10년을 맞이한 경향신문이 진정한 독립 언론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엄중한 순간입니다.



작지만 강한 신문, 시대와 함께 하는 아름다운 신문, 경향신문의 내일을 위해 한층 깊이 고뇌하고 의연하게 행동할 사원 여러분께 경의를 표합니다.



감사합니다.

2008년 3월 31일

사장 고영재





역시 이런 고충이 있었군요.

광고 지면을 사지는 못해도 매달 신문은 봐줄 수 있으니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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