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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이 오시지 않아 삽질했던 추억.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8-05-12 14:26:00
추천수 0
조회수   556

제목

스님이 오시지 않아 삽질했던 추억.

글쓴이

조성원 [가입일자 : 2000-12-16]
내용
김기수님 글을 보고, 저도 신병훈련소 시절 종교활동 시간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지금은 민방위도 다 끝나가는 나이니까 꽤 시간이 흘렀네요.



신병훈련소에 종교활동 코스가 천주교, 개신교, 불교 등 3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교회인데, 절차나 형식이 간소하고 초코파이 등 먹을 게

푸짐하기 때문입니다. 목사님 말씀하실 때 시커먼 놈들이 꾸벅꾸벅 졸아도 다

너그럽게 봐줍니다. 이모나 큰누나뻘이기 쉽지만, 여자도 많이 찾아옵니다.



천주교 성당은 형식이 일단 까다롭습니다. 일어섰다 앉았다 몇 번을 반복해야 하니

쉬고 싶은 훈련병 놈들이 얼마나 귀찮아하겠습니까? 게다가 신부님 말씀이,

뭐 좋은 얘기이겠지만, 목사님 설교 이상으로 꽤 길지요.



법당은 꼭 불도를 따르는 사람이 아니어도 친숙한 곳이고, 교회 가기 싫어하는

반기독교인이 몰리기도 합니다. 먹을 것도 별로 주지 않고, 형식이 복잡해도

은근히 많이 갑니다.



첫주는 스님께서 바쁘신지 오시지 않았습니다. 교회 반, 성당 반 나누어 갔는데,

성당으로 간 놈들 많이 후회를 했지요. 앞서 말씀드린 것 때문에요.



둘째 주도 스님께서 오시지 않았습니다. 목사님도 오시지 않았습니다. 죄다

성당으로 몰리니, 그것도 비 오는 날이어서 덥고 끈적끈적하고 난리가 아니었지요.

난민수용소가 따로 없었습니다.



다음 주도 스님께서 모습을 나타내지 않으셨습니다. 이번에는 죄다 교회로 몰고

가는데, 어느 하사관이 교회 가기 싫은 놈은 여기 남아 작업하라고 하십니다.



신념에 따라 삽질을 하느냐, 신념을 버리고 교회에 가서 초코파이를 먹느냐 하는

상당히 진지한 철학 문제였습니다.



일단 누구보다도 교회 가기 싫어하는 제가 작업을 하겠다고 나서니 뜻밖에도 몇 놈

더 나오더군요. 결국, 일개 소대가 모여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뭐 삽으로

나무 자르고 땅 파고 그런 작업이었지요.



한 주 지나고 기다리던 스님께서 드디어 오셨습니다. 법당에 결국 갔느냐고요?



아니요. 또 끌려가 삽질했습니다. 자대배치 받고서도 죽…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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