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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훠이훠이 그렇게 가셨습니다...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8-05-11 01:46:14
추천수 0
조회수   2,438

제목

아버지가 훠이훠이 그렇게 가셨습니다...

글쓴이

이문준 [가입일자 : 2002-08-07]
내용
작년 추석에 서울에 있는 큰아들집에 오셔서 차례를 모신 것으로 공식적인 인사를 다하셨다고 생각하신 듯 합니다. 평생을 거친 노동으로 소모된 육신이 더이상 본인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게된 올초에는 드디어 자리보전을 하시더니 결국 지난 달에는 급성뇌졸중까지 겹치는 바람에 결국 병원으로 모신 지 한달 여 만에 황망하게 떠나버리셨네요.



지난 주에 있었던 막내동생 결혼식에도 아버지 대신 제가 혼주 노릇을 해야했습니다. 병상에 누우신 당신도 막내아들 결혼식에 참석 못하신 것을 마음 아파하셨습니다. 결혼식에서 찍어온 사진들을 카메라로 보여드리던 것을 묵묵히 지켜보시더니 어쨌건 할 일을 다하셨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습니다.



큰아들로서 제대로 모시지도 못하고, 부랴부랴 서울역으로 달려가는 순간에 세상을 떠셨답니다. 임종을 못한 것이 것이 가슴아프지만, 그만치 병상에서 고생 덜 하시고 가신 것으로 위안을 삼고자 합니다. 평생을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하기를 꺼리시던 성격이신지라 장례도 연휴기간중에 후딱 해치우라고 이렇게 급하게 가신 듯 합니다.



돌이켜 보노라면 다정다감한 아버지도 못되셨고, 성공과는 거리가 먼 그늘진 인생을 사시다 가셨지만, 나름 열심히 사셨습니다. 아버지, 외롭고 고된 인생을 내려놓고 영혼이나마 편안하게 누이시기를 빌 뿐입니다. 아버지, 열심히 사셨습니다. 나중에 다른 세상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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