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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오늘은 몰라 삼촌에 대하여 썰을 풉니다.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8-05-09 16:01:44
추천수 0
조회수   862

제목

[잡설] 오늘은 몰라 삼촌에 대하여 썰을 풉니다.

글쓴이

조우룡 [가입일자 : 2007-07-20]
내용
우리동네 석산에서 만년마트 사이 약 200여 미터 나와바리에서 여름이든 겨울이든

걷지 않고 뛰어다니는 사람이 있다면 거의 백발백중 '몰라 삼촌' 되시겠습니다.

그 분께서 언제부터 몰라 삼촌이라는 별호를 가지게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분과 단 한번이라도 조우한 사람이라면 그 분의 별호가 '몰라'라는 것에

대해 마땅히 수긍하게 될 것입니다.



이름을 물어도 몰라,

나이를 물어도 몰라,

집을 물어도 몰라 이니까요.

다만 저처럼 사해동포주의에 극한 족보지상파인 것은 분명하여서 석산 일대의 모든

어른들이 그 분의 어머니, 아버지인 것만은 사실입니다.

'왜 저 분이 삼촌 아버지예요?' 물으면 당연히 몰라! 되시겠습니다.



하루는 이씨네 우사 건너편 닭장 앞에 사는 이장님께서 모 식당 앞을 걸어가고

있는데 그 분께서 한 화분을 가리키며 말을 건네셨다고 합니다.

"이 꽃 이쁘지? 내가 심은 거야."

"어, 정말 이쁘네. 그 꽃 이름이 뭐야?"

"몰라."



괜한 질문을 했다가 당연한 대답을 들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분께서 벽력 같은 법문을 설하셨다고 합니다.

"꽃이 이쁘면 됐지 이름이 왜 필요해?"

그 법문의 충격에 휩싸여 이장님께서는 그날 밤 라면에 스프 넣는 것도 잊은 채

맨 라면을 드셨다고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 되시겠습니다.



맞습니다.

꽃이 예쁘면 그만이지 이름 따위 뭐 대수겠습니까.

굳이 사람이 덧씌운 이름 아니더라도 꽃들은 제 향기와 빛깔로 피어나고, 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 웁니다.

누군가에게 이름으로 기억나지 않고 다만 향기로 기억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름에 걸리지 않고 대상의 본질에 바로 닿아가는 몰라 삼촌이야 말로

더하고 뺄 것 없는 천상 시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앞으로 우리 동네에서 바쁠 것 없이 뛰어가는 몰라 삼촌을 만나시거든 그대 인생의

가장 무거운 질문을 던져 보십시오.

그러면 그 즉시 세상에서 가장 명쾌한 대답을 들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몰라!"



[펌]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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