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고급세단 수요예측 실패로 재고처리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한국 모 기업체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지사에 일하는 박모씨(40)는 지난 주 3천800㏄급 대형 고급 세단인 `오피러스' 2008년형을 구입했다.
그가 지불한 돈은 1천791만원(6만9천990디르함).
수출용과 내수용 차량의 과세 체계와 사양이 달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비슷한 수준의 오피러스가 한국에서 4천만원에 육박하는 것에 비하면 절반에 불과한 가격이다.
이 정도의 가격이라면 2천400㏄급인 현대 NF쏘나타의 상위 모델보다도 두바이 현지 판매가격이 낮다.
박씨는 "한국 같으면 내 수입에 어떻게 이런 고급차를 뽑을 수 있겠느냐"며 "마침 차를 한 대 사려고 했는데 아반떼 값으로 오피러스를 살 기회라고 생각해 망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피러스를 생산ㆍ수출하는 기아자동차는 지난주부터 UAE에서 오피러스 3천800㏄급 2008년형 3개 모델을 6만9천900∼9만5천500디르함(2천445만원)에 특별 할인 판매하고 있다.
두바이 거주 한국인 사이에서 특히 인기있는 사양은 가장 싼 6만9천900디르함 짜리 모델로 할인판매 전엔 7만8천디르함(2천만원)에 팔렸었다.
오피러스의 가격이 이처럼 난데없이 떨어진 것은 지난해 UAE에 330대의 오피러스를 수출한 기아차가 지금까지 팔리지 않은 100여대에 대해 이른바 `땡처리'에 들어갔기 때문.
회사 측은 "중동 소비자들이 자동차의 연식에 민감해 2009년형 오피러스를 시장에 내놓기 전에 재고분을 모두 팔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기아차 등은 지난해 초 한국산 고급 세단의 판매가 일시 호조를 보이자 본사에서 수출량을 늘렸는데 후반으로 가면서 판매량이 기대만큼 늘지 않아 재고처리에 고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결국 수요예측의 실패로 인한 재고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폭탄세일'이란 고육지책을 도원한 셈이다.
한 기아자동차 영업사원은 "이번 특별 할인 판매의 마감일은 정해진 게 없고 재고분이 모두 팔릴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영업하는 측에선 이윤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귀띔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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