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페이지로 시작페이지로
즐겨찾기추가 즐겨찾기추가
로그인 회원가입 | 아이디찾기 | 비밀번호찾기 | 장바구니 모바일모드
홈으로 와싸다닷컴 일반 상세보기

트위터로 보내기 미투데이로 보내기 요즘으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시험 끝나고 난 오후의 허탈한 느낌..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8-05-02 16:46:19
추천수 0
조회수   467

제목

시험 끝나고 난 오후의 허탈한 느낌..

글쓴이

이동옥 [가입일자 : ]
내용
매우 중요한 PT를 막 마치고 사무실에 돌아왔습니다.. 매번 PT 후에 느끼는 것이지만 시험 끝나고 학교 문을 나서면서 느끼는 해방감, 허탈함.. 을 느낍니다.



제가 일하는 업종에서 4월말, 5월초는 RFP가 넘치는 시기입니다. 매주 하나씩은 마감을 해야 하고, 또 고객사(?)에 가서 경쟁 PT를 해야합니다. 경쟁 PT에 들어오는 업체가 매번 그 나물에 그 밥인지라 보는 얼굴 또 보게 되지만 고객이 매번 바뀌는지라 긴장감은 항상 같습니다.



시작 시간 30분 전 쯤 가서 기다립니다. 회의실 안에서는 경쟁사에서 PT를 하는 소리가 조그맣게 들립니다. 안에 안들어가고 밖에서 대기하는 경쟁사 사람들과 인사를 합니다. 같이 근무했던 사람도 있고, 처음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경쟁사 사람들과 얼마나 잘 아느냐 하는 것이 업계의 경력인 양.. 신입사원들은 경쟁사 사람들과 인사하는 윗사람을 약간은 선망이 섞인 눈으로 쳐다봅니다.

앞으로 자주 볼거니까 인사해둬.. 라고 하면 신입사원이 허겁지겁 명함을 챙기고 공손하지만 약간은 적개심이 섞인 표정으로 인사를 합니다. 우리 신입사원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경쟁사의 신입사원도 마찬가지 입니다.



기다리고 있으면 고객사에서 음료수를 가져다줍니다. 엉거주춤 일어나서 음료수를 받아들고 한모금 마시면 담배 생각이 납니다. 잠깐 나가서 담배나 피우자고 소속 구분없이 우르르 나갑니다.



담배를 피우는 곳에서 서로 탐색전이 벌어집니다. 아무래도 대기실에서는 모르는 사람도 있고, 자유롭게 이야기하기가 껄끄럽습니다. '얼마에 넣으셨어요..?' 결국 가장 민감한 질문이 던져집니다. 우물쭈물.. 이야기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얼마쯤 넣었어요.. 이야기하고 보는 표정이 재미있습니다. 안심하는 표정.. 이 경우는 제 표정은 굳어지겠죠.. 당황하는 표정.. 제 표정은 안심하는 표정이 될 것이구요..



다시 대기실에 들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들어오라는 사인이 옵니다. 긴장을 풀려고 노력하지만 긴장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머리 속으로 오늘 강조하려고 준비한 포인트를 생각하면서 세팅을 시작합니다. 약간의 웅성거림..



오늘은 고객사의 CEO를 대상으로 하는 PT입니다. 회의장의 중앙에 CEO가 앉아 계십니다. 대기업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PT는 긴장이 더합니다. 날카로운 질문.. 마케팅용 전산 Tool을 판매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업무를 저보다 더 잘 아는데다.. 경험이 많고 여러가지로 고민을 많이 하신 분들인지라 허점이 있으면 날카롭게 파고듭니다.



PT를 시작합니다. 계속 긴장이 고조되는 경우가 있지만 오늘은 다행히 차분하게 마음이 가라앉습니다. 이것저것 설명을 하면서 표정을 살핍니다. 중요한 이야기를 하는데 조는 분은 없는지, 재미있어 하는지..



그렇게 PT를 마치고 질의/응답 시간이 됩니다. 여러가지 질문들.. 날카로운 지적과 조금은 무리하게 보이는 요구가 섞여있습니다. 답을 드리고.. 인사하고 PT가 끝나면 몇 분이 따라나와 배웅을 합니다. 대부분 그동안 미팅을 진행해오던 분들입니다.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나오면서 담배를 또 한대 피워 뭅니다. 마음이 진정이 되면서 서서히 해방감, 허탈함이 밀려옵니다. 갈 때와는 다르게 여유있는 운전..



사무실에 들어오면 분위기는 어땠냐.. 뭘 궁금해하느냐.. 하는 등의 질문이 쏟아집니다. 커피를 한잔 타서 들고 담배를 피우러 갑니다..



'눈물을 철철 흘리면서 제발 팔아주세요..'이런 반응이었어.. '한데 눈물을 닦더니 너무 바싸다고 가격 부분을 다시 제안해 달라던데..' 이렇게 이야기하면 대개 '응 그냥 보통 PT 분위기였구나..' 합니다.



자리에 앉아 느긋하게 음악을 틀고 싶은 마음이 됩니다. 근무시간에 음악을 틀어버릴 수는 없는 노릇인지라.. 자리에 앉아 '와싸다'에 들어옵니다..



오늘도 많은 글이 있군요.. 광우병으로 시끄럽기도 하고.. 글들을 보다 이렇게 글을 하나 올리면 쓰는 동안 점점 마음이 안정됩니다.





이제 다음주에 마감되는 제안서를 써야합니다. 어디를 차별화 포인트로 할지 회의도 해야합니다. 서둘러야 어린이 날 쉴 수 있습니다. 아침부터 놀러나가자고 할 네살 먹은 아들놈의 웃는 모습을 보려면 어린이 날은 쉬어야 합니다..^^



모두 바쁜 하루 보내시고 저녁부터 편안한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저는 어린이날 쉬기 위해서 아무래도 주말에 일을 해야할 듯 합니다..
추천스크랩소스보기 목록
  • 광고문의 결제관련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