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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납치됐다” 눈뜨고도 낚인다...ㆍ신종수법 활개 피해 속출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8-04-29 11:4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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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073

제목

“아내가 납치됐다” 눈뜨고도 낚인다...ㆍ신종수법 활개 피해 속출

글쓴이

김창욱 [가입일자 : 2000-06-04]
내용
[보이스피싱 봉, 한국]“아내가 납치됐다” 눈뜨고도 낚인다
ㆍ신종수법 활개 피해 속출

ㆍ은행 등 공조없인 ‘몸통’ 못잡아




지난 3월 입국한 대만인 우모씨(41)는 한 달여 만에 약 6억원을 모았다. 방법은 간단했다. 한국에 있는 브로커를 통해 대포통장(다른 사람 명의로 된 개설된 통장)을 헐값(약 8만~10만원)에 사들인 뒤 본국 조직에 연락해 통장 계좌번호를 불러줬다. 본국 조직의 지시를 받아 정해진 시각에 현금인출기에 가면 며칠 전까지만 해도 비어있던 대포통장에 엄청난 돈이 들어와 있었다. 우씨는 함께 입국한 동료들과 나눠 통장에 들어온 돈을 찾기만 하면 됐다. 중국인 왕모씨(22)도 비슷한 방법으로 넉달 동안 5억원을 모았고, 대만인 허모씨(29) 등도 나흘 만에 약 4140만원의 거금을 거머쥐었다. 이들은 모두 대만과 중국에 근거지를 둔 보이스피싱단의 조직원들이다.

- 中·대만 조직 “용돈벌이” 농담-

한국이 보이스피싱(Voice Pishing·전화금융 사기)의 ‘봉’으로 취급되고 있다. 중국과 대만을 근거지로 하는 보이스피싱단은 한국에 중간브로커까지 두고 활개를 치고 있다.




“한국에 용돈벌러 간다”는 농담까지 나돌 정도다. 2006년 첫 발생 후 여러 차례 피해사례가 소개됐지만 수법은 날로 교묘해지고 피해금액도 늘어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06년 6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집계된 피해액만 569억원에 달한다. 2007년 한 해에만 416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 도대체 왜 한국이 지속적으로 보이스피싱에 이용되고 있는 것일까. 관계자들은 허술한 개인정보관리 시스템이 범죄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 허술한 개인정보관리가 문제-

◇줄줄 새는 개인정보 = 관공서를 사칭해 무작위로 전화했던 초창기와 달리 최근에는 수법이 좀더 치밀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녀가 납치됐다”고 협박하는가 하면,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신용등급을 올려주겠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서부경찰서 김영기 수사과장은 “상당수의 개인정보가 인터넷 해킹 등을 통해 보이스피싱 사기단에 넘어가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아내나 자녀의 실명을 거론하며 납치됐다고 협박하는 등 특정정보를 구체적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김 수사과장은 “IT강국이라고 하지만 개인정보 보호는 허술해 역공을 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최근 옥션 등의 개인정보 유출사건으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경기 이천에 사는 주부 이모씨(51)는 “옥션 유출 이후 하루에 다섯 통 이상의 수상한 전화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 지능범죄 수사과 박찬우 경감은 “통신회사나 금융회사 등에 주민등록번호는 물론 카드번호, 집주소까지 다 유출되고 있는 것에 대해 경각심이나 두려움이 적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보이스피싱단은 한국에서 개인정보가 가볍게 다뤄지고 있는 맹점을 악용하고 있다. 보이스피싱단이 이용하는 대포통장의 상당수가 인터넷에서 사들인 것이다. 개인명의의 통장과 현금카드가 한 세트에 보통 10만원선. 지난 15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검거된 위조전문일당도 인터넷을 통해 700여개의 통장을 손쉽게 매입해 개당 8만~20만원을 받고 중국 보이스피싱단에 팔아넘겼다.

◇왜 못잡나 = 경찰은 조직원들의 일부를 검거하고 있지만 이들은 사실상 ‘꼬리’에 지나지 않는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에서 잡힌 이들은 대부분 급전이 필요한 이들이나 무직자들로 ‘비행기표 끊어줄테니 시키는 대로만 하면 돈을 주겠다’는 말에 넘어가 현금을 인출하고 수수료로 3~5% 정도를 받는 말단직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조직과 대포폰과 대포통장으로 거래해 ‘몸통’의 실체를 밝히기 어려운 데다, 안다고 해도 대부분 직접적인 연계가능성을 부인하기 때문에 사실상 우두머리는 잡지 못하고 있다.

-은행 등 공조없인 ‘몸통’못잡아-

한 경찰 관계자는 “중국의 유명 폭력조직이 집단적으로 계획하고 수금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십~수백개의 점조직으로 나뉘어 있고 강령까지 나와있지만 외국인에 대한 수사권이 제한돼 있고, 잡더라도 구속했다가 벌금도 없이 바로 추방하기 때문에 다음달에 다른 이름으로 여권을 위조해 다시 국내에 들어와도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대포통장을 거래해도 처벌할 조항조차 없는 것도 문제다. 경찰청 관계자는 “대포통장을 법적으로 규제하지 않으면 보이스피싱은 뿌리뽑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남경찰서 이지춘 수사과장 역시 “중국발 특정 전화를 착신금지시킨다든지, 문제의 계좌를 은행별로 인출정지시킨다든지, 통신회사나 은행 등과 공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교·임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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