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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7시에 눈을 떠서. . . 아침 8시까지 한 시간의 갈등 . . . .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8-04-29 09:41:23
추천수 0
조회수   794

제목

아침7시에 눈을 떠서. . . 아침 8시까지 한 시간의 갈등 . . . .

글쓴이

임재윤 [가입일자 : 2004-05-09]
내용


금일

아침 7시에

눈 떴습니다.



그 시점에는 아직

일어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왜냐면 눈만 떴지 몸 일으키진 않았으니까 . . .



몸을 일으켜야 하는데

움찟 하고 스톱했습니다.

어제 밤에 잘 때 이불을 대롱벌레처럼 돌돌 두르고 잤습니다.

지금의 기후는 서늘하기 때문에 . . .



아침에 깨니 이불은 목은 덮지 않고 상반신 하반신을 그대로 덮고있는데

그것을 보고 스톱했습니다. 몸을 일으키려다 만 자세로 멈췄습니다.



이불에는 무늬가 있습니다. 파랗고 하얀 무늬가. . .

이 무늬가 어떠한 확률적인 일치로

멋들어지게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이불의 하얗고 파란 흐름이 이만큼 조화로운 것은

인생에서 처음 목격했습니다.

고대 그리스 조각품을 연상시키는 이상적인 패턴이었습니다.

이런 가능성이... 매일 덮고 자던 이불에 간직되어 있었던가...



어떠한 의도에 의해서가 아니라

순전히 확률적으로... 소위 말하는 우연으로 주름잡힌 형태인데..



그래서 오늘 아침 눈을 뜨고

일어나려는 찰나의 순간, 전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몸을 일으키면 이 이불 모양을 두 번 다시 볼 수 없게 된다...

이토록 멋진 패턴은 인생에서 다시 접하지 못할수도 있다...



다음 순간 든 생각은

'그렇다면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지금의 무늬 패턴을 담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카메라는 저만치 책상 위에 있습니다.

카메라를 가져오기 위해서도 몸을 일으킬 수 밖엔 없다...



몸을 일으키면 이불 표면의 주름이 움직여서

지금의 형상은 허물어지고 만다...

뭘 하려 하든

일어나지 않을 수는 없다.



결국 어떻게 해도 이 완성품을 보존할 수 없단 생각에

고통스러웠습니다.



어쩔 수 없이 그 자세로 약 한 시간 정도 몸을 움직이지 않고

(일으키려다 만 자세 그대로)

이불 무늬의 패턴을 감상한 뒤



몸을 일으켰습니다.



몸을 일으키자 허물어지는 주름 표면... 마치 아까의

완벽한 예술은 처음부터 없었다는 듯

보통의 사물로... 평범한 침구로 환원되고 만 이불....



인생무상이란 이를 뜻하는구나...

그래도 몸을 일으킨 것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미학 보다야

실제 몸을 움직이는 사람의 생활이 더 중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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