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회사 직원 결혼식이 있어서 토요일에 부산에 내려갔습니다.
해운대 근처 아놔콘도에 숙소를 잡고 해운대를 한번 살짝 거닐어준다음...
숙소로 다시 돌아오려고 택시를 탔다고 혹시나 해서 기사분님에게 물어보았습니다.
"혹시 이 근처에 돼지국밥 잘 하는 곳 있나요?"
아저씨가 잘 하는곳 있다면서 데려다준 곳...
해운대 신시가지라고 해야하나?? 지하철 종점인 것 같던데...
나름 유흥가가 꽤 크더군요.
가게 이름이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데.. 신창국밥이었나??
가게 밖에 이런저런 매스컴에서 촬영한 것을 붙여놓았더군요.
개인적으로 이런 가게는 잘 들어가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택시기사 추천장소니...
5시 반쯤에 들어가서 손님들은 아무도 없더군요.
메뉴는 국밥(5천원), 따로국밥(6천원), 수육밥(7천원), 수육(중자 12천원)이 있더군요.
와이프가 이런거 못 먹어서 제꺼만 혼자 시키려다가 그냥 국밥만 두개 시켰습니다.
시키고 난 다음에 벽에 무슨 동동주가 보이길래 그거도 하나 시켰습니다.
먼저 나온 동동주... 맛이 기가 막히더군요.
허여멀건한 서울막걸리는 정말이지 제 입에 진짜 안 맞는데...
이건 동동주라고 하지만 분명 막걸리이고, 진짜 입에 쫙쫙 달라붙게끔 만들었더군요.
그게 사카린이라고 하면 할말이 없을 정도로 말이죠.
와이프도 이런 술 거의 안 마시는데 홀짝홀짝 잘 마시더군요.
수도권에 살면서 아쉬운 것 중 하나가 진한 막걸리가 없다는 것이었는데...
이 곳 부산의 막걸리는 정말이지 환상이었습니다.
닝닝한 맛의 대구 불로막걸리도 솔직히 맛은 별로 없지요.
포천막걸리도 요즘은 별로인데, 그것과 비교할 것이 아니더군요.
그런데 알고 보니 다른 요인도 있을 수 있겠더군요.
제조일이 4월 26일... 그러니까 바로 당일 만든 술을 마신 것입니다.
맥주도 만든지 얼마 안된 것이 맛이 있듯이 막걸리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만든지 24시간이 채 안된 막걸리여서 그런지 정말 죽여주더군요.
그런데 진짜 마시고 죽었습니다;;;
와이프는 한잔 반 마시고 장렬히 전사했죠.
암튼 곧 돼지국밥이 나왔습니다.
다대기가 들어가 있길래 일단 3분의 2정도는 덜어냈습니다.
정구지를 좀 더 넣고 국물 맛을 보았습니다.
진한 맛의 막걸리에 비해 국물은 담백하다고 해야하는게 맞겠더군요.
택시기사 아저씨가 고기비린내가 안난다고 강조하던게 이런 맛이었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역시 명성에 맞게 건더기는 정말이지 수육 수준이더군요.
쌈장에다가 마늘 썬거 얹고 막걸리와 함께 마시니 부산에 온 게 헛걸음은 아니다 싶더군요.
사실 서울의 순대국은 수육이 아니라 내장을 넣지요.
여기도 내장이 조금 들어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그냥 수육이 대세더군요.
한참을 맛있게 먹고 있다보니 꽤 많은 손님이 와서 먹고 있더군요.
건너편 자리에는 주문을 수육밥으로 시켰는데...
수육이 따로 나오고 국은 따로, 밥 따로더군요. 그게 더 맛있어보이긴 했습니다.
시원소주도 마셔주려고 했지만 일단 막걸리만 마셨습니다.
계산하고 나오니 와이프가 정신을 못차리더군요.
택시타고 숙소에 오니 4천원 정도??
도착하자마자 와이프 주무시더군요. ㅎㅎㅎ
밤에 숙소 꼭대기에 있는 바에 가자더니.. 바는 무신;;;
저 역시 와이프 자는 거 보고 테레비 좀 보다가... 8시 안되서 잤습니다;;
그 가게의 돼지국밥만으로 평가하자면...
순대국과 비교해서 선릉역의 신서방네? 순대국보다는 좀 못했습니다.
하지만 기타 고만고만한 순대국보다는 나았고, 건더기와 가격면에서는 최고였습니다.
막걸리는 제가 여태 먹어본 막걸리 중 베스트 5에 들만한 맛이었고...
서비스나 기타 반찬 등은 고만고만했습니다.
다음에 부산에 내려간다면 밀면을 도전해봐야겠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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