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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평촌 분리 독립? 신분 계층과 지역성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8-04-23 22:42:50
추천수 0
조회수   1,362

제목

분당, 평촌 분리 독립? 신분 계층과 지역성

글쓴이

이상원 [가입일자 : ]
내용
저는 서울 송파구 풍납동에 서식하고 있습니다.



풍납동에서 태어나 자라며 풍납동 안에서만 이사를 몇 번 다녔지요.



정확히, 제가 태어난 곳은 풍납동 길 건너 성내동에 있던 강동병원입니다.



지나가다 보니 어느새 병원이 없어지고 미용실이 되어 있더군요.



풍납동은 백제 초기 유물과 토성이 발견되어 언론에도 몇 차례 출현한 동네입니다.



최초의 백제 도읍지이며 고대의 성곽터로 추정되어 역사 스페셜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지요.



아파트 올리려고 땅만 파면 유물이 나와서 이제 고도제한도 걸리고 용적률도 묶여서 개발이 되지 않네요. 인접한 잠실 땅값 집값 천정부지로 오르는 동안 풍납동은 고만고만하게 오르지도 않았지요.



뭐, 그래봐야 엄청난 서울 부동산 한 귀퉁이 입니다만.



주민세, 재산세 납세 거부 운동을 하네 뭐네 말들도 많고 시뻘건 플랜카드도 걸고 뭐 주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충돌하고 뭐 그러는 동네입니다.



얼마전엔 잠실8동으로 동명개정해 달라고 모 아파트 부녀회 아줌마들께서 팔 걷어붙이셨다가 같은 동네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차태현 하지원이 주연한 영화 '바보'에서 차태현이 풍납동 바보로 나오지요. 강풀이 풍납동 출신이라는 얘기도 있네요.



잡설이 길었습니다만 저는 나름 풍납동에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태어나 자라고 학교도 모두 마친 곳이니까요.



헌데 풍납동이라고 하면 어디가서 누구에게 말해도 잘 모르지요. 모르셨죠?



그래서 어디가서 누구에게 말할 때에도 저는 주로 잠실 산다고 말합니다. 별로 나을거도 없으면서 성내동, 천호동이라고 말하기는 싫은가봅니다.



사실 요즘 집값은 성내동 천호동이 훨씬 비싸죠.



나이 좀 있으신 분들은 잠실 산다고 하면 오오 좀 사나봐? 하는 분들도 더러 계시고,



서울에서 집 갖고 살면 뭐 다 부자야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잠실이라는 지명이 한 동네 이름을 떠나 어떤 상징적 의미, 아이콘으로써의 대표성을 가지게 되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안양분들은 말씀하시길, 평촌이 안양에서 떨어져나가려는 듯 하다고 합니다.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인데 말입니다.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인데 말입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인데 말입니다.



분당 사시는 분들이 성남 산다고 말씀하시는 걸 들어보지 못했고,



평촌 사시는 분들이 안양 산다고 말씀하시는 걸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서울이야 워낙 크고 지명이 잘 알려져 있어 서울이 다 니 집이니? 하는 질문이 돌아오기도 하니까, 잠실이니 천호동이니 하는 동네이름 대는 것이 납득할만 합니다만



지명이 가지는 대표성 혹은 상징성은 과연 이 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 걸까요?



평촌 중앙공원이나 분당 율동공원에도 가끔 가곤 하지만,



평촌이나 분당의 그 무시무시한 아파트 단지들을 보며 참 삭막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평촌이나 분당의 그 명문 사립 혹은 '좋은 학교'들과, 수억씩 번다는 유명 강사들로 꽉꽉 채워진 잘나가는 학원들을 보면서,



이 사회에 결국 중요한 것은 돈 어떻게 버는가 돈 어떻게 쓰는가 하는 문제라는 생각을 합니다.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는 거야 자유입니다.



허나 정승처럼 벌어야 정승처럼 쓸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사무실에 앉아 혹은 HTS 잘 돌려서 번다고 정승처럼 버는 것은 아니겠지요.



사실 우리는 모두 이건희씨를 닮고 싶은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떻하든 많이 벌어서, 내 인생 내 가족만을 위해 살며 그것을 대물림하기 위해 좋은 학교 좋은 학원이 있는 곳에 모여살고 사회가 어떻게 변하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그저 살아남기 위해 영악해지는 건 아닌지 이러다 좀비가 되는게 아닌지



뭐 가정 사회 경제 교육 지역 문제까지 다 들먹이며 한소리 푸념만 늘어놔 봤습니다.



어쨌든 전 풍납동을 사랑합니다.



유적나왔다고 테두리만 쳐놓고 사적지 개발도 안하면서 보낸 세월이 10년,



고도제한 용적율제한 증축제한 다 걸어놔 땅 값 집 값이 옆동네만큼 안올라도



변변찮게 먹을꺼도 없고 놀데도 없고 그래서 평화롭고 조용해서 좋은 주택지



나의 모든 기억과 추억이 묻어있는 동네...



이제 잠실산다고 하지 않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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