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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8-04-23 21: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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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366

제목

봄밤

글쓴이

최흥섭 [가입일자 : ]
내용
봄 밤



-최승호-



창호지로 엷은 꽃향기 스며들고

그리움의 푸른 늑대가 산봉우리를 넘어간다.

늘 보던 그 달이 지겨운데

오늘은 동산에 분홍색 달이 떴으면

바다두루미가 달을 물고 날아 왔으면



할 일 없는 봄밤에

마음은 멀리멀리 천리 밖 허공을 날고

의지할 데가 없어 다시 마을을 기웃거린다.

어느 집 핼쓱한 병자가

육신이 나른한 꽃향기에 취해

아픔도 없이 조용히 죽어가나 보다.



아름다운 용모의

귀신들이 우두커니 꽃나무 그늘에 서서

저승에도 못가는 찬 기운의 한숨을 쉬고

인간 축에도 못끼는 서러운 낯짝으로

누가 좀 따뜻이 나를 대해 줬으면

하고 은근히 기다리는 봄밤



때에 젖은 묵은 솜뭉치처럼

짓눌린 魂들을 구겨 담은 채

저승 열차는 내 두개골 속을 지나간다.





*문틈으로 베란다에 놓아둔 난초꽃향기가 스며드는군요.

문득 전에 읽은 이시가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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