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에 갑자기 동창 소모임 총무에게 전화가 왔더군요. 부친상을 당한 형이 있으니 장례식장에서 왠만하면 같은 시간에 모여 보자고..
직장이 전국도 모자라서 일본까지 다 제각각이라, 밤 10시에 모이기로 하고 갔는데.. 역시나 반가운 얼굴들이 전부 와 있었습니다. 상을 당한 동창의 부친께서 아흔을 넘기고 편히 가셔서 호상이라 분위기가 좋은 탓도 있고, 거의 10년 만에 얼굴 보는 동창들도 있고 왁자지껄해지더군요.
탱자탱자하다가 뉴타운으로 대박 맞고 s 클래스 끌고 온 친구..
H/W 설계하는 모 회사 일본 지사에 있다가 입국한 친구..
무슨 복지재단에서 난치병 애들 돕는 일을 한다는 친구..
1톤 트럭으로 족발 배달한다는 친구(오토바이 대신에..)..
그 친구가 족발 배달하면 바로 걸려오는 항의 전화 받는다는 제수씨겸 동창..
회사 다니면서, 몰래 법인 대표도 겸직하다 걸렸는데 아직 안 짤리고 버티는 동창..
재무설계사하면서 자기가 겪었던 일화들 얘기해 주는 상주..
저에게 사귀자고 했던 여자애는 애 둘의 엄마가 되어서 왔고..
쟤는 참 볼때마다 괜찮더라~ 했던 애는 여전히 그때 얼굴 그대로하고 왔고..
역시나 그때도 말 많던 놈/형들은 지금도 말 참 많더군요. ㅋㅋ
오랜만에 그렇게 많이 모여서 수다를 떨었더니, 잠은 못 잤는데도 하나도 안 피곤하고.. 지금도 기분이 좋네요. 격식도 없고, 챙피할것도 없이 자기 사는 얘기해 본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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