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무슨 바람이 부는건지, 어지럽던 작은 방의 서브-섭서브를 모조리 정리해버렸습니다.
이제 이 방을 지키고 있는 건 고작 이 녀석들입니다.
전에 사무실용으로 들여놨다가... 직원들이 사무실에서까지 소음공해에 시달리는 걸 별로
탐탁하게 생각지도 않는 것 같고, 혼자서 음악을 즐길 시간도 없고 해서 어제 집으로 이사를
시켰더랬습니다.
KBS의 FM 송신소가 서울 남쪽으로 옮기는 통에 93.1을 즐기시던 팬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CDP 겸 리시버에 하나 있는 입력단자에는 막내녀석 공부용으로 카세트 데크를
물렸습니다.
원래 이곳이 좀 난청지역이라 긴가민가 하고 튜너 성능은 어떤가 싶었더니, 그냥저냥 잡음이
섞인 정도로 들어줄만 합니다.
엉성하긴 하지만 가로수 은행잎들이 노랗게 물든 바깥 풍경이 늦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합니다.
멀리 보이는 북한산은 음악방송의 차분한 멜로디와 함께 앞으로 남은 인생행로에서 맞딱뜨릴
수많은 희로애락의 잔물결에 넘실거리지 말고 중심잡고 살아라... 나직하고도 묵직하게
들려주는 듯 합니다.
그나저나.... 다 내치고 나니 남은 저녀석은 어케 해야하나.... 고민되네요..
KEF의 1980년대작 Carlton 3입니다. 투웨이에 패시브 우퍼가 부착되어 울림이 풍성하고
찰랑거리는 고음에 그다지 앰프를 가리지 않는 녀석이라 서브용으로 딱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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