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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익어가는 지금... 나와 함께 세월을 묻히고 있는 것들...
AV갤러리 > 상세보기 | 2007-10-27 17:58:47
추천수 5
조회수   3,314

제목

가을이 익어가는 지금... 나와 함께 세월을 묻히고 있는 것들...

글쓴이

김유헌 [가입일자 : 2005-02-21]
내용
휴고 볼프...


슈베르트..그리고 그 뒤를 이어 슈만...


독일 리트(가곡)의 계보를 살펴보면, 그 적당한 무거움과 적당한 서정성,..그리고 거기에 묻어있는 적당한 서러움의 시정이 가을을 짙게 물들게 하곤 합니다.


오늘, 그 뒤를 이은 볼프(Hugo Wolf)의 가곡을 얹어 놓고,...


그저, 방에서, 이런 음침한 서정이야말로, 북반구의 시벨리우스의 서정과 맞먹는 나를 깊은 심연에서 울게하는 병이구나 하면서, 이런 기쁨을 어찌 그냥, 흘려 보낼까 하다가, 수줍은 글 하나, 남기고 싶어 몇 자 적어 봅니다.





갤러리... 말 그대로, 감상물의 창조자가 아닌, 구경꾼들을 위한 자리이니,..


굳이 하이파이 기기를 올리는 자리에 이런 구질 구질한 글을 올려야 하나, 싶어, 당췌, 글을 올리는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어쨋건, 보잘것 없는 음악상자를 곁들여 구색을 맞춘다면야..(오디오 갤러리의 구색은 맞추겠구나...)하면서, 깊어 가는 가을을 묻혀 내어보고 싶어 몇 자 올려봅니다.





볼프의 음악을 듣습니다. 특히 오늘따라 서정시인 뫼리케의 시에 붙인 가곡들은 가을과 어쩜 이리도 잘 맞아 떨어지는지, 석양을 바라보는 이 시각엔, 나이먹고 늙어가는 세상에, 내가 묻히고 살아가는 사람과 공간을 어김없이 생각나게 합니다.


빨갛게 물든 차가워지는 가을의 저녁노을이 더욱 맛있게 익어갈수록, 제 귀보다, 마음이 먼저 농익어 버릴것 같습니다.


================================================================================





"무겁고, 서정적이며, 우수와 냉소를 담아, 때론 그 속에 날카로운 절규가 있는,... 하나, 그 몸짓이 드러나지 않고 서서히 알게 모르게 안개처럼 표현되는 소리들... "





이 애매모호한 표현이 제가 좋아하는 '이른바, 몸과 마음이 함께 감동하는' 형태입니다.





음악도 그렇고, 소리도 그렇고...














데논... 지난, 2년간의 데논과의 인연이 이렇게 저를 이런, 퇴폐적,염세적이고 어두우며, 깊고, 때론 하늘로 높이 치솟는 쾌감의 음악으로 안내를 했다고 하겠습니다. 오디오를 넌지시 거론치 않을 수 없는 오디오 갤러리의 특성상... 두번째로 올려보는 갤러리 글을 이렇게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수많은 소리 상자를 접하고, 그 소리의 무궁 무진한 가능성을 탐구하는 이 시대의 탐험가들 앞에, 감히 졸렬하고 옹졸한 내, 소리관을 남긴다는 것이, 얼마나, 부끄럽고 편협하며, 훗날, 유치한 모습으로 남을까 우려되지만, 이것도, 사람사는 세상의 모습인지라, 그냥, 저도, 이 공간안에 같이 느끼는 사람임을 외치고 싶어 몇 자 올려봅니다.





데논은 제가 위에 언급한 '제가 정한 모호성과 미스테리의 우울함'과 부합하는 유일한 브랜드입니다.


경제적 사정이 넉넉치 못한 처지라, 호사를 부릴 수 없는 입장에서, 데논의 등장은 음악적 감흥을 수십배 증폭시켜준 계기로서 참으로 고맙기 그지없는 일입니다.


이번, 신작인 PMA-2000AE, PMA-SA1, DCD-2000AE, DCD-SA1은 호주머니 사정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저같은 편협한 오디오 편식가에겐, 금이요 옥인셈인데...





'다행인 것은, 여기 와싸다 장터에서, 그리도 인기없는 이 브랜드가, 제겐, 너무도 몸과 마음이 편안해 지는 편청증(편식증의 또 다른 유형입니다.)을 더욱 심화시키는 주역이 되었다는 겁니다.'














이 신형 브랜드는 간혹 평가되는 말대로 남성적이란 말로 단순화하기엔 거리가 멀다하겠습니다. 실상은 그와 반대의 이미지를 가득 담고 있는데 말입니다. 결코, 그 울림을 공간을 포효하는 맹수처럼 채우려 하질 않습니다. 몸집만큼, 우직하며, 몸집만큼 미욱하나, 그러나, 서정적이며, 갸냘픈 모습을 가득 담고 있습니다.


오디오 갤러리에, 분석적인 하이파이 기기의 평가를 입에 맞게, 언어의 '미사학'을 총동원하여 표현한다는 것이 얼마나, 우매한 짓인 줄은 잘 알고 있기에, '해상력, 정위감, 왜곡율, 등등의 음악신호의 분석적,수치적 평가'는 언급할 필요가 없겠지요.





이 경제적인 하이파이 브랜드는 이른바, '경제적 음감의 쾌감'을 극대화 시키는 데 일등 공신입니다. 적어도, 이 인기없는 데논의 브랜드는 제가 추구하는 '소극적이며, 몰개성의 밑바탕에 가미된 무채색의 멜랑코리'를 구현하는데 최고의 도구입니다.





앰프의 소극적이나, 그러나, 저변에서, 무채색의 든든한 캔버스를 구축하는 이 작업에, 색을 뿌려 주는 역활을 하는 시디피역시, 최고의 경제적 쾌감의 도구입니다. 2000ae의 결코, '천재적 기질과 즐겁게 해주는 경쾌함'은 보일 수 없는 이 '심각한' 시디피는 바그너와 말러, 시벨리우스와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적 이미지를 제 색깔대로 표현하는데 모자람이 없습니다. 이들이 이 '천재적이지 못하나, 그러나, 우직한 든든한 기량'을 보여주는 동안, 여기에 뒤에서 또 한명의 믿음직한 맏형으로 가세해 소리를 질러대는 형제가 있으니..., '적어도 천재는 아니나, 피눈물의 노력을 경주한 노력파 모범생의 고도의 훈련된 기량'을 뽐내는 SA1은 이들 2000ae시리즈의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이번주 들여놓은 역시나, 인기없는 DCD-SA1은 '이러하리라..'하는 데논의 음악적 특성을 조금도 실망시키지 않으며 그 연장선의 안개같은 미학을 늘어 놓습니다.)





DCD-SA1 --- 그 단정함과 정숙성,... 표현되지 못할 그 여운의 고품격은 2000AE를 경험해본 사람들에게 여지없이 좋은 향기를 남기는군요...





저같은 우매하고, 자기 고집적이며, 자기중심적인 '이기심의 중심'엔, 늘 이런 고집스런 한 '브랜드'가 있습니다.





신기하지 않습니까?... 세상은 이래서, 온갖 종류의 사람들이 모여사나 봅니다.


모험심은 없으나, 적어도 한가지 브랜드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독특한(?) 취향의 저같은 사람에겐, 참으로 행복하고 다행스런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 시종일관 ---





아마도, 세월이 흘러가도 옆에서 같이 늙어갈 몇 안되는 유형 무형의 것들 가운데엔, 이 데논이 ... 늘 함께 하리라 생각해 봅니다.


(PMA-SA1은 조만간, 그 개량 버전이 나온다는 소식에 잠시 영입을 미루고 있습니다. 아울러, 2000AE 시리즈 역시,... 저와 함께 또하나의 메인으로 계속 저를 감동시키겠죠....^^... 데논이 성심껏 보내준 인정어린 소리에 대한 화답을 하듯 말입니다.)


오디오애호가라면, 적어도 세상의 각양의 다양한 소리에 관심과 호기심을 보여야 할 터인데, 한가지 성향에 집착하려는 이 병적인 습관은 저를 '오디오 애호가'가 절대 되지 못하게 하는 참으로 '고마운' 병이 아닐 수 없습니다.





* P.S... 참으로 어울리지 않는 갤러리 글이네요... ^^ 가을... 참... 멋지게 익어가지 않습니까?


내일은 가을비가 내린다고요.... 이럴때야 말로, 그리그의 곡들이 가장 맛있게 들리지 않을까요?^^ (사진이 참으로 엉망이군요...white balance도 엉망이고... 이럴땐, 똑딱이 탓을 하는게 현명하겠지요?^^ 차마, 엉망인 사진은 그대로 놔둘 수 없어 삭제했습니다.^^)


--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갤러리에 이 글 하나로 한 해를 마감하네요... 한 해를 더 넘긴 내년엔, 또 어떤 글이 갤러리에 올라와 나의 1년을 묻혀낼지 궁금하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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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전의 2007-10-27 19:48:18
답글

이글을 보고 나의 대뇌가 자극 된다....<br />
아~~!<br />
나는 결단코 데논은 직접적으로 들여다 본적은 없다..<br />
어쩌지....<br />
<br />
유헌님..av게시판 글중 가장 격조 있는 글립니다..<br />
제 기분도 흐믓해지네요..<br />
좋은 사진과..좋은글....입니다..<br />

부시원 2007-10-27 21:36:57
답글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 저는 데논취향이 아니더군요.. 2000ae 일주일만에 방출했습니다..

김유헌 2007-10-27 22:34:40
답글

야심한 밤에 부끄러운 글을 슬며시 내릴까하였는데, 몇 분이 답글을 주셨군요...감사합니다. <br />
부시원님.... 다른 취향을 가지고 계시니,저보다는 더 풍요롭고, 고품위스러운 소리를 주위에 채워놓고 계신분일 것이리라 생각합니다.<br />
다만, 아쉬운점은, 데논의 SACDP중 2000ae 이상은 최초 구입시부터 최소 150시간 정도는 참고 재생시간을 경과시켜 주셔야 제대로 된 소리가 나옵니다. 저도 처음 구입시 다소 경질의 금속성

petpal2002@naver.com 2007-10-28 00:37:55
답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갤러리를 보다보면, 음악을 진정하고 사랑하기에, 그 음악적 감성을 만족하게 느끼고자 도구로서의 오디오를 찾아 노력하는 분들도 보이고 반대로, 좋은 오디오의 물리적 청감적 완성도를 쫓아 음악을 도구로 즐기는 분들도 있는데, 진정으로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 같습니다. 고작, 갤러리에 2개밖에 남기시지를 않으셨네요... 좋은 글 자주 남겨주시면, 저같은 사람들은 이런 곳에서 기쁨을 2배,3배 얻습니다.^^

이창훈 2007-10-28 01:36:59
답글

좋은 시디피 쓰시는군요 저도 2000ae 6개월정도 사용중입니다..이쁜 소리는 아니지만 취향이 맞으신다면 <br />
상당히 가격대성능이 좋은 시디피라고 생각합니다..그리고 흐흐 DCD-SA1 흐흐 모양은 비슷한데 이누무가격<br />
차이는 하하 제시디피랑 바꾸심이 ㅋㅋ 부럽습니다. 사용기라도 한번올려주시는것이...

강건모 2007-10-28 10:18:24
답글

스피커는 무엇을 사용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김유헌 2007-10-28 19:29:53
답글

지금 들어왔습니다. 좀전까지 엄청나게 비가 퍼 붓던데,... 정말, 늦가을 추위가 생각나네요...^^ <br />
그새, 보잘것 없는 글에 답글이 달려있네요...<br />
제가 워낙 성격상, 사적인 공간을 여러 사람에게 보이고 하는 것을 꺼려하는 조금은 모난 성격인지라, 지금 글이 무척 후회수럽기도 하네요.. 그렇다고 답글 달린 글을 지우기도 그렇고....<br />
무례인줄 알지만, 성의 없이 질문에 답변드립니다. <br />
<br

부시원 2007-10-29 10:55:02
답글

아 그렇군요..그 때 김유헌님 처럼 조언해주시는 분이 계셨다면...저도 기기를 계속 듣다보면 소리가 바뀐다는 경험을 할 경우가 많습니다.. 다시 데논과 인연이 된다면 다시 들여서 들어보겠습니다..^^<br />
멋진 오디오생활, 음악생활 하시는 것 같아 부럽습니다..^^

김진영 2007-10-30 12:06:17
답글

김유헌님. 메일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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