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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아, 뜨거워져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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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07 00:45: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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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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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아, 뜨거워져라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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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경 [가입일자 : 2005-01-04]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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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비싼 에어컨 바람 맞으며 때 모르는 소릴 해서...
하지만 저는 요즘 아주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바로 직장 숙소에서 벌어지는 진공관앰프와의 연애질 때문입니다.
2년 여 전에 들어본 진공관은 왠지 제겐 어색한 소리여서 '다시는 진공관앰프는 들이지 말아야지' 생각했었는데, 어쩌다가 풍류의 공제에 참여하게 되고부터 진공관과의 사랑(?)에 빠지게 됐습니다.
금방 품안에 안게 되리라던 풍류 수령일이 자꾸 지연되자 애가 타게 됩니다.(제가 성격이 조금 급합니다)
그러던 차에 왕복 3시간 밖에 안걸리는 가까운 거리에 코플랜드402가 팔리지 않고 저를 기다리는 것 같아 얼른 달려갔다 왔습니다.
탄노이 스피커가 같이 따라오더군요.
EL34의 예쁜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냥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적당히 질감있으며 구동력 또한 좋습니다.
코플랜드에 대한 소문은 역시 사실이었습니다.
뜨겁지만 않으면 껴안고 자고 싶은 앰프입니다.
디자인도 예쁘고 편리한 리모컨도 있으니 금상첨화 이지요.
지금은 내보냈지만 후에 그 상위급으로 들여보고 싶은 생각입니다.
이윽고 풍류가 도착했습니다.
외도하고 있는 중이라 미안한 마음으로 코플랜드와 비교 평가에 들어갑니다.
낮이고 밤이고 사정없이 계속 켜둡니다.
첫인상은 별로이던 소리가 조금씩 좋아집니다.
단정해지고 구동력 또한 좋아집니다.
88관, 90관, 34관을 번갈아 바꿔가며 비교합니다.
그러면서 중간중간에 코플랜드와도 비교해봅니다.
정신 없습니다. 더워 죽겠습니다.
그래서 둘 중에 하나를 내보내야겠다 결심합니다.
아무래도 제겐 코플랜드가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지금 보내면 나중에 구하기도 힘들 거 같습니다.
풍류를 내놓습니다. 누가 구다도 안봅니다. 최근에 부쩍 떨어진 중고가의 영향입니다.
그렇다고 이름도 이쁜 '풍류' 새색시를 헐값에 넘기기는 죽어도 싫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코프랜드를 멀리 계신 회원님께 보냅니다. 눈물 젖은 에어캡에 둘둘 말아서...
이젠 풍류와 단 둘이 조촐하게 지낼 수 있게 됐습니다.
이베이에 20만원이 넘는 초단관을 주문합니다.
결혼 기념 반지라는 생각으로...
출력관(kt88, kt90, 6550, el34)을 바꾸면 소리가 달라지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재능있는 녀석입니다.
밤이고 낮이고 계속 켜두니 소리가 더 좋아짐을 느낍니다.
이 녀석 또한 껴안고 자기엔 너무나 뜨거운 여자입니다.
그런데..............
바로 옆동네에 예쁘장한 남자가 나타나서 저에게 꼬리를 칩니다.
저는 호모도 아니고 게이도 아니고 변태도 아닌데, 왠지, 왠지 그 남자에게 끌립니다.
그래도 주먹 불끈 쥐고 참았습니다. 이윽고 다른 분이 예약을 합니다.
휴~~~ 잘 됐다.
허나 다음 날 예약 취소로 다시 등장합니다.
그래.
너는 내 운명이구나.
바로 달려가 데리고 옵니다.
소리가 남성스럽다는 평을 받고 있는 광우 KI-70W 입니다.
제가 직접 본 진공관 앰프 중 최고의 디자인에다가, 들어보고 싶었던 6550관이 끼워져 있습니다.
풍류가 크고 무겁다고 생각했는데 이녀석은 더합니다.
일단 노후된 노브의 교체를 위해 광우본사에 주문합니다.
그리고 관을 다 빼내고 상판 스뎅(^^)의 때를 금속 연마제로 닦아 줍니다.
번쩍번쩍 빛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혹시나 해서 88관을 끼워보니 남성의 기운이 수그러 듭니다.
이녀석에게는 6550이 더 잘 맞는 것 같습니다.
풍류와 비교해서 조금 거칠고 굵고 호방한 스타일 인 듯 합니다.
초단관만 멀라드관으로 교체해 줘보니 조금은 부드러워지고 고음이 쭉쭉 뻗습니다.
바이올린 연주의 아랑훼즈를 들을 때는 닭살 돋아 혼났습니다.
지금은 풍류와 광우를 비교해보고 있습니다.
맘 같아선 출력관도 구관으로 교체해서 좀 더 좋은 소리를 만들며 비교하고 싶지만 한두푼이 아니라 엄두를 못내고 있습니다.
조만간 광우가 나가게 될 것 같습니다.
프리를 하나 예약했는데 풍류가 파워로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승산 요인이 될 것 같습니다.
제 직장은 임실과 순창의 경계에 위치한 산속에 있습니다.
그래서 밤에는 창문만 열면 에어컨이 필요 없을 정도로 시원합니다.
물론 새벽엔 춥지요.
이런 환경이 있으니 이 더운 여름에 밤새도록 진공관과 사랑에 빠지게 될 수 있었습니다.
역시 진공관은 여름에 제 맛을 느끼수 있는 것 같습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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