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정말 남부럽지않게 가까이하면서 살아왔었나봐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본격적인 오디오에 빠질 기회는 쉽지않았습니다.
하지만 석달전즈음 자그마한 오피스텔에 공간을 마련하다보니 확실히 오디오입문의 기회가 찾아오더군요. 워낙 작고 디자이너블한 것들에 관심이 크다보니 처음엔 무조건 '이쁜것'에 관심이 가더군요. 그래서 민트컬러의 신세시스 니미스와 우유빛의 마이크로포드, 그리고 독특한 느낌의 마이크로메가cdp로 조촐하게 시작했더랬죠...
radiohead나 the verve를 대표로하는 브릿쪽에 집중되어있던 최근 몇 년간의 음악취향도 자연스레 오디오지향적으로 바뀌면서 stan getz와 casals가 갑작스레 친근해지더군요.
그 짧은 시간동안에 적지않은 시행착오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만, 결국 제가 즐기고 싶었던건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에 제 취향대로 적절히 구성이된 듯 하네요.
음악적인 nait2, 괜스레 명문가의 흥망성쇄를 고스란히 품고있는 듯한 기품의 quad를 번갈아 듣고있답니다. 스피커를 두 조 운영하는게 더 즐거울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이런식이네요. 중간에 복각1s를 거쳐 현재는 '좋은시절'의 브리티쉬사운드로 기억되는 rogers studio 1a를 듣고있습니다. 정겹고 살가운 소리가 이런저런 음악을 두루두루 잘 울려주는 듯 합니다. 완고한듯 정겨운 모양새도 제 맘에 들구요.
이런저런 오디오게시판의 글과 사진들을 살펴보다보면 집중하고 몰입하시는 여러분들의 정성과 끈기가 참 아름답더군요. 몇분 안되시지만 오디오하시는 분들과 통화하거나 짧은 시간이지만 만나뵈면 섬세하고 차분하고 배려심이 가득한 전형적인 A형같은 타입들이 많으셔서 확실한 동류의식도 느껴지더군요.
아무튼 지금 제 기기들이 들려주는 desfinado는 그다지 여유롭게 살아가지 못하는 제 현실에서 따듯한 친구가 되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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