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페이지로 시작페이지로
즐겨찾기추가 즐겨찾기추가
로그인 회원가입 | 아이디찾기 | 비밀번호찾기 | 장바구니 모바일모드
홈으로 와싸다닷컴 AV갤러리 상세보기

트위터로 보내기 미투데이로 보내기 요즘으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음악을 들을 때 비로소 오디오는 가전기기 이상의 그 무엇이 된다
AV갤러리 > 상세보기 | 2006-10-17 04:39:35
추천수 10
조회수   6,067

제목

음악을 들을 때 비로소 오디오는 가전기기 이상의 그 무엇이 된다

글쓴이

최윤구 [가입일자 : 2001-08-28]
내용
모든 것은 한 통의 전화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취미가 아닌 '일'로 음악을 듣다보니 점점 더 계측기화되어가는 시스템을 갈아엎는 가운데 파워 앰프를 사겠다는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전화를 건 사내의 목소리에는 힘이라곤 하나도 없었는데 ‘저 파워 앰프를 내놓으신걸 보고 전화 드립니다’ 보다는 ‘이 불쌍한 소년’쪽이 훨씬 어울릴 대사일 것 같은, 그런 목소리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즉시 그의 정체를 알아보고 이렇게 물어봤습니다.


“당신 고수지?”


그렇습니다. 나름대로 강호물을 먹어 본 저는 전음(傳音)을 통해서까지 느껴지는 어마어마한 공력을 알아챘던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알게 된 최성근이라는 고수와 함께 한 달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구축한 것이 이제부터 소개할 시스템입니다. 시스템 소개에 앞서 이 시스템의 설계자인 최성근씨에 대해서 소개하자면, 한마디로 고수는 고수인데 정파도 사파도 아닌 독야행(獨夜行) 근성의 인물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가 시전하는 무공은 독고구검이나 규화보전 같은 폼나는 것이 전혀 아니었습니다. 추석 특선 영화로 ‘쿵후허슬’을 보신 분이라면 가장 눈에 띄는 무술이 하나 있으셨을 겁니다. 예, 그렇습니다. 함마신공 -_- 최성근씨가 구사하는 무공은 위력은 무시무시하되 비주얼적으로는 영 보기에 착잡한 그런 성격의 것들입니다.


허나 뚝배기 보다 장맛이라고 효과는 확실한데, 그가 시전하는 무공의 가장 큰 특징은 흡혈귀 뺨치는 수준의 달콤한 유혹입니다. 최성근씨는 시스템의 소유자보다 그 시스템의 장점과 단점을 꿰고 있다가 자신이 뽐뿌하기로 점찍은 장소로 유인한 다음 상대방의 오디오에 대한 욕정에 불을 당깁니다. 만일 그가 음악이 아닌 오디오에 더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안 넘어갈 도리가 없게끔.


그래도 언제나 오디오를 음악을 듣기 위한 기계로 생각해 온 저는 지금도 자신이 설계해준 시스템을 이쯤 해서 갈아 엎으라는 최성근씨의 전음에 이렇게 대응합니다.


“아니, 스승님. 왜 아직도 바닥을 기어 다니세요? 기혈이 뒤틀리기라도 하셨나요?”


자, 시스템의 구축자이자 파괴자를 자처하는 기연(奇緣)의 소개는 이쯤으로 하고 본격적으로 시스템 소개를 하겠습니다.








시스템 전경입니다

















일본인들이 왜들 그렇게 좋아하는지를 구입한 이래 오늘까지 고개를 주억거리며 알아가고 느끼고 있는 스피커, 소너스 파베르의 크레모나입니다

















대개 스피커 그릴은 더스트 커버라는 기능 외에는 음질적으로 오히려 해가 되는 데 비해 그점까지 감안해 튜닝의 일부로 기획된 크레모나의 그릴은 디자인적으로도 화룡점정의 역할을 합니다.














크레모나의 스피커 단자부입니다. 소너스 파베르의 스피커들이 통울림을 사용한 '악기' 개념의 스피커라는 속설이 지금도 널리 퍼져 있습니다만, 크레모나에 한정시켜 말씀 드리자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인클로저도 그렇고 보시고 있는 스피커 터미널 부위조차도 흔들림이 없습니다. 이것이 이 스피커가 들려주는 잡티 하나 없는, 오로지 음악만이 들리는 소리의 원동력입니다.

















단순히 크레모나를 울리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시스템의 중추인 오퍼스 파워입니다.

















이 파워의 가장 큰 미덕은 중립성입니다. 그러나 그 중립은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같은 무책임한, 기계적인 중립이 아닌 다른 컴포넌트들이 제 색깔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순백의 무대를 만들어 주는 적극적인 중립입니다.


이 돈으로 살 수 있는 이만한 성능의 파워가 언뜻이 아니라 아예 떠오르지 않는 탁월한 가격대 성능비를 자랑하지만 그것만으로 이 파워앰프의 진가를 논하는 것은 무례한 일이까지 할 것입니다.


오퍼스 보다 훨씬 고가의 외국 하이엔드 업체의 파워가 몇 종인가 리스닝 룸을 들락거리는 와중에도 여전히 오퍼스가 버티고 있는 이유는 가격대 성능비 때문이 아닙니다. 오퍼스는 가격대 성능비로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제가 좋아하는 소리를 이 파워를 통해서만 들을 수 있었기에 '선택된' 것입니다.


지금껏 써 본 '국산' 오디오가 아닌 '오디오 제품' 전체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가장 마음에 드는(물론 이쯤에서 성능에 비해 가격이 헐하다는 사실이 아주아주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부정하진 않겠습니다) 제품의 하나입니다.








오퍼스가 제공하는 순백의 무대에 색을 입히는 존재, 첼로의 1메가 옴 프리 앰프 입니다.

















즐겨 듣는 피아노 음악의 재생이 오디오 단품 구입과 시스템 구축에서 언제나 최우선의 과제인 제게 1메가 옴은 필연적인 선택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금고 손잡이 같은 볼륨의 감촉은 사용자로 하여금 음악의 문을 여는 듯한 느낌을 불러 일으키는데, 실지로 명기의 반열에 올라 있는 이 프리 앰프가 하는 역할이 바로 그것입니다! 음 하나하나에 서려 있는 영롱한 광채는 성인의 후광처럼 우리의 눈을 흐리게 하기는 커녕 되려 풍경을 좀 더 또렷하게, 좀 더 따뜻하게 만들어 줍니다.








소스부는 마크 37L과 360SL, 37L에는 심포지움의 롤러 블록을 붙였습니다. 음이 한층 더 첨예해지면서 더 부드러워진다고 하면 말 그대로 모순 아니냐고 하시겠지만, 바로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취미의 세계에서 반드시 벌어져야만 하는 일일 것입니다.
































SACD를 듣기 위해서 들인(서브 CDP가 아닙니다) 세계 최초의 SACDP, 소니의 SCD-1 입니다.




















SACD라는 포맷 자체가 멀티채널을 염두에 두지 않고 설계된 데다, 듀얼 픽업 시스템을 채택하는 바람에 최초의 SACDP인 SCD-1은 멀티 채널 신호가 들어간 SACD를 읽지 못하고 소스를 읽어들이는 데 어마어마한 시간이 걸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만, 어렵사리 구한 최신 버전의 롬이 박힌 칩으로 무장한 제 SCD-1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


멀티 채널을 지원하는 최신 하이브리드 SACD들을 아무 문제 없이 읽어 들이고, 로딩 속도도 제가 지금껏 봐온 어떤 SCD-1 보다도 빠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기념비적인 SACDP는 SACD 소스에 관한한 아직까지 레퍼런스급의 소리를 들려줍니다.




















그리고......

















음반입니다.











제목에도 썼다시피 오디오는 바로 이 음반들을 들을 때에 비로소 가전기기 이상의 물건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오디오 평론계의 천황이라고까지 불리우는 스가노가 실연과 재생음악을 각각 별개의 세계로 파악하고, 오디오 파일이 아닌 오디오 연주가 탐방을 기획하는 것을 보면서 느낀 바가 많았습니다.


궁극적으로 저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오디오는 음악을 즐기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점점 더 금전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오디오에 얽매여 가는 제 자신에 대해서 이래도 되는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되는 순간이 다가오더군요.


그 때 스가노의 오디오 연주가론이 제게는 어떤 돌파구가 되어 주었습니다. 하기야 취미의 세계에서 '합리성'을 운위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질 않겠지요. 취미란 언제나 불합리의 비옥한 토양에서만 살 수 있으니 말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스크랩소스보기 목록
박정현 2006-10-17 06:26:22
답글

좋은 글과 사진 잘 봤습니다. 첫번째 사진에서 벗겨놓은 그릴이 마치 여자 머리카락 같군요. <br />
제목으로 쓰신 "음악을 들을 때 비로소 오디오는 가전기기 이상의 그 무엇이 된다"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

박형기 2006-10-17 07:58:28
답글

글솜씨가 오디오경력만큼이나 훌륭하시네요. 글쓰는것이 직업이 아니신지요. ^^ 좋은 글과 사진 잘 보고 갑니다.

김기옥 2006-10-17 08:35:49
답글

미칠듯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br />
<br />
저 기기 중 하나만이라도 만져봤음 하는 소망이 있네요.

김민근 2006-10-17 08:41:44
답글

엄청난 소스의 압박! 나중에 여유와 기회가 된다면 꼭 만들어 보고 싶은 시스템이로군요. 좋은 사진<br />
잘 보고 갑니다~ ^^

홍상현 2006-10-17 08:43:44
답글

좋은기기, 좋은공간, 무엇보다 좋은음반....<br />
저도 윤구님과 같은 길을 가고 싶네요...

김동교 2006-10-17 09:23:42
답글

글 한줄한줄에 고수의 내공이 물씬물씬 풍겨 옵니다.<br />
글에 쓰신 스승님보다 더한 뽐뿌를 기에 실어 보내 시는군요.

정종율 2006-10-17 09:29:08
답글

좋은 글과 사진 감사합니다.<br />
음악과 오디오에 애정이 듬뿍 담겨있네요.<br />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봤습니다.<br />
행복한 음악생활 되시길 바랍니다.<br />

toy@dohwa.co.kr 2006-10-17 09:46:07
답글

내공이 대단하십니다.<br />
초절정고수를 키워낸 최사부님은 얼마나 고수일까 상상이 안갑니다.^^

zizard@ipop.co.kr 2006-10-17 10:01:59
답글

첼로프리.... 너무 부럽습니다.

양우창 2006-10-17 10:05:38
답글

느므느므 부러운 시스템입니다. 최사부인 최성근님은 바로 이곳에서 씹히시기도 하는분입니다. 사진자료실에 리플하나 다셨다가 고생하고계십니다.

하승범 2006-10-17 10:35:25
답글

바로 그 최윤구님 맞으시죠? 그 책도 잘봤습니다.~ 그 음반들에 대한 강력 뽐뿌 때문에 돈 많이 썼습니다.<br />
^^ 알파, 에소테릭 다 처분하신건가요? 그 책에 있던 시스템과 다르네요~

전성우 2006-10-17 11:02:10
답글

학창시절에 보았던 무협지의 주인공 같으십니다.

김선관 2006-10-17 11:16:21
답글

오디오와 음악에 투자한 관심과 사랑이 대단하십니다..

송진우 2006-10-17 11:26:57
답글

숨어있는 고수이십니다..^^^^<br />

양기영 2006-10-17 11:28:44
답글

흐~~음~~ 엄청난 내공의 힘으로 보는 사람을 주눅들게 만드시는군요. 특히 소프트 신공의 위력에 몸이 휘청입니다. 하지만 지름 반사신공으로 버텨봅니다. 아싸~~반사.^^

김용석 2006-10-17 11:51:49
답글

소스구입비용이 오디오구입비용을 초과할 듯 합니다...@.@ 올드보이처럼 저 방에 밥만 제 때 넣어준다면 한 5년은 거뜬히 버틸것 같습니당~~ ^^;

조영우 2006-10-17 11:55:25
답글

흠... 이건 정말 부럽군요. 심난합니다. ^^*

김영대 2006-10-17 12:19:26
답글

얼래? 저 소니 SCD-1은 혹시 제 손을 거쳐간 것이 아닐까 싶네요. 제가 저것을 보유하고 있을때 탈이 나서 안의 보드 자체를 새것으로 갈은 적이 있거든요. 두 달이란 시간과 거금을 들여서. 흑흑.<br />
고치고 나니 멀티채널 sacd도 신나게 읽히더라는 그래서 너무 기뻤다는...<br />
제 거였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SCD-1을 보니 반갑네요.

황두환 2006-10-17 12:48:39
답글

음반을 정말 많이 보유하고 계시네요. 멋지십니다.

notaflower@naver.com 2006-10-17 12:55:13
답글

멋지십니다...캡틴하록은 세일할 때 사셨는지 ^^

최윤구 2006-10-17 12:57:45
답글

회원 여러분들의 관심에 감사 드립니다. 너무 많은 리플이 달려서 일일이 인사 드리지 못함을 용서해 주십시오.<br />
해명(?)이라고 부를 법한 게 필요한 회원 두 분에게 아는 척을 해보렵니다.<br />
<br />
하승범님/예, 맞습니다. 문자 그대로의 졸저, 그나마 공저를 기억해 주시는 분이 계시는군요. 제 글이야 보잘 것이 없더라도 추천해 드렸던 음반들은 평생을 같이 해도 부족함이 없는 명반들이니 들인 비용이 아깝지는 않으시리라

최윤구 2006-10-17 13:00:48
답글

덧글을 달고 나니 김대윤님이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질문을 해주시는군요 ^^<br />
예, yes24 세일할 때 구입했지요. 린타로 버전이 아니라 <내 청춘의 아르카디아>였다면 정말 좋았겠지만, 지금은 찾기 힘든 꼴통 마초 캐릭터 하록의 근영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있습니다.

권영태 2006-10-17 13:06:54
답글

멋진 글과 멋진 시스템, 그리고, 좋은 소스까지 . 많이 배우고 갑니다.

장순영 2006-10-17 14:53:59
답글

어머나! 쏘스가...쏘스가....@.@

deefblue@rinnai.co.kr 2006-10-17 15:06:37
답글

저도 좋은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

이승규 2006-10-17 16:46:57
답글

대단한 취미생활에 엄청난 내공이네요.. ^^

ac3@netian.com 2006-10-17 18:17:18
답글

좋은 시스템과 좋은 글 잘 읽고 감사의 맘 전해봅니다.<br />
크레모나 가 너무 멋져 보이는 초 저녁을 맞아... 즐거운 저녁이 될듯합니다.

artist@leebus.com 2006-10-17 19:47:07
답글

소너스 크레모나, 첼로프리, 소니CDP 하나같이 전부 멋집니다. 그중에서 오퍼스파워는 감동 그 자체입니다. <br />
정숙한 배경속에 펼쳐지는 오퍼스 파워의 소리는 너무 놀라웠습니다.

artist@leebus.com 2006-10-17 19:53:16
답글

소스가 동네 CD샵보다 많네요^^

orion@cricmail.net 2006-10-17 20:36:44
답글

집에있는 모든 덩어리들이 미워지는군요..흑..

micronix@nate.com 2006-10-17 21:02:43
답글

함마신공이 제 필살기는 아니고... <br />
<br />
기절했을때 남의 내공을 빨아들이는... <br />
<br />
흠냐, 정파와 사파도 아니라면 신지에 있겠군요. 헐~~~<br />
<br />
근데 한달 조금 넘는게 아니라 3개월정도 걸린듯 합니다.

유인균 2006-10-17 21:36:35
답글

음반 장난없이 많네요.<br />
저공간에 미니콤포가 있다해도 행복할 듯.

김동규 2006-10-17 22:26:46
답글

오디오 무협지를 쓰셔도 될 듯...^^;

김민성 2006-10-18 10:38:35
답글

흡성대법!!!!....... 헙!!

micronix@nate.com 2006-10-18 11:01:40
답글

^^;;;;;

최강석 2006-10-18 15:28:01
답글

음.... 말이 필요없는 ... 부럽습니다....

이일환 2006-10-18 17:10:19
답글

안듣는 음반 저 좀 주세요. ㅋㅋㅋ

이경우 2006-10-18 17:51:23
답글

말 그대로 "나만의 천국" 이군요. <br />
부럽습니다.

오지나 2006-10-19 00:58:13
답글

스피커가 너무 예뻐요.

  • 광고문의 결제관련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