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남은 모든것이 정리 되었습니다.
신품으로 지른 고가의 기기들 하긴 다른 회원님들에게는
고가가 아닐지 모르나...
암튼 업그레이드 한답시고 한달동안 투자한것에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 오는데에는 이미 300~400정도의 손해가 있었습니다.
다운그레이드...
정말 힘듭니다.
업그레이드야 돈있으면 물건 지르긴 쉽지요.
다운그레이드요?
그넘의 본전생각에 머리 터집니다.
절대 본전이 될리 없는 일인데 너무 아쉬워서 기기를 내쳐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루에도 12번은 생각이 바뀌더군요.
어느날인가 돈들여 신품 몇가지 들여 놓고는 이게 도대체
내 경제력에 맞는 음악생활 인가를 생각하게 되었는데
결론은 '미친짓이다.'였습니다.
그래서 손해보고라도 남 좋은일 시키더라도 팔자.
팔아서 저금하자.
그래서 다운그레이드를 강행했죠.
문제는 고가로 올라갈수록 거래하기가 힘들다는거.
좀더 저가의 물건을 사용하던때가 저같이 기기를 많이 바꾸는 사람에게는
얼마나 행복한 시절이었는지를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한달정도 걸린거 같네요.
그 고생스럽던 여름날을 생각하니 시원섭섭합니다.
그래도 멋진 가을을 정리된 마음으로 맞을 수 있다니 행복합니다.
지금은 다 정리되고
20만원짜리 cdp와
5만원짜리 튜너와
20만원짜리 턴테이블
또 20만원짜리 스피커
그리고 사진속의 빈티지 아큐페이즈...가 남았네요.
근데 이넘이 젤 다운그레이드가 맞나 싶은 능력을 보여줍니다.
빈티지는 역시 사랑해주는 만큼 보답을 합니다.
그래서 정이 더가고 매력이 넘칩니다.
전에 쓰던 AR들도 애정 많이 들였었는데...
아큐 E-303도 집으로 왔을때는 역시 나이를 속이지 못하더군요.
그래서 목욕 좀 시켜줬죠.
전면의 수많은 버튼들이 들어가면 몇번 눌러줘야 빠지고
뚜껑 따보니 내부에 먼지들도 많고...그래도 희망적이었던건
부품들 자체의 컨디션은 좋아보여서 가능성은 당연히 큰 기기인걸 알았죠.
여기저기 접점 부활제 뿌려주고 버튼 여러번 만져주고 했더니
이젠 바로바로 작동하네요.
내부도 마찬가지 점접부활제 뿌려주고 노브들 이리저리 돌렸다가
주유소 가면 바람 강하게 나오는 총(?)있죠?
그넘으로다가 쏴~~~~ 먼지들 깔끔하게 사라지네요.
오래된 세월의 때야 반짝반짝 손댈수가 없지만 이정도만 해도 만족스럽습니다.
제 능력밖의 일이 벌어질때까지는 병원갈일도 없죠.
소리 나오는 상태로 봐서는 아직 건강합니다.
좌우 밸런스도 정확하고 험노이즈 따위도 없고,볼륨도 잡음 없고...
암튼 아프면 좋은 병원 데려가면 되니까 그때까지 힘껏힘껏 놀아다오.
소리는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디자인과 감성적인 측면에서는 전에 쓰던 E-202가
개인적으론 맘에 들지만 객관적인 소리는 E-303이 호소력이 더 있습니다.
리모콘 지원되지 않는것도 맘에 들고...전 리모콘 없어도 불편함 모르겠데요.ㅋ
이래저래 요즘기기에서 주지 못하는 행복을 주는 기기입니다.
거기에 예쁘게 나무옷도 입고 있고...
나무옷이 있냐 없냐의 가치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소리에 영향이 있는것은 아니지만...
빈티지란 더더욱 시각적인것이 중요시 되는 물건들이니까요.
전의 투자한것의 딱 1/10정도 가격이 되는것 같네요.
근데 왜 만족감은 지금이 딱 10배정도 더 커진거 같죠?
소리의 질도 그다지 차이 나도 않습니다.
음악듣기가 한결 가볍고,한결 편하고,
일단은 고가기기를 사면 '들인돈이 얼만데 더 들어야지.'하는
이런 멍청한 의무감에서 해방되니 좋습니다.
다시 적당히 두둑해진 통장을 보고있자니 저절로 등따시고 배부릅니다.^^
이젠 습관을 고쳐야 겠습니다.
분석적으로 음악 듣는 멍청한 버릇...이젠 버리려구요.
하루아침에 되진 않겠지만 노력하려구요.
오디오란 취미에 있어서만은 '적당주의'를 적용하려 합니다.
다신 뽐뿌 따위에 농락(?)당하지 않습니다.
이번기회에 오디오생활에 있어서 주제파악!!! 제대로 한거죠.
이상 허접한 다운그레이드 해놓고 만족해하는
어느 멍청한 소시민의 이야기였습니다.
P.S 아~ 근데 E-303 너 참 이쁘다.
그래도 E-202보단 덜 이뻐...202야 다시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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